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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어서와 DMZ 마을, ‘대성동 자유의 마을’은 처음이지?

남한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내에 있는 마을을 아시나요? 그곳은 바로 내비게이션에는 나오지 않지만, 행정구역상으로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있는 ‘대성동 자유의 마을’입니다. 분단의 상징일 수도 있으나 평화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김동구(49) 이장과 마을 주민들을 만나 그곳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성동마을


위클리 공감 홈페이지에서 기사 원문 자세히 보기


‘대성동 자유의 마을’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에 남북이 각각 한 곳씩 민간 거주 마을을 두기로 합의하면서 8월 3일 북한 ‘기정동 평화의 마을’과 함께 생겼습니다.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기껏해야 800m 정도입니다.


대성동마을

(사진=위 : 마을 기록관에 전시된 ‘대성동 자유의 마을’ 지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남북 민간 거주 마을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아래 :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평화의 마을. 남과 북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겨우 800m밖에 되지 않는다.│ⓒ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유엔군사령부 관할… 군복무·세금은 면제


대성동 자유의 마을, 일명 자유의 마을은 특이하게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규제를 받지만 유엔사령부의 통제 아래 있습니다. 판문점과 다르게 일반인 관광은 불가능하며 주민들의 출입까지 통제되는 곳입니다.


외부인은 마을 주민의 초대로 사전에 신청한 사람만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그것도 정해진 시간만 출입할 수 있으며, 출입 시 JSA 민정중대의 경호를 받아야 합니다. 마을 주민들도 출입 시 사전에 통보해야 하며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는 통행이 금지됩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전 씨와 같이 휴전 당시 이곳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거나 그 직계가족입니다. 자유의 마을은 지난해 기준, 49세대 193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교통수단은 버스와 자가용입니다.


대성동마을

(사진=대성동 자유의 마을에 유일하게 다니는 대중교통인 ‘따복버스’. 자유의 마을과 문산을 오가며 새벽 6시를 첫차로 하루 4회 운행된다.│ⓒ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통제가 있어 불편한 만큼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 중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면제받고 있습니다. 병역 면제에 악용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시집온 며느리는 주민이 될 수 있지만, 외부 남자와 결혼한 딸은 마을을 떠나야 합니다. 또한 거주권 심사가 까다로우며 8개월 이상 계속 살지 않으면 주민 자격 이 상실됩니다. 단, 중고등학교 교육을 받기 위해 타지로 나가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대성동마을

(사진=마을 주민인 전창복 씨가 농사일을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주민들은 개인소유권은 없고 경작권만 인정돼 쌀, 콩, 고추 등을 주로 재배해 경제적인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쌀은 정부가 30%, 지역농협 쌀종합처리장(RPC)이 50%, 자체 RPC에서 약 20%를 수매합니다.


특수한 마을, 교육환경도 특별해 경쟁률 높다


자유의 마을 유일한 교육시설은 대성동초등학교와 유치원입니다. 입학 자격은 마을 주민이어야 하고 외부인은 추첨을 통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반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교육환경으로 외지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대성동마을

(사진=비무장지대 내 하나뿐인 ‘대성동초등학교’ 모습.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체육시간을 보내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교육과정은 일반 학교와 동일하다. 다만 스쿨버스 출입 시간이 정해져 있어 방과 후 교육활동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며 무료입니다. 또 일반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학습도 특징입니다. 학생들은 어린이 외교관, DMZ국제영화제 참가, 각국 대사관 공연 등 특별활동도 많이 합니다. 체험학습은 최소 한 달에 한 번, 그때그때 필요한 전문 강사를 초청하거나 외부로 나가 진행합니다.


이밖에도 대성동초등학교는 2014년 KT의 지원으로 ‘기가스쿨’을 개관해 스마트 교실인 ‘기가클래스’와 사물인터넷 창의교육을 할 수 있는 ‘무한상상교실’을 만들었습니다.


비무장지대 내 영화관, 가봤니?


DMZ 내에서 영화를 보면 어떤 기분일까? 영화관은 마을회관 2층을 개조해 만들었으며 마을 내 유일한 문화시설공간(총 52석)으로 주민들에게 인기입니다.


대성동마을

(사진=대성동 자유의 마을은 2012년 경기도·롯데시네마와 협약을 체결해 DMZ 내 최초로 영화관을 개관했다. 상영 날짜는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이다.│ⓒ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자유의 마을 마을회관 옥상에서 바라본 북한. 국기 게양대는 물론 기정동 평화의 마을, 개성공단 등이 한눈에 보입니다. 마을회관은 1997년 신축되면서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마을식당과 경로당, 구판장, 회의실과 롯데시네마(영화관)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마을회관 시설 중 꼭 가볼 만한 곳은 옥상에 있는 전망대입니다. 옥상에서 본 국기 게양대는 남과 북이 경쟁하듯이 마주하고 있습니다. 또 통일이 된다면 관광지로 주목 받을 만한 곳이 있습니다. 정전협정 관련 문서, 군사분계선 표식, 마을의 역사, 주민들을 담은 영상 등 자유의 마을 65년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는 ‘마을 기록관’입니다.


대성동마을

(사진=김동구 이장이 ‘마을기록관’에서 마을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정책브리핑)


오는 4월 27일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리게 될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아무래도 느낌이 일반 국민들과는 다르겠지만 반응은 대체로 차분했습니다. 김 이장은 말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다보니 내·외신 기자들이 우리 마을에 관심을 너무 많이 가져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통일이 된다면 우리 마을이 가지는 상징성이 커 역사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겠죠. 이번 정상회담이 잘 되길 바라며 이장으로서 우리 마을이 잘 보존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사전에 신청하면 외부인도 출입이 가능한 비무장지대(DMZ) 내에 유일한 마을인 ‘대성동 자유의 마을’로 통일의 염원을 담아 이번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