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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2015 세계대나무박람회 보러 담양으로 가요

9월 17일부터 담양에서 세계대나무박람회가 열립니다. 가을날 사각사각 스치는 바람소리마저 청량한 대숲으로 여행을 떠나 지친 몸과 마음을 쉬는 것은 어떨까요?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그리 시켰으며/ 또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리하고도 네 계절에 늘 푸르니/ 나는 그것을 좋아하노라.”


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 오우가’ 가운데 ‘죽(竹)’입니다. 대나무는 예부터 선비들의 정신적 지표였습니다. 선비들은 언제나 푸르고 곧고 마음을 비운 대나무의 속성을 마음 닦기의 본보기로 삼았습니다.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대나무는 또 서민들이 쓰는 생활용품의 재료였습니다. 젓가락부터 바구니, 베개, 바늘, 참빗, 발, 죽창, 지팡이, 효자손까지 대나무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장난감 역할도 했으며, 남녀노소 모두로부터 사랑을 받았습니다.


■ 지조와 절개의 상징, 청량한 대숲바람


대나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전남 담양입니다. 전국 대나무의 34.3%가 이곳에서 납니다. 담양의 대나무는 삼국시대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온대 남부에 속하는 담양은 연평균 기온이 12℃, 강수량 1000㎜ 안팎으로 대나무가 자라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높고 낮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바람을 막아주고 영산강 상류가 가로지르고 있어 기후, 토질도 대나무의 성장에 적합합니다.


담양군은 1979년 군민들이 대나무의 품성을 배우고 아끼며 사랑 하자는 의미를 담아 대나무를 군목(郡木)으로 정했습니다. 1981년엔 죽물박물관을 지었습니다. 1998년 박물관을 읍내 천변리로 옮기고 주변 4만 5000㎡에 죽세공예단지도 조성했습니다. 이름도 ‘한국대나무박물관’으로 바꿨습니다. 박물관은 대나무박물관과 무형문화재 전수관, 죽종장, 판매점, 공원 시설로 이뤄져 있습니다. 3개 전시실에는 옛날 죽제품에서부터 현대 제품, 외국 제품에 이르기까지 2000여 점을 진열하고 있습니다.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2003년엔 17만㎡ 규모의 죽녹원도 조성해 여행객들의 대숲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여행객들은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대나무를 보면서 탄성을 질러댔으며, 그윽한 묵향 같은 맑고 청신한 대나무의 기운에 흠뻑 취했습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대나무들이 서로 몸을 비비며 나지막하게 들려주는 감미로운 연주 음악도 여행객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이 대밭을 배경으로 한 ‘대박’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9월 17일부터 10월 31일까지 45일 동안 담양에서 열릴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가 그것입니다. 세계대나무박람회는 대나무를 소재로 담양군과 전라남도, 산림청이 공동 주최합니다. 미국 CNN이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곳으로 선정한 담양 죽녹원과 전남도립대 일원에서 펼쳐집니다.


박람회 주제는 ‘대숲에서 찾은 녹색 미래’입니다. 박람회장은 죽녹원을 중심으로 하는 주제 체험 구역과 전남도립대 운동장 일대의 주제 전시구역, 종합체육관과 전남도립대 주차장 일원의 체험·교육구역으로 이뤄집니다.


주제 체험구역에는 오감체험관과 담양대나무관, 미디어아트관, 문화체험관이 들어섭니다. 오감체험관에서는 죽녹원에 숨어 있는 오감 치유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담양대나무관은 치유의 정원 죽녹원의 가치와 ‘테라피 로드(Therapy Road)’를 소개합니다. 미디어아트관은 전통 회화와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대나무 작품을 보여줍니다. 문화체험관은 대나무를 이용한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는 공간입니다.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주제 전시구역에는 생태문화관과 미래성장관, 기업관·국제관, 박람회 홍보관이 마련됩니다. 생태문화관(2200㎡)은 대나무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소개합니다. 미래성장관(1200㎡)은 대나무의 산업적 가치를 통해 비전을 제시합니다. 기업·국제관(1600㎡)은 대나무 관련 기업과 단체의 교류 마당입니다.


체험·교육구역에는 주제영상관과 체험놀이관, 친환경농업관이 배치됩니다. 주제영상관에선 대나무의 가치를 영상으로 전달합니다. 체험놀이관은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할 대나무 체험 놀이마당입니다.


세계대나무협회 총회(WBC)도 열립니다. 14개국 62개 단체가 참여하는 총회에서는 100여 건의 대나무 관련 논문이 발표되고 15건의 포스터 세션이 진행됩니다. 40개국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대나무 산업화 공모전 수상작도 미니어처로 공개됩니다.


■ 죽순소시지, 대나무 활 등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


세계대나무박람회장 안팎에서 펼쳐질 여흥과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합니다. 달샤벳, 씨스타, B1A4 등이 출연하는 개막 축하공연과 주현미, 동물원 등이 나오는 콘서트가 마련됩니다. 대나무 악기 공연, ‘모여라 딩동댕’ 공개 방송, 전통 국악 공연, 줄타기 명인 쇼, 의장대 퍼레이드도 있습니다.


죽순소시지, 댓잎초콜릿, 죽순쿠키 등 대나무 음식 만들기와 대나무 필라멘트 전구 만들기, 대나무 활과 연 만들기, 죽초액 족욕 등 체험 프로그램도 푸짐합니다.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는 죽녹원을 지붕 없는 주제관으로 하는 친환경 박람회, 행사 규모보다 내부 콘텐츠로 승부하는 강한 박람회, 기존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한 경제적 박람회로 준비했습니다.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푸른 담양의 대숲이 세계대나무박람회로 올가을 떠나보길 바랍니다.



문의 : 세계대나무박람회 조직위원회 061-380-2535

www.damyangbamboo2015.k


담양주변의 볼거리


세계대나무박람회장 주변에 가볼 만한 곳도 지천이다. 담벼락의 지형과 지물을 그대로 활용해 벽화를 그린 서원마을이 죽녹원과 맞닿아 있다. 아름다운 가로수 길로 정평이 나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관방제림의 풍치도 멋스럽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게들이 줄지어 서 ‘담양 속의 유럽’을 연상케 하는 메타프로방스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 있다. 배롱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명옥헌 원림과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등 누정도 많다.


2015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