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누리소통망(SNS)의 활성화로 자신의 습작을 발표하는 예술가가 늘었고, 이 가운데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SNS에 정기적으로 작품을 올리며 아마추어 예술가로 활동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감각적이고 재치 있는 짧은 문장의 시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시인들이 있는가 하면, 스케치북에 연필로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인기를 얻은 화가도 있고, 소주병 뚜껑을 펜치와 핀셋으로 구부려 만든 미술작품을 선보이는 공예가도 있습니다.
▩ SNS 시로 웃음과 감동 전하는 ‘시팔이 하상욱’, ‘이환천의 문학살롱’
SNS를 통해 아마추어 시인으로 이름을 날리는 대표적인 이는 하상욱(35) 작가입니다. 그는 스스로를 ‘시 팔아먹고 사는 시팔이’이자 ‘시잉여송라이터(싱어송라이터의 패러디)’라고 소개합니다. 하상욱 시인은 2012년 9월 자신의 습작을 모아 전자책(e-book) 형태로 시집을 냈는데 여기에 공감한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그의 시를 퍼 나르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이후 자신의 SNS(www.facebook.com/hasangwook.page)에 짧은 시들을 올렸고 재치 있고 감각적인 문장에 지금까지도 많은 누리꾼들로부터 지지와 공감을 받고 있습니다.
하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마치 내 얘기를 해주는 것 같아서가 아닐까 싶다. 가끔은 재미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슬프기도 하는 등 다양한 감정에 호소하며 친근하게 다가간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그의 이름과 작품이 화제가 되면서 그는 2013년 500여 편의 시를 모아 <서울 시>라는 제목으로 1편과 2편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 이어 지난해에는 〈시 읽는 밤 : 시 밤〉을 출간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 작가에 버금가는 인기몰이를 하는 시인으로 이환천(30) 작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2014년부터 금요일마다 자신의 SNS ‘이환천의 문학살롱(www.facebook.com/1002salon)’에 일상을 소재로 지은 짧은 시를 연습장에 연필로 한 자 한 자 눌러 적은 뒤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처음에는 단순히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시작했다. 학창 시절부터 친구들을 재미있게 해주려 썼던 시가 지금의 문학살롱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그는 직장인들의 애환이 담긴 시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19금 이야기, 우리네 현실을 해학적으로 풍자한 이야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를 지어 많은 이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SNS에 공개한 시와 미공개 시 166편을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엮어 <이환천의 문학살롱>이란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작품활동은 꾸준히 계속할 생각이다. 살면서 하게 되는 무수한 경험이 다 소재가 되기에 독자들도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또한 앞으로 시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 감수성 자극하는 그림과 공예품 ‘재수의 연습장’, ‘병뚜껑 정크아트’
특별한 그림과 공예품으로 SNS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 예술가들도 있습니다. 아이디 ‘재수의 연습장(www.facebook.com/jessoo0721)’으로 활동하는 박재수(34) 만화가는 2014년부터 스케치북에 연필로 그린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서 점점 유명해진 경우입니다.
그는 주로 카페에 앉은 손님들과 길거리를 지나는 행인들을 소재로 무채색의 그림을 그리는데 누리꾼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마치 자신의 일상 모습인 듯한 그의 그림에 호응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중이 공감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하루하루 직접 본 사람들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뭔가를 느끼고 그 감정을 최대한 살려서 그린 덕분에 많은 이가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스토리 작가 ‘꼬마비’와 함께 네이버 웹툰에 ‘천적’이라는 웹툰을 연재 중인 그는 세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을 갖고 있고, 지금까지 그린 ‘재수의 연습장’도 곧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주병 뚜껑으로 작품을 만드는 손우태(26) 공예가도 SNS에서는 유명한 예술가입니다. 2012년 우연히 술자리에서 SNS를 통해 병뚜껑 아트를 접한 뒤 취미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SNS(www.facebook.com/mybottlecap)에 소주병 뚜껑 아랫부분에 이어진 철사를 곧게 펴 펜치나 핀셋으로 구부려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만든 작품을 보면 사람의 손으로는 제작하기 힘들 것 같은 0.5~1cm 크기가 주를 이루는데 그 섬세함에 많은 이가 감탄의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소주병 뚜껑은 친근한 소재다 보니 많은 이가 관심을 가지고 신기해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작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를 추측했습니다.
소주병 뚜껑이라는 소재가 친근하고 작품도 작아서 간단해 보이지만 쉬운 작업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는 “작업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구상한 대로 작품이 나오면 매우 보람되고 뿌듯하다. 특히 누군가에게 선물했을 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병뚜껑 작품을 소개하고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병뚜껑과 클레이를 접목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빠르게 소통하며 공감을 공유하는 SNS 플랫폼으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일반인이 다가가기에 다소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 문화예술과 친해지는 기회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