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최고의 애니메이션 화제작은? 어린이들 성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라바'라고 할 것 같은데요. 지상파와 케이블을 포함해 13개 채널에서 방영됐고, TV외에 버스·지하철·카페 등을 통틀어 6만 3345개의 모니터를 통해 선보였으며, 전 세계 97개국에 방영되는 동시에 캐릭터 상품만 1000개가 출시되는 등 2013년은 라바로 시작해서 라바로 끝났다고 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연령대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어요.
온몸을 꿈틀대며 하수구를 누비는 두 마리 애벌레는 지하로 떨어지는 온갖 쓰레기들을 가지고 어이없는 ‘쇼’를 선보이는데요. 팔다리가 없어 긴 혀를 뽑아 척척 빈 병을 타고 오르고,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합니다. 소시지 하나에 목숨을 걸고 ‘꺼억꺼억’ 트림하고 방귀를 쉴 새 없이 뀌어대는두 주인공은 1분여간 정신을 쏙 빼놓는답니다.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한번쯤 보고 ‘킥킥’ 웃었을 법한 장면들인데요. 이런 익살스러운 귀여운 캐릭터 '라바'를 창조한 사람을 만나봤습니다. 바로 라바의 '아빠' 맹주공 감독입니다.
캐릭터 창작에 대한 열정으로 국민애벌레 '라바'를 탄생
2011년 첫선을 보인 <라바>는 KBS와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회당 분량이 90초에 불과해 유튜브를 비롯해 지하철, 버스, 아파트, 엘리베이터, 옥외 전광판까지 진출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는데요. 이는 우리의 언어로 다른나라에까지 의미를 전달하기엔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인데요. 대사가 없는 만큼 다양한 표정들로 표현했습니다. 더불어 방귀, 트림, 똥와 같은 원초적인 소재와 같이 인류 공통의 웃음코드를 이용했습니다. 또한 왜 하필 애벌레를 선택했을까요? 맹주공 감독은 애벌레가 망가지기 쉬우면서도 독특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시즌 1 배경이 하수구인 이유는 굉장히 현실적이었는데요. 제작비는 한정적이고, 에피소드마다 아이디어는 새로워야 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곳이 어딜까 생각하면서 떠오른 곳이 바로 배수구 였다고 합니다.
라바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그의 인생도 꼭 라바의 수난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용기를 갖고 차린 기획사는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이후 들어간 벤처회사도 3년 뒤 문을 닫는 등 거듭되는 실패에 지쳐 있을 무렵이던 2007년 지금의 투바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때 그의 나이는 서른 다섯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지금의 라바를 탄생시켰어요. "창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욕심이겠죠. 우리 것 좀 만들어보자는 가슴 속의 뜨거운 욕구를 해결해야 했거든요."
국민애벌레 '라바'가 만들어지기까지
맹주공 감독은 지금의 라바 캐릭터의 초기 스케치를 보여줬습니다. 수십 개에 달하는 애벌레들이 각종 무늬와 크기별로 진화하고 있었어요. 무엇보다 그가 강조한 부분은 캐릭터 옐로우의 콧구멍이었습니다. 원래는 콧구멍이 없었는데 콧구멍을 그려넣은 옐로우가 처음에는 이상하더니 자꾸보니 웃겨서 넣었다고 해요. 옐로우의 콧구멍은 커졌다 작아졌다하며 캐릭터의 표정을 더욱 풍부하게 살렸고, 콧구멍으로 비눗방울을 만드는 에피소드도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기발한 에피소드는 6명으로 구성된 스토리팀이 매번 머리를 쥐어짜야 만들어진다고 해요. 틈만 나면 탁구대로 만든 테이블에서 회의를 하는데, 주거니 받거니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스토리가 되는데요. 예를 들면 빵이 어떨까?로 어떤 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해 팀원들과 계속해서 디테일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라바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2014년 5월 전국에 ‘라바 테마파크’가 신설되고 뮤지컬로도 라바를 만나볼 수 있다고 해요. 맹주공 감독은 2015년쯤 개봉을계획하고 있는 극장용 <라바>도 한창 작업 중이어서 내년에는 더욱 더 바빠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스케일로 만들 것인지, 풍부하고 다양한 내용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지금까지 올해 대한민국의 애니메이션계 '아이돌'이라 불리우며 그야말로 대세의 길을 걷고 있는 라바의 아빠 맹주공 감독을 만나봤는데요. 이미 97개국에서 라바가 방영되며 올해 캐릭터수입으로만 600억을 바라보고 있는 <라바>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며 맹주공 감독님의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열정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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