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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6·25전쟁으로 숨지거나 실종된 우리 군인을 16만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전쟁 중 가족에게 유해가 전해진 군인은 2만 9000여 명. 2000년부터 시작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의 유해 발굴을 통해 1만여 구를 찾았고, 이들 중 신원이 확인된 128명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찾지 못한 12만 명의 유해가 산야에 묻혀 있습니다.


유해발굴감식단

(사진=유해발굴감식단이 설악산에서 발굴 유해 약식제례 후 유해를 봉송하는 모습.│ⓒ국방부)


“마지막 한 구 유해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라는 다짐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유해 발굴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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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발굴 사업은 크게 조사·탐사→발굴→감식→추모행사의 네 단계로 나뉘는데 탐사부터 발굴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산중턱이나 정상에서 이루어집니다.


이학기 유해발굴감식단장은 80대가 된 여동생이 오빠의 유해를 감싼 태극기를 어루만지며 “오빠, 60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돌아와줘서 고마워요”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미발견 유해에 대한 결의를 다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반세기 지나 집으로 돌아온 유해


북미 공동 유해 발굴 과정에서 발견되는 유해도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고(故) 윤경혁 씨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중공군이 참전하면서 유엔군이 남쪽으로 철수하던 1950년 11월 말쯤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 묻혀 있던 그의 시신은 2001년 북미 공동 유해 발굴 과정에서 미군 유해와 섞여 발굴됐습니다. 그의 유해는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산하 전쟁 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 보내졌다가 정밀 감식을 통해 한국 국방부로 인계되면서 밝혀졌습니다. 다행히 윤 일병의 아들인 윤팔현(68) 씨가 7년 전 지역 보건소에 채취해둔 유전자 시료와 일치하면서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국유단은 유해 송환에 앞서 6월 19일 윤 씨의 자택을 방문해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 등을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가졌습니다. 윤 일병 유해는 7월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호 송환 행사를 통해 약 1만 5000㎞의 귀향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시료채취, 신원확인 가장 결정적인 단서


2000년 시작된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올해로 18년째를 맞았습니다. 6·25전쟁 5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시작됐다가 경북 칠곡군 다부동 328고지에서 많은 유해가 발굴되면서 사업을 계속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유해발굴단을 가진 나라는 미국과 우리나라 두 곳뿐인데, 발굴과 수습, 신원확인 등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발굴에도 육·해·공군과 특전사 등 200여 명의 장병과 발굴·감식에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고고학, 법의학, 방사선학 등의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은 산야 어딘가에 잠든 12만 호국 용사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매일 1000m 고지를 오릅니다. 유해는 주로 ‘생토층(한 번도 파헤친 적이 없는 원래 그대로의 땅)’에서 발견되는데,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지나 넓적다리뼈, 정강뼈, 위팔뼈, 발가락뼈 등의 잔해로 남아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신원을 찾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입니다. 2011년부터는 구강 내 상피세포 채취 방법으로 쉽고 간단하게 바뀌었습니다. 가족 중에 6·25전쟁 전사자가 있다면 거주지 인근의 보건소나 군 병원, 예비군동대에서도 시료채취가 가능합니다. 거동이 불편할 때는 기동탐문담당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기도 합니다. 시료채취는 직계가족뿐만 아니라 친·외가 8촌까지 가능하며 참여 시 무료건강검진까지 제공됩니다.


20세기 초부터 개인의 의료 기록과 치과 기록을 보유한 미국과 달리 우리는 유해만으로 신원을 밝힐 수 있는 근거 기록이 거의 없어 유가족의 DNA를 확보하는 게 관건입니다.


하지만 전사자 가족들이 70~80세 이상의 고령에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들이 참전하면서 2세가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유해 매장 지역을 알려줄 제보자들 역시 줄고 있고, 국토 개발이 진행되면서 유해 매장 지역 가운데 상당수가 훼손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학기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유해발굴사업은 목숨 바쳐 대한민국을 지켜낸 호국 영웅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약속”이라며 “앞으로도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을 가족의 품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유해발굴감식단

(사진=2018년 유해발굴사업 포스터.│ⓒ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누리집)


남북 비무장지대(DMZ) 유해 발굴한다


현충일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DMZ)의 유해 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미군 등 해외 참전용사들의 유해도 함께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DMZ에서 전사한 국군은 약 1만 명, 미군은 2000여 명으로 추정되며 이에 못지않은 숫자의 북한군도 숨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믿음에 대해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은 결코 그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돌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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