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아마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IT 기업들입니다. 지금은 거대한 기업이지만 처음은 작은 차고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진가를 눈여겨 본 창업 생태계의 적극적 도움을 받아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미래를 견인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각 시·도에 아이디어 대박, 기술 대박을 실현할 ‘꿈의 차고’가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기업이 손잡고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술로, 제품으로,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창업 인큐베이터 구실을 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대전을 시작으로 대구, 전북(전주), 경북(구미), 광주, 충북(청주) 지역에 자리한 6개 센터를 소개합니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이 지난해 3월 26일 출범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입니다. 지난해 10월 10일 대기업 SK의 참여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창업지원센터로 본격 가동을 시작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확대 출범 5개월을 맞아 벤처 투자 유치, 매출 증가, 고용 확대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에스-스포츠 와이파이 카메라 ‘더뷰1’ 출시
스포츠 와이파이(WiFi) 카메라 ‘더뷰1(the VUE 1)’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원한 입주업체 ‘더에스’의 첫 출시 제품입니다. 2014년 6월 지역 육성 기반조성 사업으로 선정된 뒤 벤처 인증을 받았으며, 드림 벤처스타 공모전을 통해 10월부터 확장 운영된 대전센터에 입주해 지원을 받았습니다.
엠제이브이-웹 기반 자동 동영상 제작 ‘비디어 팩토리’
대전센터에 입주해 지원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업체인 ‘엠제이브이(MJV)’는 이르면 3월 중순부터 웹에 사진과 텍스트를 올리는 것만으로 몇 분이면 뚝딱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비디오 팩토리(video factory.net)’의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씨메스, 알티스트-법인 설립 이후 첫 매출 기업
‘씨메스’와 ‘알티스트’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SK와 대형 전시행사에 동반 참가하고 마케팅 망을 공유하면서 법인 설립 이후 첫 매출을 올린 기업입니다. 씨메스는 산업용 3D센서 시스템 제조업체이며, 알티스트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을 기반으로 한 고신뢰 실시간 운영체제(Real-Time Operating System) 전문업체입니다.
씨메스는 드림 벤처스타 공모전에서 선발돼 대전센터 입주기업으로서 SK의 홍보와 마케팅 지원을 받으며 2014년 말 1억5000만 원의 매출(발주 기준)을 올렸습니다. 씨메스의 3D스캐너 ‘서파인더(SURFinder)’는 기존 2D 검사나 3D센서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자동차 부품, 반도체 조립 등의 정밀한 검사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테그웨이-‘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엑센-최고액 투자 유치
대전센터의 10개 입주 기업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됐던 기업은 단연 ‘테그웨이’ 입니다. 테그웨이는 지난 2월 4일 프랑스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8회 유네스코 넷엑스플로상 시상식에서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대상을 수상한 조병진(52) 교수팀의 ‘웨어러블(wearable) 체온 전력생산 기술’을 활용해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해 스마트 기기를 충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 중입니다.
한편 대전센터 입주기업 가운데 가장 투자 유치를 많이 한 기업은 가스센서 전문기업 ‘엑센’입니다. 이산화탄소 센싱 기술을 보유한 엑센은 2014년 말 기준으로 입주업체 가운데 최고액인 10억 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엑센은 가정, 사업장 내의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을 위한 센서 장치 등 9건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소프트웨어 유지 보수를 진행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키우는 한편, 이에 대한 적합 판정을 받게 된다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의 발전 또한 열려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구광역시 동구 동대구로에 자리한 대구무역회관 13층. 한 개 층을 통째로 쓰는 C-Lab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구센터)의 핵심 시설입니다. 이곳에선 코앞이나 다름없는 동대구역을 비롯해 대구 시내 전경이 한눈에 시원하게 내려다보입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절로 치유되는 듯한 여기에 ‘예비 창업자와 중소·벤처기업의 놀이터’ 같은 장(場)이 펼쳐진 건 무슨 연유에서일까요.
놀이터 같은 창업보육 공간 개방형 C-Lab
C-Lab은 삼성이 대구센터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공간입니다. 입주한 예비 창업자와 중소·벤처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과 테스트, 시제품 제작 등을 할 수 있게 돕는 구실을 합니다. 현재 C-Lab에 입주해 있는 업체는 18개 팀. 대다수가 스타트업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2월 16일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C-Lab 벤처 창업 공모전’에 지원한 3719개 팀 중에서 207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된 쟁쟁한 실력파입니다.
대구센터와 삼성은 이들 1기 스타트업의 창업 열기에 걸맞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들 팀은 6개월 과정으로 C-Lab에 상주하면서 창업 준비금을 지원받고, 집중적인 벤처 창업 육성·지원 프로그램인 ‘C-Lab 액셀러레이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주어지는 창업 준비금은 팀당 2000만 원. 사업화 가능성에 따라선 추가 투자금을 최대 4억8000만 원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삼성과 대구시는 각기 100억 원씩 출자해 200억 원 규모의 지원펀드를 조성했습니다. 대구센터는 스타트업들이 6개월 정규 과정을 마치면 자립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벤처캐피탈과 연계해주거나, 국내 최고 수준의 회계·법무법인을 통해 인수합병(M&A), 지적 재산권 관련 전문 컨설팅 등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광주광역시 북구 오룡동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자리한 1센터와 서구 양동 KDB(옛 금호생명) 빌딩에 자리 잡은 2센터 등 두 톱 체제입니다. 1센터는 수소연료전지차 연구에 집중하고, 2센터는 ‘서민 주도형 창조경제 모델’ 구축에 전념합니다.
자동차 관련 창업 원스톱으로 지원 육성
센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 전장부품 구성 시스템 구조물입니다. 차량의 차체를 뜯어낸 내부 장치와 각각의 기능을 시각화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설치한 것이죠. 구조물 앞쪽엔 모니터를 설치해 더 자세한 기능과 적용 사례를 보여줍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음에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충전소가 확보돼야 수요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융합 스테이션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수소차산업의 생태계가 광주에 조성됩니다.
수소 경제 구현 새 비즈니스 모델 개발
1센터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수소차 생태계’ 조성입니다. 친환경 자동차 중 하나인 수소연료전지차 및 관련 산업을 광주에 육성해 ‘수소 경제’를 실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수소는 오염 물질 배출이 없고 생산이 용이한 차세대 에너지로 손꼽힙니다.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최근 일자리 창출, 에너지 안보, 新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분야입니다. 1센터는 수소 경제 구현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창업을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효성과 전북도는 2020년까지 탄소 분야의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고 한국의 탄소 분야 기술 수준을 세계 톱 3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효성은 2020년까지 1조2000억 원을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투입해 연간 생산능력을 1만4000톤으로 늘리고, 탄소 관련 수출을 100억 달러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소재, 부품, 완제품 생산 탄소 클러스트 조성
이 프로젝트의 중요 거점은 지난해 11월 24일 출범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입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홍산로 서광빌딩 2층에 마련된 연면적 1173㎡의 사무 공간이죠. 효성과 전북도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전북지역의 창조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용이한 이곳에서 창업 아이디어 시뮬레이션부터 교육은 물론 전문가 멘토링, 협업 공간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정부가 역동적인 혁신경제 구현을 위해 추진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국 시·도에 설치되면서 지역 경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군 오창읍 각리에 위치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충북센터)는 2월 4일 개소해 타 지역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워 충북지역과 지원기업인 LG그룹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충북센터가 타 지역 센터에 비해 특히 두드러진 점은 바로 특허를 무료로 제공하는 점입니다. 충북센터는 ‘IP서포트존’을 통해 LG 보유 특허 2만7000여 건, 1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특허 1600여 건 등 총 2만9000건에 달하는 특허를 중소·벤처기업에 유·무상으로 제공해 중소·벤처기업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를 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공개되는 특허는 충북지역의 특화산업 분야인 뷰티, 바이오, 에너지는 물론 전자, 화학, 통신 분야까지 포함된다. 특히 LG는 단일 기관이 무료 개방하는 특허 규모 가운데 최대인 3000여 건의 특허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특허 2만9000개 중소·벤처기업에 유·무상 제공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특허 공유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들이 제조 분야의 기술력이나 설비는 있지만, 특허 부담으로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미래창조과학부, 특허청 등과 협력해 충북센터를 ‘국가 IP 허브’로 확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소기업들의 완성도 높은 원료 개발을 위해 혁신센터 내에 위치한 ‘화장품 평가랩’에서 원료 효능 평가 등을 실시하고, LG생활건강 기술연구원에서 정밀평가도 진행합니다. 또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은 LG가 조성한 충북창조경제펀드를 통해 지원받을 수도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 진출 성공 사례와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컨설팅 등을 제공해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 판로 개척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LG 직원들의 아이디어 마켓 중소·벤처기업에 적극 개방
LG는 충북 바이오 연구기관과 기업 등에서 활동 중인 LG 전·현직 바이오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바이오 멘토단’을 운영해 중소·벤처기업들에 사업화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의 기술역량, 설비 등을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신약개발센터 등과 연결해 중소·벤처기업의 제품 개발과 생산의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충북센터는 중소·벤처기업이나 창업 희망자들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아이디어 마켓’도 개설했습니다. 아이디어 마켓은 LG 직원들이 그룹 사내 포털에 제안한 상품 아이디어 중 정제된 아이디어만을 추려 충북센터에 공개한 것입니다. 이미 LG 측에서 사업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개방했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더 실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제품 테스트와 사업화까지 LG에서 지원합니다.
스마트팩토리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핵심 사업으로 제조설비의 비효율적 공정을 개선하고 최적의 공정을 갖춰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경북센터는 이를 ‘공정 혁신’이라 일컫습니다. 스마트팩토리를 위해 삼성의 협력사 10여 곳이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순수 국산으로 외국산에 비해 10배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공정 혁신과 업종 전환 창조산업단지로 도약
IT의료기기, 탄소복합소재, 스마트센서, 초정밀 금형, 첨단 로봇, 3D영상, 3D설계·프린트. 이상 7개 산업은 경북도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경북도의 7대 유망 산업입니다. 신사업을 발굴하고 업종을 전환해 노후화한 산업단지를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두 번째 핵심 전략입니다.
7대 유망산업 지원 경북 문화·농업 사업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세 번째 핵심 전략은 지역의 전통문화유산과 농업자원의 사업화입니다. 종가음식, 고택, 안동 하회탈춤 등 경북의 전통문화를 사업화하기 위해 웰스토리, 호텔신라, 제일기획 등 삼성 계열회사가 전담팀을 꾸려 상품화, 마케팅, 홍보를 지원합니다. 불국사 등 경북지역 문화재는 최신 영상 콘텐츠로 재탄생했습니다. 3D영상 제작설비를 활용해 가상현실 콘텐츠로 제작하고 이를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기기인 ‘기어VR’와 연계해 국내외에 우리 문화재를 홍보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Creative(창의), Collaborative(협력), Cultivating(육성), Convergence(융합), Center(중심). 이상 ‘C5’는 포항창조경제센터가 위치한 포스텍 융합연구동의 이름입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융·복합 연구를 발전시키겠다는 건물의 건립 취지는 포항창조경제센터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었습니다. 1월 30일 문을 연 포항센터는 포스코가 주도하는 최초의 민간 자율형 창조경제혁신센터입니다.
포항센터의 비전은 에너지와 첨단소재에 특화된 강소기업 육성과 벤처창업 활성화입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포스코에너지와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으로 연료전지 신기술을 개발하고, 소재 분야에서는 포스코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론되고 있는 리튬, 니켈 등 첨단 소재 클러스터를 조성해 동반성장형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입니다. 더불어 강소기업 육성 기술지원단을 구성하여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마케팅, 법률, 금융, 설비 등에 대해 지원키로 했습니다.
한편 1만6000㎡ 규모의 포항센터에는 방문자들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공간, 모형제품 전시실, 교육실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에너지, 소재, 환경 분야의 신기술 예비 창업자와 창업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신생기업 10여 곳이 이곳에 입주해 연구 활동을 벌이게 됩니다.
공감 정책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