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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한국전쟁 정전 60년, 참전국 대사에게 듣는다

6월25일, 오늘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입니다. KTV에서는 <정전 60주년, 참전국 대사에게 듣는다>란 제목으로 연속 인터뷰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6월 21일 첫 방영된 프랑스편에서는 프랑스 대사관의 제롬 파스키에 대사와 에릭 주앙 대령이 정전 이후 60년 동안 이뤄진 한국의 발전상과 양국 간 우호관계에 대해 의견을 밝혔는데요.

한국전쟁



프랑스는 1950년 11월 유엔군의 일원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크고 작은 전투에서 활약했으며, 사망 269명, 부상 1,008명 등 우리나라를 위해 고귀한 희생을 치렀습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는 1988년 한국에 근무한 적이 있어서 20년 동안 변화한 한국의 눈부신 발전에 놀라움이 컸다고 합니다



 대사님께서는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근무하시게 됐습니다.


지난 12월 한국에 부임하면서 2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한국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고, 전국을 여행하며 가는 곳마다 항상 따뜻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20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 있더군요. 하지만 예전의 한국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고, 여전히 저를 반겨주어 매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양국의 관계 증진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



 프랑스에 6·25전쟁 참전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3,500명의 프랑스 군인들이 머나먼 미지의 나라였던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이는 한국 국민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우정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프랑스의 한국전 참전용사 대표단이 방한했을 때, 심지어 전쟁을 겪어본 적 없는 젊은이들을 포함해 한국인들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


한국과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참전했을 때 그들 대부분은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쟁 중에 그들 곁에서 스러져간 전우들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 한국이 이렇게 발전했다는 사실에 참전용사들은 감격과 함께 흥미를 동시에 느낍니다. (에릭 주앙 대령)


한국전쟁 인터뷰



 그러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냉랭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프랑스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프랑스는 한반도의 변화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몇 주 전에 있었던 북한의 호전적·공격적인 언행은 상당히 우려할 만한 것이었으며, 이에 대한 프랑스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항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해왔으며,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표명해왔습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


휴전 상황이 60년이나 지속되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 한국 군대가 오랜 기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힘써왔다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중요한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대부분 자유주의 국가의 18세, 20세, 23세의 젊은이들이 당시 보편적인 가치로 여겼던 자유와 정의, 평등을 수호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나라에 와서 참전했습니다. 이는 한국을 위한 희생과 세계 젊은이들의 용기 있는 헌신에 대한 기억으로서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가 이루어진 후에라도 보존되어야 할 기억입니다. (에릭 주앙 대령)



 현재 양국은 어떤 면에 가장 중점을 두고 협력하고 있습니까.


지난 20년 동안 양국 관계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 했습니다. 제가 여기 처음 왔던 1990년대만 해도 한국에 체류하는 프랑스인은 400~500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2천~3천명 정도로 늘었습니다. 양국의 미래 협력 관계에서는 특히 대학 차원의 협력과 학생 교류가 무척 중요하며, 양국의 관계 증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젊은이들 간의 교류 증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6개월이나 1년 이상 다른 나라에 체류한 기억은 평생 동안, 사회 활동을 하는 내내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



 한류 열풍으로 양국 문화 교류에 변화가 생겼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프랑스의 많은 젊은이가 한국에 매료되고 있습니다. K팝이나 ‘강남스타일’이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한국 영화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문화 부문뿐만 아닙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제 누구나 삼성이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



 한국은 ‘문화융성’을 새 과제로 두고 있습니다. 그 모범 선례로 프랑스가 꼽히는데요.


우리는 문화 부문에 대단히 관심이 많습니다. 서로 교류하면서도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문화란 ‘박물관을 관람하는 사람들’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프랑스에서는 매년 초여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음악을 하기 위해 거리로 나오고, 음악 안에서 소통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사람들 사이에 진정한 사회적 유대를 만들어줍니다. 저는 우리가 갖고 있는 이 흥미로운 경험을 토대로 한국이 영감을 얻어서 무엇인가 시도할 계획이 있다면 기꺼이 함께 논의할 의향이 있습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



제롬 파스키에 대사 에릭 주앙 대령


 ‘문화융성’을 위해 양국이 더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양국은 문화 부문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많은 선교사들이 19세기 초 한국에 처음 왔고, 1886년 외교관계가 수립됐습니다. 이를 기념해 우리는 수교 130주년인 2016년을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했고 프랑스에서는 ‘한국 문화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가, 한국에서는 ‘프랑스 문화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제롬 파스키에 대사)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에게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이방인인 우리 모두는 60년 전 한국이 어느 정도로 파괴됐고 비참한 상황이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이후 한국은 놀랍게 성장했습니다. 민주적 절차와 개인의 자유를 지키면서 이렇게 빨리 발전하고 번영을 이루고 교육 수준을 높인 민족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다른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도 짊어지겠지만, 저는 한국의 역동성과 에너지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고 믿습니다. 여러분 앞에 여전히 빛나는 미래가 예고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양국 관계의 증진과 더욱 활발한 교류를 기대하고, 양국민의 이익을 위해 함께할 수 있다면 더없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Gamsahamnida)  (제롬 파스키에 대사)


인터뷰의 전체 내용은 아래 동영상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


실버라이트를 설치 합니다.



지난 5월30일 경기도 수원에서는 1974년 건립 후 노후화 된 프랑스 참전기념비를 재건립하여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참전용사들은 몰라보게 번영한 한국의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감격을 느꼈다고 합니다. 한국은 이렇게 한국의 자유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세계의 젊은 용사들 덕분에 번영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발전된 위상으로 세계에서 자유를 수호하는 더 큰 역할을 맡아가는 것이 우리 땅에서 산화해 간 젊은 군인들의 희생정신을  더욱 빛내게 하는 일일 것 같습니다. 


프랑스 참전용사


사진자료 : 보훈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