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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치유와 통합의 장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8일 취임 후 첫 공식 기념행사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했습니다. ‘5·18 정신을 계승, 정의가 승리하는 대한민국’이란 제목으로 열린 기념식은 정부 주요 인사를 비롯해 1만 50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습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유족과 위로의 포옹, “아버지 품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무대로 나와 5·18 민주화 운동 유족 김소형 씨를 포옹하는 장면은 이날 기념식이 예년의 기념식과 전혀 달라졌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前文)에 담겠다는 저의 대선 공약을 지켜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겠다”면서 “5·18 민주화운동은 온 국민이 기억하고 배우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개헌 작업을 위해 국회에도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5·18은 불의한 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었다”며 “저 자신도 5·18 때 구속된 일이 있지만 광주의 아픔을 나누지 못했다는 크나큰 부채감이 있었다. 그 부채감이 민주화운동에 나설 용기를 주었고, 그것이 저를 오늘 이 자리에 있기까지 성장시켜준 힘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1980년대 5·18 진상 규명과 관련 반정부 운동을 펼치다 숨진 전국의 ‘대학생 열사’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습니다. 고인이 된 전남대생 박관현, 노동자 표정두, 서울대생 조성만, 숭실대생 박래전 등의 이름이 기념식에서 처음 으로 거명됐습니다.


초청 인사 외 누구나 참여한 열린 기념식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의 마지막 식순으로 마련된 행진곡 제창에 참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행진곡 제창이 있겠다”는 행사 진행자의 안내가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의 정세균 국회의장과 오른쪽에 서있던 이 곡의 작곡가인 김종률 씨의 손을 잡았습니다. 이어 반주에 맞춰 맞잡은 손을 앞뒤로 흔들며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나고 나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의 묘역 을 참배했습니다. 이날 국립묘지를 찾은 시민들은 사전신청 없이 보안을 위해 설치한 검문검색대만 통과하면 누구나 기념식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념식에는 5·18을 비롯해 4·19혁명, 제주 4·3사건 등 주요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단체들이 대거 초청됐습니다.


9년 만에 제창 ‘임을 위한 행진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사망한 윤상원 열사와 1978년 노동 야학을 운영하다가 숨진 노동운동가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노래입니다. 소설가 황석영 씨가 시민사회운동가 백기완 씨의 옥중 시(詩)인 ‘묏비나리’의 일부를 차용해 가사를 썼고,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 씨가 작곡했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님’으로 표현한 이 노래는 2000여 개의 카세트테이프에 복사돼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유족과 함께 눈물, 치유와 통합의 장으로 5·18민주화운동 제37주년 기념식은 5월 영령 추모 의미가 더해지면서 예년과는 확연히 다르게 치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