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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나눔을 실천하며 풍요로운 삶을 즐기는 사람들의 5가지 이야기

나누는 삶


풍요로운 삶이란 어떤 삶을 뜻하는 말일까요? 물질적인 풍요로움에서 오는 편안함도 좋지만 진정한 의미의 풍요로운 삶이란 아마도 사람들간의 관계, 서로 나누는 마음의 따뜻함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웃들과 따스한 정을 나누는 사례 5가지가 있습니다. 음악공연을 통해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밴드, 취미생활을 공유하며 힐링을 할 수 있는 공방, 10년 째 십시일반 나눔을 실천하는 야구팀까지. 나눔에서 오는 마음의 풍요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다섯가지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까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음악, 사회인밴드 '세컨드드림'


사회인 밴드 세컨드드림


'세컨드드림(2nd Dream)'은 학창시절 꿈꿨던 음악의 길을 잊지 못한 사회인 아저씨들이 뭉친 사회인밴드입니다. 나이가 더 들면 정말 음악을 못할 것 같아 부랴부랴 밴드를 결성한 것이 2010년, 올해로 5년째 밴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멤버는 보컬을 맡은 서용훈(37), 드럼을 담당하는 김지훈(35), 기타와 코러스를 맡은 김동한(32), 베이스를 맡은 이수영(32) 씨까지 5명으로 직업도 음악 취향도 제각각입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여가를 갖기란 쉽지 않지만 활동을 위해 모일 때 만큼은 예외라는 세컨드 드림은 2주에 한번씩 꾸준히 연습을 하며 연 2~3차례 외부공연에 나서고 있는데요. 자우림이나 윤도현밴드 같은 인기 록 밴드의 대중가요에서부터 국내 인디밴드나 해외 유명 밴드의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합니다. 세컨드드림의 밴드활동 중 가장 큰 특징은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돈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에는 지역사회 거주민들과 함께하는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동조 씨는 인터뷰 말미에 "무료 공연을 원하는 분들은 저희에게 연락해 달라는 내용을 기사에 꼭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과 음악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거든요. 어려워하지 말고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참, 키보드담당과 여자 보컬을 새 멤버로 찾고 있으니 함께하실 분들은 꼭 연락바랍니다!"


   성취감에서 얻는 힐링과 청소년교육까지, 수제카드공방


수제카드공방


'수제카드 만들기'는 페이퍼 아트의 한 종류로 최근 획일화된 상품을 지루해하는 많은 이들이 찾는 DIY의 한 분야입니다. 종이를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가공이 어렵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데요. 정지원(44, 여)씨는 틈틈이 즐겨오던 취미인 카드만들기를 이용해 수제카드 공방을 열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카드를 직접 만들고 기법을 배울 수도 있어 공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씩 공방에 간다는 양현진(36, 여)씨는 "직접 만든 카드에 마음을 담아 선물하면 그 어떤 선물을 받은 것보다 기뻐한다"며 "공방에서 배운 기법으로 카드를 만들고 있노라면 내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공방에 수강생들이 모이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뭔가에 몰입해서 만들고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작품이 완성되는데, 그 성취감에서 '힐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수제카드만들기는 취미를 넘어 사회적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실제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와 몇몇 학교로부터 정 씨에게 강사 초빙이 온 적도 있고 수강생이자 서울 신림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현진(50, 여)씨는 "배운 내용을 학교에서 생활적응지도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나누는 기쁨을 함께 누리는 야구팀, 서광 레드스톰


야구동호회 서광 레드스톰


경기지역 사회인야구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서광 레드스톰'은 2004년 결성되어 올해로 10년째, 서울 은평구와 인근지역 선후배들이 모여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야구 동호회가 그렇듯 레드스톰 역시 배불뚝이 동네 아저씨들끼리 모여 유니폼 입고, 헬멧 쓰고, 방망이 휘두르는 평범한 야구 동호회입니다. 야구가 끝나고 나면 생맥주에 치킨 먹는 것도 천생 동네 아저씨들이죠.

하지만 레드스톰에는 다른 야구 동호회에는 없는 특별한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눔과 봉사입니다. 레드스톰은 부정기적이긴 하지만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꾸준한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창단 때부터 감독 겸 선수로 뛰고 있는 임수철(44)씨는 "대단할 것 까지는 없지만 나름대로 나누고 베풀면서 살려고 노력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창단 직후였던 2004년 가을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던 전북 군산지역의 사회인야구팀에게 유니폼과 야구용품을 전달했고 3년 전에는 나눔의 손길을 해외로 넓혀 우즈베키스탄 고아원 야구팀에 야구용품을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지성호(52)단장은 "돈을 벌기 위해 동호회를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네 삶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유니폼을 입은 것"이라며 "운동장에서 함께 뛰다 보니 회원들끼리 마음을 모을 수 있었다. 야구도 더 잘하고 봉사활동도 더 잘하는 레드스톰이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노숙인, 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만드는 무대, 서울발레시어터


서울발레시어터 무료강습


국내 최초의 민간 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51, 여)단장과 제임스 전(55, 한국명 전상헌)예술감독(한국체대 생활무용과 교수). 이들 부부는 4년 전부터 노숙인 등 문화소외계층들을 대상으로 무료 발레 강습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2009년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단체입니다. 


"발레가 소외계층에게는 좀 사치스러운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발레를 하다 보면 비장애인과 장애인, 일반인과 노숙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됩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이고요."라고 말합니다. 김 단장 부부에게 수업을 받은 뒤 노숙인들과 장애인들은 자연스레 발레와 가까워졌습니다.

노숙인 자활을 위해 2010년 창간된 잡지 <빅 이슈>를 판매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4년 전부터 발레강습을 하고 있는 부부는 늘 위축되어 있는 노숙인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는 무대 위에서 발레를 통해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인 자존감 역시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격차 역시 발레를 통해 좁힐 수 있었죠. 함께 수업을 받는 동안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었고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습니다.

하고 싶을 때까지 지금의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부부는 "마라톤을 완주하고 막 들어온 사람에게 삶은 달걀을 준다면 그게 독약이지 보약이겠어요? 그보다는 물 한모금이 절실하죠. 그런 게 나눔이고 기부라고 생각해요. 이웃과 물 한모금을 나누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SNS를 통한 소통과 인문학적 사색, 오빠네사진관


오빠네 사진관


'오빠네 사진관'은 SNS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온라인 모임입니다. 페이스북 담벼락을 도배하는 이들의 대화 주제는 언제나 사진으로 시작해 사진으로 끝나는데요. 주인장인 포토디렉터 주기중(55)씨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2011년부터 사람들을 모아 오빠네 사진관을 열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내몰리잖아요. 모두가 외롭죠. 저 또한 사진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다른 누군가와 사진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눌 시간이 없었어요."

현재 오빠네 사진관의 회원은 64명, 화가, 회사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에 한국 뿐 아니라 외국에 사는 회원들까지 구성이 매우 다채롭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모이는 사람들은 주로 20여 명,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폭넓은데요. 이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업로드해서 서로 코멘트를 달아주고 토론을 벌입니다. 전문 사진가로 '오빠네 사진관'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는 황소연(46)씨는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사진을 보는 관점과 안목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오빠네 사진관'의 관심은 '인문학적 사색'에 있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멘토와 멘티로 구성돼 세미나를 여는데요. 사진이론을 비롯해 비평, 철학 등 다양한 인문 분야를 아우릅니다. 이와 함께 '오빠네 사진관'은 앞으로 사회공헌활동에도 뛰어들 예정입니다. 


주기중 씨는 "회원을 늘려가면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사회에 공헌하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동호회 수익 대부분은 사진 판매입니다. 더 많은 작품활동으로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부터는 사회공헌활동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재능기부 형태로 그림을 그려가고 있어요. 각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무료 사진강의를 하는 모습이 좋지 않을까 계획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