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앞두고 요 며칠 선선하다 싶더니 다시 불볕더위 시작입니다. 일찍부터 폭염주의보까지 내리면서 올여름은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두들 에어컨이 있는 곳을 찾아들기 바쁘지만 무더운 여름이 있어 더 신나는 일이 있습니다. 더워야 더 재미있고 더 짜릿한 수상스포츠입니다!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는 수상스포츠의 세계에 입문해보는 건 어떠신가요?
▣ 호반을 가르는 웨이크보드, 로켓처럼 치솟는 플라이보드
여름 수상스포츠의 대표선수는 역시 수상스키입니다. 요즘에는 스키보다는 보드 형태의 웨이크보드가 대세입니다. 수상스키보다 턴이나 점프 등이 쉽기 때문에 처음 배울 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스키를 타거나 스노보드를 탈 줄 안다면 좀 더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기 때문에 물에 빠져도 큰 걱정이 없으니 마음 놓고 몸을 맡겨보세요. 물에 들어가기 전 사전 교육을 받겠지만 ‘팔은 절대 굽히지 말고 쭉 펴라’, ‘발목은 힘주어 꺾어 스키나 보드가 물속으로 처박히지 않도록 한다’, ‘끄는 힘에 몸을 맡겨야지 절대 힘주어 손잡이를 잡아당기지 않는다’가 핵심입니다.
이 세 가지를 되뇌며 “Go”를 외치면 드디어 출발입니다. 보트가 천천히 달려나가 줄이 팽팽해지는 순간 손끝에 그 힘이 전달됩니다. 물보라가 얼굴을 때리기 시작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자세를 유지합니다. 순간 물 위를 가르고 있는 자신의 몸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나나보트는 일정 인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고전적인 기구로 스피드를 만끽하기에 제격입니다. 플라이피시는 모터보트 스피드에 의지해 공중에 떠서 날아가는 스릴을 선사합니다.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 짜릿합니다. 가장 많은 비명을 유발하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둥그런 튜브에 올라타는 땅콩보트는 물 위에서 통통 튀기며 달려가는 재미가 일품입니다.
최근에는 몸이 로켓처럼 공중으로 치솟는 블롭점프도 인기입니다. 풍선의 탄력을 이용해 하늘로 치솟는 쾌감을 선사합니다. 거대한 튜브 끝에 앉아 있으면 반대편으로 다른 사람들이 뛰어내려 그 반동으로 튕겨 올랐다가 물에 떨어지는 수상놀이 기구입니다. 근래 ‘런닝맨’ 등 TV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돼 알려지며 많은 수상레포츠 업체들이 구비하고 있습니다.
수상스포츠의 천국은 북한강, 특히 경기 가평이 메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수상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청평호 등이 자리한 데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까운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이동 시간도 짧고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청평호에선 벌써부터 ‘꺄악~ 꺄악~’ 놀이동산에서나 들릴 법한 즐거운 비명이 곳곳에서 강물을 가릅니다.
최근에는 청평호와 남이섬 주변에 밀집한 수십 개의 업체들이 숙박시설과 수상스포츠를 함께 제공하거나, 해외 리조트와 같은 형식으로 다양한 먹을거리와 워터파크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형식의 서비스를 제공해 선택 폭이 더욱 넓어졌습니다. 열대 휴양지풍의 고급스러운 선탠베드와 프랜차이즈 식음료업체까지 구비한 곳도 많습니다.
▣ 거친 계곡의 물살과 맞서는 래프팅, 급류에 잘 어울리는 리버버깅
여름은 거친 물살에 맞서는 호연지기의 한판, 래프팅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모험과 스릴 그리고 시원함으로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는 수상스포츠입니다.
강원 인제군 내린천은 전국 최고의 급류 코스로 정평이 높습니다. 그야말로 래프팅의 종가이지요. 좁은 강폭에 바위가 많아 물결이 요동치며 낙폭이 적당해 일반인들이 스릴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급류와 평탄한 부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싫증을 낼 겨를이 없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장점은 물의 청정도. 진동계곡, 미산계곡 등의 청정수가 흘러 들어오는 데다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 시원하고 맑다는 것입니다. 점봉산, 가칠봉 등에서 흘러내린 산자락들로 주변의 풍광 또한 빼어납니다. 정선, 영월의 동강은 정적입니다. 동강 래프팅은 내린천에 비하면 새색시처럼 얌전하고 우아합니다. 코스가 완만해 가족이 쉽게 즐길 수 있고, 물 한가운데에서 올려다보는 뼝대(바위절벽)의 웅장함이 남다릅니다.
동강 래프팅의 하이라이트는 어라연입니다. 한창 신나게 떠들고 물장난을 치다가도 어라연의 삼선암을 지날 때면 모두들 숙연하게 입을 닫고 그 풍경을 가슴에 담습니다. 어라연을 지난 물길은 바로 된꼬까리를 만납니다. 동강의 물줄기에서 가장 낙차가 큰 여울입니다. 동강 래프팅에서 최고의 스릴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철원과 포천의 한탄강은 주상절리의 협곡으로 이뤄진 덕에 강변의 아름다움이 단연 압권입니다. 직탕폭포, 승일교, 고석정, 순담계곡 등의 비경들이 래프팅 코스로 이어집니다. 한탄강 래프팅은 큰 파도가 없어 아기자기한 편입니다. 내린천이나 동강보다 유량이 부족하지만 비만 오면 그 수줍던 물살이 사나운 맹수로 돌변합니다.
경남 산청의 경호강은 지리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로 말 그대로 거울같이 맑고 깨끗한 호수의 강입니다. 주변에 빼어난 절경과 많은 역사 유적지를 아우르고 흐릅니다. 강폭이 넓고 큰 바위가 없는 경호강은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모습의 전형적인 사행천으로 영남지역 래프팅 마니아들이 많이 찾습니다. 급류와 평온한 구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룹니다.
래프팅보다 더 스릴 있게
급류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리버버깅입니다. 래프팅이 고무보트를 타고 여럿이서 노를 저어 내려가는 것이라면 리버버깅은 혼자서 의자처럼 생긴 고무배에 걸터앉아 손과 발로 물을 저으며 급류를 타고 내려갑니다. 장갑 낀 손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오리발 신은 발은 주 동력입니다.
물길이 평탄할 때는 리버버그 방향을 뒤로 해 발로 물을 차 전진하고, 급류일 때는 시야 확보를 위해 앞을 향하게 하고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급류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느낄 수 있어 스릴은 래프팅의 배가 넘습니다. 리버버깅은 내린천 미산계곡과 동강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물길을 또 다른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게 카누입니다. 평온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춘천의 물레길이 요즘 각광받고 있습니다. 카누를 타고 의암호를 오가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친환경 프로그램입니다. 카누를 타고 호수 곳곳을 느릿느릿 다니며 주변 경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여성이나 어린이도 30분 정도만 배우면 쉽게 탈 수 있습니다. 물레길에는 붕어섬길, 의암댐길, 중도길 등 코스가 마련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