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참고해주세요” 벌써 100여 권 비치
대통령이 읽는 책은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향후 국정운영 철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에 광화문 1번가에 마련된 ‘대통령의 서재’는 역으로 국민이 대통령에게 국정운영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어요. 대통령의 서재에는 대통령에게 책으로 생각을 전하려는 국민이 다양한 책을 남겼습니다.
광화문 1번가 한쪽에 마련된 ‘대통령의 서재’는 국민이 읽은 책의 내용 중 대통령과 함께 읽고 싶은 내용이나 국정운영에 꼭 참고할 만한 내용에 밑줄을 그어 포스트잇으로 자신의 생각을 적는 공간입니다.
지난 6월 20일 방문한 대통령의 서재 코너에는 100여 권이 넘는 책이 꽂혀 있었는데요. 이날 아침 출근길에 광화문에 들렀다는 고수인(25) 씨는 출판사 북핀에서 출간한 〈문재인은 어디에〉라는 책을 대통령의 서재에 꽂았습니다. 고 씨가 대통령에게 전한 〈문재인은 어디에〉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주제로 열 명의 그림 작가가 희망찬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책이었어요. 책에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노동이 차별받지 않는 나라, 청년의 짐을 국가가 나누는 나라, 경제 정의가 실현되는 나라 등 문 대통령이 제시한 주요 공약 열 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고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책에 적힌 공약을 보고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국정운영에 힘쓰길 바란다”는 내용을 책갈피에 적었지요.
■ 대통령의 서재, 한 달간 책 100여 권 꽂혀
최희진(29) 씨는 김은주 작가가 쓴 책 〈1cm+〉를 가져왔습니다. 최 씨는 ‘어떤 부분에서는 어른인 내가 어떤 부분에서는 아이인 당신을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서로를 안으면서 사는 것이다. 비 오는 날 함께 우산을 쓰는 것처럼’이라는 구절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왜 그 구절을 대통령에게 소개하고 싶냐는 질문에 “세상이 점점 나 자신만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서 사는 곳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결국에는 서로를 다독이며 응원하고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어요.
지난 5월 31일에는 환경단체 ‘환경정의’가 대통령의 서재를 찾은 바 있습니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시민을 대상으로 선정한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환경 책’을 대통령의 서재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환경정의가 가져온 책은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 〈원전, 죽음의 유혹〉,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이렇게 총 세 권이었습니다.
○ 양혜원 작가가 쓴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은 한겨울 씨, 여름 여사, 봄이, 일명 계절 가족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대기환경 문제를 알기 쉽게 풀어쓴 책입니다.
○ 환경운동가 가 스미스가 쓴 〈원전, 죽음의 유혹〉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14가지 이유를 밝히고 방사능 폐기물, 원전으로 인한 사고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난 원자력 발전의 피해를 알리고 있습니다. 또 원전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풍력 에너지, 태양열에너지 등 재생 에너지를 소개하고 있지요.
○ 환경의학 전문가인 임종한 인하대학교 교수가 쓴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는 가습기 살균제, 물티슈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물건에 있는 독성물질이 인체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 알려줍니다.
■ 최영재 김여진 등 유명 인사도 참여
유명 인사들도 대통령에게 책을 추천했습니다. 광화문 1번가 페이스북에는 고민정 부대변인을 비롯한 여러 유명 인사가 대통령의 서재 온라인 캠페인에 참여했어요. 첫 주자인 고 부대변인의 뒤를 이어 두 번째 주자로 최영재 씨가 선정되었는데요. 최 씨는 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경호 업무를 맡으면서 출중한 외모로 유명세를 치른 바 있습니다.
그가 추천한 책은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유디트 글뤼크가 쓴 〈지혜를 읽는 시간〉이었습니다. 지혜를 연구한 ‘베를린 위즈덤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우리의 일과 삶을 궁극적인 성공과 행복으로 이끄는 지혜의 5가지 원천을 제시한 책인데요. 최 씨는 책에서 ‘지혜로운 사람은 행복을 향한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하겠다’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합니다. 또한 “대통령께서도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지혜가 필요하실 텐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책을 고른 이유를 전했습니다.
네 번째 주자로 나선 배우 김여진 씨는 〈핸드 투 마우스〉를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으로 골랐습니다. 백인 여성인 린다 티라도가 자신이 겪은 가난이 얼마나 비참하고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거친 말과 익살스러운 유머로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에요. 가난한 여성 노동자의 삶을 적나라하게 전하는 이 책에는 빈곤에 관한 칼럼이나 연구 논문, 체험 수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한 일상과 도발적인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김 씨는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라고 생각한다. 최저 생계를 유지하는 정도가 아닌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존중의 마음으로 펼치는 복지를 문 대통령이 해주셨으면 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는 7월 2일(일)과 7월 9일(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5시~6시 30분까지 북콘서트가 열리는데요. 매주 정해진 주제로 낭독회, 미니 공연, 북 토크쇼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니, 이번 주 일요일 광화문 1번가 북콘서트에 함께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첫 번째 북 콘서트 두 번째 북 콘서트 세 번째 북 콘서트 도서관인과 함께하는 국민과 대통령이 함께 행복한 책 읽기 국민과 함께, 책과 함께 '책 읽는 사회, 함께 만들어 갑시다' 한국도서관협회 주관 대한출판문화협회 주관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주관 대통령의 서재 북콘서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광화문 1번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gwanghwamoon1st)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한편 국민인수위원회는 도서관, 출판인, 독자가 함께 모여 책으로 소통하고 새로운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대통령의 서재 북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실제로 지난주 일요일인 6월 25일에는 도서관인과 함께 하는 '대통령의 서재, 북콘서트' 행사가 열린 바 있었는데요.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 및 낭독회, 미니 공연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6월 25일(일)
7월 2일(일)
7월 9일(일)
'책 읽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