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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재능기부 대학생 4인방의 노숙인 카페 '별일인家'

노숙인에 대한 여러분의 인식은 어떤가요? 12월 24일 오픈을 목표로 하는 카페 '별일인家'는 노숙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위한 대학생들의 재능기부로 기획한 사업이라는데요. 그들이 새롭게 정의한 노숙인의 의미는 무엇일지 한번 알아볼게요!

 


“노숙인(露宿人)의 ‘노’자가 이슬이라는 뜻입니다. 원래는 길‘로’(路)자로 쓰지만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이렇게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부랑자, 거지라는 나쁜 표현보다 ‘이슬을 맞는 사람’으로 바꿔 이들에게 힘이 되고자 했던 한 시인의 노력이 깃든 단어입니다.”

 

 

노숙인에게 힘이 되고자 재능기부에 나선 대학생 4인방의 말입니다. 이들은 지난 7월 8일부터 8월 29일까지 진행된 광고기획사 이노션의 대학생 교육 프로그램 ‘이노션 멘토링 코스(IMC)’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의진(22·인천대 경영학과), 심성무(25·가천대 방사선학과), 이재형(24·건국대 시각광고디자인학과), 최혜원(20·한양대 광고홍보학과) 씨로 이뤄진 ‘손자비’ 팀입니다. 이들은 IMC에서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돼 아이디어 집행 지원금 2천만원을 받았습니다.

 


   재능기부 대학생4인방, '착한'아이디어 실현

 

이들은 매장을 지어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렇게 지은 곳을 노숙인의 자활공간이자 사회적 기업의 판매 매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건축자재기업 KCC 홍보팀의 박현상 차장은 “노숙인의 자활 의지를 시각화하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정식 사업제안서를 만든다면 한번 보고 싶었다”고 심사 당시 소감을 밝혔습니다.

 

대학생 재능 기부


비단 기획을 잘해서만 주목받은 것은 아닙니다. 바로 노숙인에 대한 편견을 바꿔보겠다는 ‘착한’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인데요. 애초에는 친환경 종이 옷걸이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 ‘두손컴퍼니’를 위한 광고를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고 합니다. 이 기업은 몸체와 손잡이를 조립하는 일을 노숙인에게 맡기고 옷걸이 몸체를 광고지로 활용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 탓에 하루 매출이 30개에 불과했습니다.

 

손자비팀은 맨발로 걷는 어린이에게 신발을 선물하겠다는 철학을 가진 한 외국 신발 브랜드를 떠올렸습니다. 자금도 없이 3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한 해 신발 판매가 2006년 1만 켤레에서 2013년 1천만 켤레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고,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가진 힘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최혜원 씨는 “두손컴퍼니가 ‘노숙인의 자활의지’를 돕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매출이 크게 늘 수 있다고 확신했다”며 “그런 점을 우리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노숙인에 대한 인식 바꾸려 캠페인에서 사업으로

 

많은 회의를 거치면서 노숙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고, 여러 날에 걸친 논의 끝에 학생들은 노숙인의 사전적 의미인 ‘이슬을 맞으며 자는 사람’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재형 씨는 “노숙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큰 장벽처럼 느껴졌다”며 “새벽이슬과 찬바람을 견디며 산전수전을 겪은 인생 선배라는 시각을 적용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별일인가

 

 

단순히 캠페인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사업에도 직접 나섰는데요. 이 씨는 “세상살이 별거 아냐라는 위로를 건네주려고 만든 광고 주제인 ‘별일인家’도 이때 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처음에 게스트 하우스를 생각했지만, 우승 상금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카페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옷걸이 광고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별일인家’가 카페 이름이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시험기간 중임에도 손자비팀 4인방은 이달 24일 ‘별일인家’ 카페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청에 무작정 찾아가 부지 사용을 요청했고, 건축에 필요한 자재와 커피를 만들 시설 등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죠. 이후 취지를 이해하고 돕겠다는 이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카페 개설에 속도가 붙었다고 해요.

 


  누구에게나 열린공간 '별일인家'

 

김의진 씨는 “서울시청에서는 ‘광교갤러리’를 3개월간 사용해도 좋다고 했고, 서울시설공단은 가판대 지원을 약속했다”며 “서울문화재단은 주말에 예술인 공연 지원을, KCC는 가게 마련에 필요한 건축자재를, 세븐브릭스는 커피를 만들 재료와 기계, 그리고 운영교육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별일인가

 

앞으로 이곳은 노숙인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취업·결혼 등으로 고민이 많은 청년의 고민상담소 역할도 할 예정입니다. 손자비팀의 리더 격인 심성무 씨는 카페 ‘별일인家’가 특정인을 위한 공간이나 새로운 카페사업을 추진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며 컵 슬리브에 고민을 적거나 간단한 위로의 말을 전할 수 있는 안식처 같은 공간이길 바랍니다. 음료를 판매하고 남은 수익과 기부금 전액은 소아병동에 기부할 겁니다. 고된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나마 따뜻함을 얻어갈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나요?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거예요.


위치 | 서울시 중구 청계천 광교 아래 전시공간(광교갤러리)

기간 | 2014년 12월 24일부터 2015년 3월 말까지,  010-9415-9961(손자비팀-심성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