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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사람 향기 나는 코리아 둘레길 '목포-유달산둘레길'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등 약 4500km의 한반도 둘레를 하나로 잇는 걷기 여행길인 ‘코리아 둘레길’이 만들어졌습니다. 그중 전남 목포의 유달산둘레길에 대해 소개합니다.


목포의 영혼이 깃든 유달산은 산에 안겨 끈질기게 견뎌온 사람들의 삶의 근기로 빛납니다. 유달산 둘레를 따라 한 바퀴 도는 유달산둘레길은 예부터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난 길을 정비한 것입니다. 유달산의 품을 넉넉하게 돌아보는 유달산둘레길에는 오늘도 사람이 있습니다.


코리아 둘레길-전남 목포 유달산둘레길


▒ 유달산둘레길에 남아 있는 삶의 흔적


유달산둘레길은 유달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길이기 때문에 들고 나는 곳이 많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들머리는 유달산공영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서 도로로 올라가면 산 쪽에 작은 이정표가 보입니다. 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유달산둘레길 안내판이 보입니다. 안내판을 보고 오른쪽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그 길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이 목포시사입니다. 이곳은 1890년 여규향, 허석제, 박만취 등이 유산정이라는 건물을 짓고 시문을 가르치던 곳입니다. 요즘도 이곳에서 한시 백일장을 열고 있습니다. 길은 달성사로 이어집니다. 달성사 마당에 서면 목포 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달성사를 나와 유달산 철거민탑을 본 뒤 자생식물원에 도착합니다. 자생식물원 유리온실 전시실과 야외전시장에 4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 세운 정자에 올라서면 목포 시내와 양을산, 입암산, 삼학도 등의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자생식물원에서 이어지는 조각공원에서 다양한 조각들을 구경하고 숲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코리아 둘레길-전남 목포 유달산둘레길


▒ 바다가 보이는 길


북항 방향의 바다가 보입니다. 지금의 북항 일대를 뒷개라고 했습니다. 뒷개는 뒤에 있는 포구라는 뜻입니다. 넓은 갯벌로 유명해서 ‘뻘바탕’이라고도 부릅니다. 뒷개 부근의 바다를 바라보면서 걷다가 샘터를 만납니다. 봉후샘터는 20~30년 전까지 사람들이 빨래를 하고 물을 길어가기도 했던 곳입니다. 유달산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의 생명수였던 것입니다.


추억을 남기고 걷는 길 앞에 낙조대 정자가 있어 잠시 쉬며 육지와 고하도를 잇는 목포대교가 바다에 떠 있는 풍경을 바라봅니다. 낙조대라는 이름답게 해가 질 때 제대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길어진 그림자를 끌고 걸으면 유달산둘레길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인 아리랑고개를 넘습니다. 고개를 넘으면 길은 출발했던 곳으로 이어집니다.


코리아 둘레길-전남 목포 유달산둘레길


▒ 유달산에 오르다


유달산둘레길을 온전하게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유달산휴게소에서 길을 틀어 유달산으로 올라가면 달선각에 이릅니다. 달선각 위에는 천자총통 발포 체험장이 있고 거기서 더 올라가면 유선각이 나옵니다. 그 위에 마당바위가 있고 마당바위에서 유달산 정상인 일등바위가 보입니다.


유달산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정자와 마당바위, 일등바위 등에서 보는 풍경은 말할 것도 없고 전망 포인트를 연결하는 길목에서도 전망이 시원하게 뚫립니다. 마당바위까지 올라 목포대교와 고하도를 한눈에 넣고 전망을 즐기는 사이 해가 집니다. 어두워지는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달선각과 대학루 사이 어디쯤에서 발길을 멈춥니다.


대도시의 휘황한 야경과는 다른 분위기의 야경이 눈에 밟힙니다. 유달산 기슭에 있는 마을, 죽교동입니다. 어둠이 짙어지면 불빛은 더 밝아지는데 죽교동 불빛은 어둠을 몰아내지 않고 어둠과 함께 빛납니다. 불빛이 또렷하게 반짝이지도 않고 더 멀리 퍼지지도 않으며 마을 언저리에서 번집니다.


코리아 둘레길-전남 목포 유달산둘레길


▒ 불빛과 밤바다 환상 풍경에 잠 못드는 밤


목포의 야경은 네 가지 빛깔입니다. 첫 번째는 유달산에서 바라보는 산비탈 마을 죽교동의 은근한 불빛입니다. 두 번째는 천자총통 발포 체험장에서 바라보는 유선각의 모습입니다. 세 번째는 평화광장 앞 바다에서 펼쳐지는 바다분수쇼 야경입니다. 네 번째는 고하도와 목포대교가 만들어내는 밤바다 풍경입니다.


‘유선각’은 신선들이 노니는 정자라는 뜻으로 풀어쓸 수 있는데 불빛으로 빛나는 유선각 모습이 신선들이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노니는 것 같습니다. 달선각에서 대학루로 내려가는 계단길 중간에 죽교동 야경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곳에 서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은근한 불빛의 야경을 볼 수 있습니다.


평화광장 앞 바다에 설치된 분수는 조명이 음악과 함께 춤을 춥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목포의 밤바다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습니다. 신안비치호텔 앞에서 고하도와 목포대교가 만들어내는 야경을 즐깁니다. 섬과 다리에서 빛나는 불빛이 바다에 반영되는 세세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다에 비친 불빛 위에 작은 배라도 한 척 떠 있으면 운치가 더해집니다.


코리아 둘레길-전남 목포 유달산둘레길


▒ 목포를 목포답게 하는 음식


목포의 여름 음식은 민어가 책임집니다. 민어는 탕으로도 먹고 회로도 먹는데 회로 먹어야 제 맛입니다. 게살비빔밥은 꽃게의 살만 빼서 양념을 가미하여 게살의 향기가 살아 있으면서 고소합니다. 준치회덮밥은 준치와 갖은 채소를 넣고 새콤매콤한 양념을 넣고 버무려 밥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평범한 식사 한 끼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목포역 옆 해장국 골목에서 보통의 뼈해장국과 다른 맑고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국물을 맛보세요.


코리아 둘레길-전남 목포 유달산둘레길


목포 유달산은 지난 세월 동안 사람들을 품어왔고, 그 사람들에 의해 유달산은 더 깊어집니다. 녹음이 짙은 여름이 가기 전에 사람 향기 나는 유달산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