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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정보

가정 호스피스제도로 존엄한 임종을 준비한다

현실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극히 낮은 병의 환자의 경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병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힘든 투병 생활에 지쳐 사실상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이런 환자의 경우 치료 목적이 아닌, 임종까지 남은 시간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심신의 안정을 목적인 완화의료를 이용합니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삶을 정리하면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호스피스제도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도 시행합니다. 또한 7월 15일부터 건강보험이 말기암 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에까지 확대 적용됐습니다. 2003년 ‘암 관리법’ 제정으로 국내 말기암 호스피스·완화의료가 법제화된 지 12년 만에 그에 적합한 건강보험 수가(酬價)가 개발·적용된 것입니다. 이는 말기암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호스피스·완화의료 선택 기회를 넓힘으로써 생의 마지막 시기를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병실에서 차분하게 정리하는 새로운 의료문화를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말기 암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완화의료팀이 통증, 구토, 호흡곤란 등 환자를 힘들게 하는 신체적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 사회적, 영적 어려움을 도와 그들의 고통을 덜어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처럼 전인적인 치료와 돌봄을 제공함에도 그동안은 급성기 치료 중심의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적용할 수밖에 없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의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현재 국내 암 환자들이 말기암 선고를 받고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이용하는 경우는 전체의 12.7%(2013년 기준)에 그칩니다. 이용하더라도 임종에 임박해 선택하므로 환자와 보호자 모두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해외 말기암 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률은 미국 노인·장애인 건강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의 경우 43%, 대만은 30%에 이릅니다.


말기암 판정을 받은 환자가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이용하려면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관련 안내를 받고, 적절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을 선택한 후 해당 기관을 방문해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 동의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그러면 전문기관의 담당 의사는 환자를 진료한 후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결정하게 됩니다.


호스피스제도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은 병·의원, 종합병원 및 한의원·한방병원 중 ‘암 관리법’ 제22조에 따라 인력, 시설, 장비 등의 기준을 갖추고 신청 절차를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의료기관을 말합니다(2015년 7월 기준 전국 총 60개 기관).


말기암 환자가 입원해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받을 경우 하루당 약 1만8000~2만3000원(총 진료비 25만~33만 원/일, 간병급여 포함)의 환자 부담이 발생합니다. 말기암 호스피스·완화의료는 하루 입원의 총 진료비가 미리 정해진 일당정액수가(입원료+의료행위료+약제비+치료재료비+비급여의 평균값)를 적용하고, 비급여를 최대한 막아 환자 부담을 낮췄습니다.


■ 완화의료의 선택 기회가 넓어진다


또한 정액수가로 인한 과소 진료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 고가의 처치·시술, 마약성 진통제, 상담료(주 1회) 등을 정액수가 외에 별도로 산정토록 하고, 비급여 중에선 1인실 상급병실차액(의원급은 1인실까지 급여), 유도 목적의 초음파 비용만 환자에게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아울러 말기암 환자 대다수에게 밀접한 간병이 필수적임을 감안해 호스피스 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를 통해 제공되는 전문 간병(보조 활동)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했습니다. 그동안 사적 간병인이 특별한 관리 없이 24시간 병실에서 숙식하면서 환자를 돌봤다면, 호스피스 전문 간병은 전문 요양보호사가 3교대(8시간) 등 적정 근무로 간호사의 지도·감독하에 환자 3명의 위생, 식사, 이동 등 일상생활을 보조하면서 의사, 간호사와 체계적이고 면밀하게 협력합니다.


환자 부담은 하루 4000원(총 간병급여비 8만 원/일)입니다. 다만, 제도 초기엔 간병 서비스 제공이 의료기관의 선택사항이므로 호스피스 이용 전에 해당 기관의 간병 서비스 제공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호스피스제도


보건복지부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에서 전문 간병 서비스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말기암 환자가 입원해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이용하는 것뿐 아니라 환자의 가정으로 의료진 등이 방문해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가정 호스피스’도 추진합니다.


올해 내로 관련 규정을 법제화 하고 건강보험 수가 시범사업을 시행토록 준비중입니다. 가정 호스피스는 환자가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고, 병원 감염의 위험이 낮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2년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말기암 및 진행암 환자 465명(19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75.9%가 가정에서 지내길 원했고, 89.1%(복수 응답)가 가정 호스피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가정 호스피스가 기본이 되며, 가정 호스피스로 증상 조절 등이 안 될 경우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관리합니다. 미국, 싱가포르는 가정 호스피스 위주의 호스피스 체계를 구축했고, 대만은 가정 호스피스에서 시작해 입원형 호스피스로까지 성공적으로 확대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말기암 호스피스·완화의료의 건강보험 적용 이후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제도를 보완·발전시킬 방침입니다. 특히 지역별로 입원 병상이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게 ‘호스피스 병상 수급계획’을 수립하고,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 평가를 강화해 서비스가 부실한 기관의 퇴출을 유도할 예정입니다.


| 문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1644-2000 www.hira.or.kr

국립암센터 1577-8899, hospice.cancer.go.kr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호스피스·완화의료의 건강보험 수가 적용을 통해 호스피스 제도가 활성화되고, 존엄한 임종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호스피스제도

2015년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