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화생활은 좀더 입체적으로 변했습니다. 눈앞에 뛰쳐나오는 것 같은 3D 기술에서 나아가 직접 현실감 있는 장면과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4D 기술까지, 실감나는 현실을 구현하는 기술들은 문화체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동화책 속에서 뛰어나오는 3D 공룡, 바로 눈앞에서 노래하는 스타의 모습을 펼쳐 보이는 증강현실 공연은 가상의 현실들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의 하나입니다.
원하는 부분에 원하는 연출 영상이 펼쳐지도록 만든 것이 3D 프로젝션 매핑(Virtual Space Mapping) 기술인데, 매핑 기술을 포함해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기술 개발을 담당한 곳이 종합 디지털 에이전시 ‘바이널’사입니다. 창작뮤지컬 <투란도트>는 사물 또는 공간 표면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다양하게 형태와 이미지가 변하는 지능형 무대공연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하이테크놀로지 뮤지컬’로 거듭났습니다. 또한 배우의 감정선에 따라 의상이 변하는 ‘인텔리전트 드레스(Intelligent Dress)’ 기술도 적용됐는데요. 투란도트가 화가 났을 때 옷이 공작처럼 쫙 펼쳐지고, 옷 표면의 이미지도 변하는 기술입니다.
이렇게 표현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킨 컴퓨터, 웹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하여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대중문화, 공연·전시 등의 분야에서 사용되는 각종 문화기술들은 문화의 수준과 가치를 높이고 우리 문화 생활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기술(CT·Culture Technology)이란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카이스트 원광연 교수입니다. 그에게 문화기술 속 ‘문화’의 정의를 물었습니다. 그는 문화기술 속 문화 또한 좁은 의미로는 예술 혹은 예술 활동을 의미하고, 좀 더 넓은 의미로는 삶의 방식, 즉 사람들의 가치관·습성·행동·말 모두 문화라고 말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문화기술 역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즉 예술 활동을 도와주는 모든 기술과 여기서 더 나아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기술이라는 의미죠.
그는 앞으로 모든 서비스나 상품이 다 문화상품이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미 자동차, 휴대폰 같은 많은 상품이 문화상품화 되었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는 농수산 식품까지 포함하는 99%의 상품과 서비스가 문화상품과 될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농수산 식품도 1차 가공품에서 나아가 브랜딩화 되고, 다양한 가공품으로 확장되며 지역의 축제나 다양한 문화행사와 연계되어 문화상품화되어 가는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스페인 ‘i2CAT’, 브라질 ‘RNP’ 등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과학기술 연구망과 전송 시 발생하는 지연 시간을 최소화해 주는 아르트론(Arthron) 소프트웨어를 활용, 3개 대륙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연주와 무용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융합한 것이죠. 이렇듯 미래의 무대공연 기술은 2차원적인 무대의 한계를 벗어나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입니다.
최근 ‘K뷰티(K-beauty :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화장품과 분장 기술 등 뷰티 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뷰티산업 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 뷰티서비스 산업 매출액이 4조9,710억원(이용업 포함)으로, 뷰티제조 산업 중 화장품산업 시장 규모가 6조5,898억원에 달합니다. 이 3D 페이셜 아바타 메이크업 기술을 잘 활용하면 한국 화장품, 분장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 예상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약 17개월간 지원한 <미스터 고>는 풀 CG 고릴라 구현을 위한 대량의 털 모델링, 스타일링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해 3D 시네마 제작 시스템의 표준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의 3D 콘텐츠 산업이 세계 최대 방송콘텐츠 전문 시장인 밉(MIP) TV 등에서 33만 달러의 판매 계약과 2천만 달러 규모의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등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