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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삶의 변화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요? 근대 대의제민주주의와 광장의 직접민주주의가 결합된 ‘촛불민주주의’의 시대를 열었던 문재인정부가 향후 글로벌 국가비전을 어떻게 다져나가면 좋을지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임채원 교수의 기고로 들어봅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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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주주의가 만든 대통령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통령은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실현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대신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통해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를 구체화하는 100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이 위원회는 국가비전으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제안하고 이를 5대 국정목표로 구체화했다. 5대 국정목표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더불어 잘 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그리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설정됐다.


제시된 100대 국정과제를 관리하고 새로운 정책 어젠다를 개발하기 위해 12월에 만들어진 정책기획위원회는 문재인정부의 제도적인 틀보다 더 중요한 변화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는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촛불민주주의에 의해 국민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도 학계 등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이 국정과제를 정리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관심과 시민적 열기는 국민들이 직접 정책에 참여하는 ‘광화문1번가’에 있었다. 이 새로운 정치공간은 국민들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정책을 직접 만드는 일상 민주주의(everyday democracy)의 광장이었다.


문재인정부가 내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스스로 새로운 삶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새로운 성숙한 시민적 자각은 문재인정부의 개혁정치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지금 한국정치는 문재인정부 등 제도권 정치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촛불민주주의라는 도도한 역사적 흐름에 문재인정부가 등에 업혀 가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20회 국무회의│ⓒ청와대)


‘고통대국 모순’ 극복이 첫 번째 과제


이제 문재인정부 1년이 지났다. 이즈음에서 그 뜨거웠던 열기를 뒤로하고 차분히 대한민국과 동아시아 그리고 글로벌 공동체의 미래를 담대하게 상상해봐야 할 시점이다.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경제대국이다. 그러나 나라 전체는 잘사는 것 같은데, 개인은 가난하고 삶의 벼랑으로 내몰리는 고통대국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문재인정부에게 첫 번째로 남겨진 국가적 과제이다.


촛불혁명과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대한민국은 진정으로 세계사를 주도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대한민국의 미래 30년의 국가비전으로 녹아내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이다.


향후 30년 뒤인 2050년에는 지금 유엔 체제를 훨씬 뛰어넘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등장할 것이다. 이를 초보적인 세계정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동아시아 분쟁 해결의 기회를 잘 활용하면 역설적으로 한국은 세계 평화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


문재인정부의 과제는 한국을 경제 규모와 국제정치에서 역할에 맞게 국정운영을 글로벌 표준으로 담대하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2050년에 글로벌 거버넌스가 진전되고 유엔 체제를 넘어서는 초보적 형태의 세계정부가 등장한다면 이를 담당하는 오프라인의 세계정부 수도도 생길 것이다. 그곳이 유엔이 있는 초강대국 미국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도 아니다. 미국 문명과 중국 문명의 패권 경쟁을 촛불민주주의로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한국 문명이 중재할 수 있는 담대한 상상력이 지금 필요하다.


그 초석을 문재인정부가 ‘국가비전 2050’으로 제시하는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등장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앞으로 4년의 단기적인 국정운영 계획도 필요하겠지만 30년 이후를 글로벌 관점에서 내다보는 담대한 설계와 그 실천이 요청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앞으로 4년이 아니라 국가 100년 대계의 글로벌 국가비전을 만들고 실천해나가길 바란다.


(사진=임채원│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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