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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서재2만화가 김보통 

“도서관에서 만난 수많은 책이 상상력을 자극했어요” 


(사진= 김보통, c영상미디어 제공)


인기 만화가 김보통 작가를 경기 일산 작업실에서 만났습니다. 그는 최근 첫 에세이 〈나는 불행하지 않습니다〉를 펴내고 그림이 아닌 글로도 독자들과 교감하는 중이지요. 고등학교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을 하고 대학 시절에는 정사서 자격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도 있는 그에겐 책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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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이라는 이름처럼 평범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펼쳐가는 김보통 작가. 


암 환자의 삶을 다룬 데뷔작 〈아만자〉로 ‘2014 오늘의 우리 만화’, ‘부천만화대상 시민만화상’ 등을 받으며 주목받은 주인공입니다. 이후 탈영병의 이야기를 담은 〈D.P〉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는 요즘  첫 에세이 〈나는 불행하지 않습니다〉를 펴내고 독자와의 스킨십을 높이는 중인데요. 


(에세이는) 만화와는 다른 경험이었어요. 처음 회사를 그만두고 데뷔하기 전까지 괴로운 시간의 기억들을, 지나고 보니 위안이 된 소중한 시간을 글로 풀어봤어요. 막막했던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썼는데, 읽으신 분들이 공감하고 위안이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네요.


제목처럼 행복을 좇는 삶이 아니라, 불행하지 않은 삶을 추구한다는 그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느 날 문득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그는 직장 생활을 할 때 꼭두각시 같았던 기분을 있는 그대로 전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갔더니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인사고과를 잘 받아야 해서 새벽에 별을 보며 퇴근한 지 몇 시간 안 됐는데 또 출근 시간이에요. 혹시 내가 누군가의 의도에 놀아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불행에서 도망치자’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담백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첫 에세이

 

(사진= 김보통, c영상미디어 제공)


김보통 작가의 에세이는 담백하고 담담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도 나쓰메 소세키를 꼽았는데요. 그는 깔끔한 문체로 유명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에서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꽤 두꺼운 책이지만 하도 많이 읽어서 어느 페이지를 펴도 내용을 다 이해하고 재미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깔끔 담백한 스타일이죠. 결말 부분이 특히 좋아요. 그런 식으로 끝낸다는 게 아주 색다르고 대단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는 오찬호 선생님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좋아해요. 차별을 대하는 시각을 통해 많은 걸 느낄 수 있죠.


그리고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도 꼽았습니다. 이 작품은 군대 시절에 읽었는데, 동물의 입장에서 인간이라는 동물이 어떻게 이런 사회를 만들어나갔느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좋아한다고 합니다. 


요즘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종종 해요. 그때마다 꼭 권하는 책이 있어요. 강수돌 교수님의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예요.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쉬운 말로 쓰여 있기 때문에 읽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해요. 저는 이 책을 온 국민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 시점에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좋은 책인 것 같아요.


김 작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불안한 시기를 보낼 때 이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마음만 사라져도 충분히 불행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전했습니다. 어



인생 마지막 명함에 ‘도서관장’ 새기고파 

 


김 작가의 집에는 책이 굉장히 많습니다. 결론은 실패지만, 회사를 그만뒀을 때 그는 작은 도서관을 짓기 위해 책을 많이 구입한 것인데요. 자기 기준에 좋은 책만 골라서 사 모았는데, 모아놓고 보니 주로 ‘삐딱한’ 책이었습니다. 


삐딱한 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웃음)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와 같은 책을 좋아해요. 제 서재에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사례집 같은 특이한 책이 많아요.


그의 작업실 어시스턴트 채용 일화는 유명합니다. 일이 점점 많아져서 어시스턴트의 삶의 질이 보장되지 않아 새 직원을 모집하려고 공고를 냈는데, 급여와 출퇴근 시간, 휴가 일수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개념 채용’이라는 칭찬을 받은 것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의아했어요. 그게 회자되는 것 자체가 업계의 근로 수준이 열악하다는 걸 말하는 거잖아요. 이 정도는 이슈가 안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상식이니까요.

 

그의 이런 행보를 스스로 당연한 사고방식이라 말하는 것은 그가 앞에서 추천한 책의 성격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연재 작업이 많아서 책을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만화를 그리기 전 그는 책을 많이 읽습니다. 2급 정사서 자격증까지 보유한 그는 작은 도서관을 짓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책 마니아입니다. 


고등학교 때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때 정말 책을 많이 읽었죠. 대학교 들어가서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일을 했고요.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때가 가장 즐거운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모든 책이 있으니까 제겐 그런 천국이 없죠.




어릴 적 읽었던 만화잡지 〈보물섬〉이 꽉 들어찬 서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그. 


그가 도서관 생활을 좋아했던 또 다른 이유는 정말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는 책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고 싶다고 요청하면 제가 찾아주는 역할을 했는데,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분야를 말하기도 해서 재미있었어요. 어떤 분은 호랑이의 역사만 파시더라구요.(웃음)

 

만화를 그려서 만화가라는 이름을 얻었고, 수필을 써서 수필가가 됐지만 마음속에 품고 있는 최종 꿈이있습니다. 그 자신이 도서관에서 꿈을 키운 것처럼, 정보를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인프라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것이지요. 


그는 만화를 그리기 전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려고 시도했는데 여러 가지 제약으로 실패했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제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만드는 명함엔 꼭 도서관장을 새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이 상징하는 것이 많은데, 정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문화 인프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공공장소라고 생각한다며 마무리했습니다.  




김보통 작가 추천 책, 책, 책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강수돌 | 생각의 나무 

대안 경제학자 강수돌이 꿈꾸는 행복한 한국 사회를 위한 제안서. 경쟁의 다층적인 의미를 본격적인 경제학적 담론에 편입해 심층적으로 논한다. 우리 삶의 진짜 행복과 삶의 희망은 승리를 이룬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 개마고원 

괴물이 된 20대의 자화상. 젊은 사회학자인 오찬호가 대학교에서 강사 활동을 하며 만난 20대들의 변해버린 진짜 얼굴을 발견한다. 20대의 현재를 냉철히 관찰하고 문제의 원인을 짚어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작품이다.  







〈붉은 여왕〉 


매트 리들리 | 김영사 

〈게놈〉, 〈본성과 양육〉의 저자 매트 리들리가 쓴 교양 과학 보고서. 성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지, 여성과 남성이 어떤 근거로 이성을 선택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또한 동물 세계의 다양한 예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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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