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은 만화! 한눈에 딱 딱 떨어지는 맛이 책을 읽는 것과는 사뭇 다른 즐거움이죠. 여러분이 즐겨보는 웹툰은 무엇인가요?
<이끼>, <미생>,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웃 사람>. 영화는 물론 드라마로 제작돼 화제를 일으킨 웹툰들입니다. 수년간 만화 그리기에만 몰두한 웹툰 작가들의 결과물이기도 하죠.
만화도 좋지만,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한다
반면 만화보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웹툰 작가도 있습니다. 만화 <폐인가족>의 작가 김풍(본명 김정환·36)입니다. 그는 2002년 ‘폐인(인터넷에 중독된 사람)’, ‘면식수행(라면만 먹으면서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라는 신조어를 작품에 실어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후 캐릭터회사 사장, 연극배우로 살다가 2009년부터는 트위터에 빠져 살았다고 해요. 이곳에 올린 요리법이 계기가 돼 올리브TV <올리브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요리 프로그램의 참여 셰프 중 한 명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옮겨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입니다. “트위터에 올린 요리법 ‘골뱅이 크림라면’을 본 올리브TV 관계자가 <올리브쇼> ‘100인의 푸드톡’ 출연을 제의하면서 시작됐죠. 일반인들이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에 집중하면서 ‘자취요리 연구가’라는 별명을 얻게 됐어요.”
김 작가의 요리 실력은 전문 요리사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연극에 이어 이번엔 요리냐는 핀잔을 듣습니다. 방송작가들도 자꾸 전문 요리사인 셰프와 대결구도를 만들어 저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물론 요리를 먹는 것도,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 요리 실력이요? 아마추어보다 조금 나은 수준입니다."
요리 실력은 겸손, 요리법은 화제
요리 실력에 관해서는 겸손했지만 그의 요리법은 화제입니다. 지난 8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한 ‘토마토 냉면’은 같이 출연한 방송인 전현무 씨의 극찬을 받았고, 최근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만든 ‘고기와 썸타는 떡국떡 삼합’ 요리도 출연진의 기립박수를 받았어요.
“7년 정도 자취를 하긴 했는데 자취 노하우라고 하기는 어려워요. 원래 요리를 즐겨 집에 각종 소스, 향신료 등 많은 재료를 갖추고 있습니다. 정식 레시피(요리법)대로 만들어보고 일반인이 가정에서 활용하기 쉬운 재료로 비슷하게 맛을 낼 방법을 찾아봅니다. 방송에 선보이는 요리가 바로 그런 예죠.”
김 작가는 덧붙여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먹는걸 좋아해 많은 식당을 다녔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접하면 직접해 보고 싶었죠. 그 가게가 사라지면 먹을 수 없잖아요. 그렇다고 한 번 만든 요리를 여러 번 만들지는 않습니다. 기존 레시피랑 다르게 집에 있는 재료로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있죠.”
먹고 싶은 것은 직접 요리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일도 있었습니다. “가정집 오븐으로는 화덕에서 구운 피자를 재현할 수 없었어요. 맛을 제대로 내려면 섭씨 400도에 가까운 화력이 필요했거든요. 우선 이탈리아 요리 셰프가 알려준 레시피대로 재료를 준비했죠. 오븐에서도 화력을 더 높게 올릴 수 있는 피자 돌판까지 구해 만들었는데 맛이 진짜 기가 막혔어요. 다만 난장판이 된 주방을 치우기 힘들어 그 이후로는 해먹지 않습니다.”
요리는 취미지만 '웹툰작가'는 본업
앞서 요리 얘기를 주로 했지만, 자신이 만화작가임을 분명히 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는 최근 웹툰 <찌질의 역사>를 내놓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도 했어요. 이 작품은 20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스무 살 대학생 남자 4명의 연애 얘기를 과거 회상 방식으로 하고 있으며 시즌 2까지 연재 중이에요.
만화가로서 행사 참여도 적극적입니다. ‘2014 아시아 스토리텔링 페스티벌’ 초대,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 홍보대사로 위촉 되기도 했습니다.
“<찌질의 역사>는 남자들의 성장기예요. 20대에는 연애하면서 하지 못했던 것들, 좋아했던 여자가 아니면 죽을 것 같았던 마음도 30대가 되면서 다 추억이 됐죠. 돌이켜보면 부끄럽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이 작품 한 회를 올리기 전에 무려 5일이나 고민합니다.”
하지만 김 작가가 ‘공감’이라는 주제를 만화에 담아내기까지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습작’처럼 그린 <폐인가족>이 뜨면서 캐릭터 사업까지 잘됐어요. 딴생각을 했죠. 만화가로서 만화를 그리기 보다는 하고 싶은 일이니까 했어요. 회사를 차리고 다른 일을 하다 돌아와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더군요.”
작가로서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시도
이후 새로 만든 만화 기획으로 작품활동을 시도했습니다. “부랴부랴 만든 기획안을 내봤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어요. 잠시 쉬기로했죠. 이때 트위터에 몰두했습니다. 트위터 덕분에 방송도 하지만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의 반응에 묘한 마력이 있더군요.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 솔직한 생각, 유머등 트위터에 올린 150자 분량의 글에 쏟아지는 관심과 저변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의 힘을 느꼈습니다.”
요리 프로그램 활동에 열중하다가 만화 얘기가 나오면서 그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요리 방송, 트위터, 사업 등 모두 작가로서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시도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제게는 1등보다 자존감이 우선이었죠.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요리에서 얻은 성취감이 작품활동에 필요한 체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요리 이제 안 할 거냐고요? 요리도 만화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거라 재미있는데 안 할수 없죠.”
작가로서의 다음 목표도 밝혔습니다. 요리 방송을 하며 익힌 경험을 녹여낸 요리 만화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진중한 만화를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몇 가지 작품에 대한 구상을 끝냈어요. 우선 요리를 즐기니까 요리 만화를 빼놓을 수 없죠. 트위터를 하면서 들은 인생 이야기도 앞으로 진지한 만화를 그리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며 웃고 우는 웹툰 한편으로 새해를 훈훈하게 시작해보는건 어떨까요? 한칸의 박스만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웹툰 작가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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