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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공감에서 추천하는 혼자 떠나는 여행 3선

보통 여행이라고 하면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자연을 벗삼아 나 혼자 떠나보는 여행은 어떨까요. 아마 자신을 한 번 돌아볼 뿐만 아니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라서 더욱 특별한 여행, '나홀로 여행' 3선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사색을 부추기는 <청도 운문사>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에 자리잡은 청도 운문사는 여승들만이 수양하는 천년고찰입니다. 운문사를 가는 길 초입에는 솔숲이 우리를 반겨주는데요. 암자와 암자를 잇는 숲길은 마치 사색의 오솔길 같습니다. 특히 청신암에서 내원암으로 향하는 숲길에는 운문사 들머리의 솔숲과 함께 참나무·전나무·소나무 자연림이 우거져 있습니다.


신라 진흥왕 때 세워진 운문사는 1,500년 역사를 지닌 대가람입니다. 운문사는 유서 깊은 고찰답게 경내에는 석탑·불상 등 7개의 보물들이 있으며, 수령 400년이 넘는 '처진소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스님들이 해마다 봄·가을로 막걸리 열두 말을 보시해 '처진소나무'는 아직도 싱싱하고 푸릅니다.


청도 운문사


또한 여승의 승가대학까지 품은 운문사는 닫힌 사찰입니다. 솔향만 은은할 뿐 깊고 닫혀서 더욱 마음이 가는 곳인데요. 운문산, 가지산, 비슬산이 둘러싼 운문사는 연꽃의 한가운데 꽃술로 안긴 자태입니다. 그렇지만 호거산 낮은 자리에 위치한 대웅보전이 있는 본전은 누구나 들릴 수 있는 곳입니다. 


운문사와 숲길들이 운치를 더하는 것은 바로 예불 때문입니다. 서쪽 능선 너머로 해가 지면 산중의 오케스트라가 시작되는데, 경내의 시끌벅적한 구경꾼들이 빠져나간 뒤 가사를 걸쳐 입은 스님들이 범종루에 오릅니다. 호거산 자락을 한차례 응시한 뒤 법고를 두드리면 목어와 운판의 두드림, 들짐승·날짐승·물짐승의 해탈을 염원하는 소리에 슬며시 모여든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닫고 작은 미동조차 멈춥니다. 그 와중에 법고 소리는 크고 힘차게, 작고 여리게 반복됩니다.


운문사를 빠져나오면 운문산 자연휴양림과 운문호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딱따구리 우는 휴양림에서의 하룻밤은 운치를 더하며, 운문호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옛집 한 채가 덩그라니 놓여있습니다. 조선 후기 건축양식의 운곡정사는 운문댐 건설로 터전을 옮겼지만 자태만은 여전히 곱고 그윽합니다. 또 선암서원, 운강고택 등 청도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옛집들이 참 많습니다.

 

* 청도 운문사

가는길 : 경부고속도로 동대구에서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경유한 뒤 청도IC에서 빠져나온다. 운문 방향으로 달리면 운문호를 지나 운문사가 있다. 동대구와 밀양을 경유하는 열차도 30분~1시간 단위로 청도역까지 운행된다. 열차로 도착했을 경우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청도역 앞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이용한다.

숙소 : 운문사 자연휴량림(054-373-1327), 용암온천 등


  과거의 흔적을 따라 걷는 <충남 부여 사비길>


부여 사비길


사비는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의 옛 이름입니다. 660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된 지 1,400여 년이 흐른 지금 부여는 안개에 쌓여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특히 사비길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역사 체험의 장이 되는데요. 사비길의 시작은 시외버스터미널 택시정류장 앞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비길은 코스에 연연치 않고 마음 가는 대로 걷기 참 좋은 길입니다. 특히 유적과 유물이 부여 시내에 집중돼 있어 걷다 보면 다 만나게 되는데요. 먼저 사비의 진산인 부소산으로 향하면 약 2.5킬로미터 둘레의 부소산성을 보게 됩니다. 이곳은 천천히 돌아다니다 보면 꼬박 반나절이 걸리기 때문에 가볍게 걷는 것이 좋습니다.

사비길을 잠시 벗어나 곡식을 저장해 놓았던 군창지를 보고 다시 사비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걷다 보면 백제 태자가 걸었다는 태자골 숲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부소산성 내에서도 가장 고즈넉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낙화암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백화정과 천년송이 눈길을 끄는데 향기를 맡으며 내려오면 의자왕과 3천궁녀가 백마강으로 꽃잎처럼 떨어졌다는 낙화암에 내려섭니다.

계속 길을 걷다보면 위엄을 자랑하고 있는 국보 제9호 정림사지 5층석탑을 볼 수 있습니다. 백제가 멸망할 당시 사찰과 탑 1천여 개가 한달 내내 불길에 휩싸여 있었지만 바로 정림사지 5층석탑만이 그 곳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탑입니다. 이 곳은 늘 변함없어 옛날부터 부여 사람들의 약속 장소로 애용되었습니다.

정립사지 5층석탑을 지나 국립부여박물관으로 향하면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를 볼 수 있는데요. 이 향로의 높이는 61.8센티미터에 이릅니다. 한 마리의 용이 여의주 대신 향로를 물고 떠받드는 형태의 이 향로는 몸체는 연꽃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정상 부위에는 봉황 한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부여 사비길을 걷다보면 위에서 살펴본 것을 제외하고도 백제 별궁 연못인 궁남지, 능산리 절터와 능산리고분군, 고분 7기 등을 볼 수 있는데요. 이처럼 볼거리가 참 많은 부여 사비길은 현재까지도 백제에 대한 발굴과 연구가 계속되고 있어 백제는 후손들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 충남 부여 사비길

가는길 :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부여행 버스를 이용한다. 고속버스는 2시간, 일반버스는 3시간 30분 소요된다.

식당 : 장원막국수(막국수, 비빔막국수, 수육, ☎041-835-6561), 백제향(연밥, 우렁쌈밥 등, 041-837-0110)


  너른 바위에 앉아 선비가 되어보는 <경남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경남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총 10.2킬로미터의 길이의 선비문화탐방로를 걷다보면 함양 선비문화탐방로는 비단같이 아름다운 계곡이라 불리는 화림동 계곡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걷는 중간중간에는 이야기가 있는 정자들이 세워져 있어 지루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 길은 계곡길이지만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걸을 수 있는 곧입니다.


먼저 억새로 지은 정자인 거연정을 지나 군자정으로 향합니다. 군자정은 거연정보다 70년 앞서 지은 정자인데요. 조선 성종 때의 대학자인 일두 정여창(1450~1504년)선생을 기리기 위해 전시서의 후손이 지은 정자입니다. 정여창 선생은 봉전마을에 처가가 있어 주로 이곳을 찾아 시를 읊고 강론을 펼쳤다고 합니다.


군자정을 뒤돌아 나와 봉전교를 건넙니다. 이곳은 거연정을 가장 예쁘게 찍을 수 있는 자리인데요. 거연정을 휘둘러 흐르는 물굽이가 참 잘 보입니다. 사진을 찍고 봉전교를 건너면 화림계곡 탐방 안내판 오른쪽으로 나무데크가 놓여있습니다. 


데크 난간 옆으로는 산수국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자주색, 연한 청색, 백색 등 꽃 색깔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산수국의 매력은 유성화보다 더 화려하게 가장자리에 꽃을 피운 무성화인데요. 무성화 잎에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아 청초한 색을 띱니다. 한편 나무데크는 영귀정을 지나야 끝이 납니다.


동호정은 동호 장만리 선생의 후손들이 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1890년에 세운 것인데요. 한때 동호 장만리 선생은 임진왜란 때 선조를 등에 업고 수십리 길인 의주로 피난한 공로를 인정받아 충신 정려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관직에서 물러난 뒤에 이곳에서 자연을 벗삼아 낚시를 즐겼다고 합니다.


* 경남 함양선비문화탐방로

가는길 : (버스) 안의버스터미널에서 서상행 군내버스를 타고 봉전마을 정류장에서 하차. (자가용) 대전통영고속도로 서상IC를 빠져나와 안의 방양 26번 국도를 타고 7킬로미터를 달려 거연정휴게소 주자창에 주차.

식당 : 삼일식당(막갈비찜, 갈비탕, ☎055-962-4492), 옥연가(연밥 전문점,☎055-963-0107)


이상으로 청도 운문사를 비롯해 총 세곳의 나홀로 여행지를 알아보았는데요. 단순히 걷는 여행을 넘어 문화와 역사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여행길이라 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과 함께 이번 여름, 따스한 햇볕아래 바람을 벗삼아 걸어 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