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공감


좁은 진료실, 딱딱한 표정. 의사를 생각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가요? 환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환자가 아프기 전에 병을 예방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사협)’의 두 원장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의료사협은 지역주민, 조합원, 의료인이 공동으로 비영리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단체를 말하며 ‘살림의원’의 모태입니다.


살림의원

(사진=ⓒC영상미디어)


위클리 공감 홈페이지에서 기사 원문 자세히 보기


몸과 마음, 동네를 살린다


2009년 의료생활협동조합으로 시작한 살림의료사협은 2012년 2월 조합원 348명과 출자금 3200만 원을 기반으로 살림의료협동조합을 만들었고 같은 해 8월에 ‘살림의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살림의원은 다른 병원과 좀 다르게 적극적으로 환자의 일상에 처방을 내립니다. 운동이 필요하면 구체적인 운동 처방을 하고 일상생활이 달라져야 한다면 일상 처방을 내리는 식입니다. 이렇게 살림의원 의사들은 ‘동네 주치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추 원장은 살림의원이 동네 주치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살림의원은 제법 동네에서 인정받는 병원입니다. 이곳에 온 환자들은 가족단위가 많습니다.


동네 주치의는 어떤 방식으로 환자를 대할까? 살림의원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서면 의사들은 ‘질문봇’이 됩니다. 예를 들어 위에 통증이 있어서 왔다고 치자. 언제부터 아팠는지, 어떨 때 아픈지, 술이나 담배를 하는지, 운동은 얼마큼 하는지, 가족력은 있는지 등 증상을 파악하기 위해 충분히 문진을 합니다. 추 원장과 김 원장은 환자에게 문진하는 것을 ‘관계 맺기’라고 표현했습니다. 환자와 관계를 맺은 다음에는 필요에 따라 약을 처방하거나 운동을 처방합니다.


병원은 병을 치료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환자에게 안정감을 주는 곳입니다. 살림의원 의사들이 문진을 충분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지만 불안감 때문에 오는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어떤 증상이 있는데 이게 병원에 갈 만한 증상인지,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어떤 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큰 병원에 가야 하는지 걱정하는 환자에게 방향을 잡아주는 것도 문진을 많이 해야 가능합니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동네 주민의 주치의가 되고 싶어 시작했지만 진료 건수가 많아지니까 일일이 다 신경을 쓰지 못하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7월에 개원을 앞둔 살림의원 건강혁신점은 환자 수를 하루 30명으로 제한합니다. 일반 의원이 하루에 70~80명을 진료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습니다. 환자 수를 제한하는 이유는 건강혁신점에서 만든 주치의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살림의원

(사진=살림의원 의사들은 ‘동네 주치의’라는 말을 쓴다. 주민의 건강뿐 아니라 마을 전체가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애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C영상미디어)


주민과 마을의 건강을 책임지는 동네 주치의


생활 처방은 환자의 일상생활에서 통증을 일으키는 요소를 찾아서 개선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운동은 환자가 겪고 있는 문제에 따라 다르게 처방합니다. 운동 처방도 다른 처방과 마찬가지로 처방하기 전에 충분히 환자와 얘기를 나눕니다. 환자의 대답을 바탕으로 자료를 뽑아서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습니다.


운동 처방 프로그램 중 동네 어르신들의 건강에 혁혁한 공을 세운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근력을 키우기 위해 만든 ‘흰머리 휘날리며’입니다. 처음에는 근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었지만 지금은 유연성과 밸런스를 기르는 운동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흰머리 휘날리며’ 처방 목적은 어르신들의 ‘낙상 방지’입니다. 2년 이내 완치하지 않으면 낙상자 중 10%가 사망합니다. 흰머리 휘날리며는 유연성과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힘을 길러서 어르신들이 넘어지기 전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조합원끼리 함께 운동하며 정을 붙이다 보니 동네 주민들끼리도 사이가 돈독합니다. 살림의료사협에는 살림의원, 살림치과 같은 의료기관을 베이스로 운동센터 다짐을 거쳐 운동, 요리, 악기 연주 등을 함께하는 소모임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일상을 함께하다 보니 동네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졌습니다. 살림이 마을공동체를 살리는 ‘동네 주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살림의원

살림의원

(사진=살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을 주민과 함께 만든 추혜인 원장(위) 7월 개원하는 살림의원 혁신파크점의 김신애 원장.│ⓒC영상미디어)


사람 사이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살림의원 원장은 말했습니다. 아직은 제도적 뒷받침이 없으니 아무래도 힘든 부분이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주치의제도를 실험해보고 싶다는 그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