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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10월9일 한글날, 세계의 문화 유산 한글 이야기

2013년 한글날은 91년 이후 23년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된 뜻 깊은 해입니다. 공휴일로 지정이 됐다는 것은 그냥 하루 더 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한글날을 그만큼 의미있는 날로 인정을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글을 쓰고 읽고 소통할 수 있는 것도 한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점 항상 기억해야겠죠? 그런데 아직까지도 한글날이 공휴일인지 모르거나 국경일과 공휴일의 차이를 모르는 분도 많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 국민들이 한글과 한글날에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결과와 전문가들이 말하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글날




  한글날 공휴일 맞나요? 절반만 "네"


91년 공휴일 제외 이후 22년만에 국경일이자 공휴일로 재지정된 한글날. 이 사실에 대해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이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글날이 국경일이자 공휴일임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응답자의 절반(52.2%)에 그쳤고, 한글날이 공휴일인지 모르는 사람은 30%가 넘었다고 합니다. 이는 9월 6일 초, 중, 고등학교 500명, 대학, 대학원생 500명, 직장인과 주부 1000명 등 총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입니다.



세종대왕


또한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해를 정확히 모르는 사람은 65.3%에 달해고 한글날이 반포일을 근거로 제정된 것을 모르는 경우도 42.2%에 이르렀어요. 15세기 훈민정음 반포 당시와 현재의 한글 자모 수를 정확하게 아는 비율은 55.8%에 그쳤습니다.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할 상식으로 뽑힌 것은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시대적 배경, 창제 연도, 정확한 창제자. 없어진 옛 글자, 한글의 과학성, 세계 속에서 한글의 의미 등이에요. 이외에도 '한글 맞춤법'개정을 여러번 지켜본 성인들은 특히 한글 맞춤법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어했습니다.



한글날_설문



문체부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10월 4일 '누구나 알아야 할 한글이야기 10+9'를 제작, 배포하고 문체부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이 자료는 훈민정음 창제이야기, 15세기 훈민정음 이야기, 현대 한글 이야기, 한글 역사 이야기, 세계 속의 한글 이야기 등 총 5부, 19문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0+9란 한글날의 10월 9일을 상징하는 제목으로 한글날 재지정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일부 집현전 학사들이 왜 한글 반대 상소를 올렸는지, 한글 반포에 도움을 준 신하가 누구인지 등 한글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실려있습니다. 


한글날_설문2


이 밖에 부록으로 한글날 주요 연표와 '한글'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 모음도 실려있어요.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역사가 에드윈 라이샤워는 "한글은 오늘날 사용되는 문자 체계 중 가장 과학적이다"라고 말했고, 우메다 히로유키 일본 도쿄대 교수는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음소 문자이며, 로마자보다 진일보한 자질 문자로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자 체계"라고 언급했습니다. '누구나 알아야 할 한글 이야기 10+9'는 국민들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글과 한글날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점과 원하는 정보를 업데이트해서 만들어졌고 특히 해외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세종학당과 한글학교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종학당은 51개국 11개소, 한글학교는 1,934개가 있습니다.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야기


"한글은 소리와 글이 체계적인 연계성을 지닌 과학적인 문자로서 한 나라를 뛰어넘어 세계의 선물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다." (영국의 문화학자 존 맨)


위의 말처럼 한글은  전 세계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어요. 유네스코는 1989년 문맹 퇴치에 공헌한 단체나 사람에게 수여하는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는데요.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활동하고 계신 손글씨 예술, 춤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

* 내년 개관 예정인 국립한글박물관(서울 용산구)


  홍윤표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위원장

 

2014년 서울 용산구에 국립한글박물관이 들어설 전망이에요. 한글박물관은 한글 문화재를 수집, 정리, 분류해 전시하고 한글을 연구하는 연구소의 역할까지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홍윤표 한글박물관 개관위원장은 한글박물관에 들어갈 콘텐츠를 기획하는 준비에 한창입니다. 홍윤표 위원장님은 원래 국어의 역사를 연구하는 일을 했습니다. 한글로 된 문헌을 보며 국어사를 연구하다보니 한글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옛날부터 한글은 계층 간, 민족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중한 언어라는 점에 더욱 마음이 갔습니다. 한글을 통해 계층 간 갈등은 해소되고 사회는 안정됐습니다. 한반도가 분단된 상태에서 민족끼리 소통할 수 있었던 것도 한글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게 한글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거리를 던져주는 미지의 영역인 동시에 매력적인 대상입니다"


홍윤표 위원장님은 기존의 한글 전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글이 변천된 과정, 특히 컴퓨터 휴대폰이 일상화되면서 한글이 변한 모습도 보여주기 위해 노력중이시라고 합니다. 홍준표 위원장님의 땀과 노력이 담긴 국립한글박물관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되네요^^


  김병익 문학평론가


김병익 문학평론가는 글을 다루는 일을 50년 넘게 해왔습니다. 1960년 동아일보 기자로 시작해 출판사 '문학과 지성사'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지성과 문학>과 같은 다수의 저서를 냈고 초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저는 '행운의 첫 한글 세대'예요. 초등학교 때 해방을 맞아 한글 교과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글을 보면 아름답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에 따라 언어도 달라지는 게 맞지만, 때로 아름답지 않게 변하는 건 아쉽습니다. 또한 요즘 학생들은 국어보다 영어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영어 표현이 익숙해져서인지 사람들이 수동태 표현을 잘 쓰더라고요. 한국어 문장이 영어식 어법으로 쓰이는 건 안타깝습니다."


  진용옥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명예교수 


진용옥 명예교수는 한국어정보학회를 창설하는 등 공학자로서 한글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에 주력해왔습니다. 60년대 KT의 체신부에서 인쇄전신기를 다루는 일을 한 진용옥 명예교수는 이후 학계로 옮겨 휴대폰의 한글입력 방식인 '천지인'연구를 비롯해 '한글의 과학화'에 힘써왔습니다.


"한글은 사람들이 글자를 발음하면서 발음 그대로의 문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어떤 나라의 언어를 말해도 한글을 쓰면 다 풀어서 쓸 수 있습니다. 세계 어떤 나라에도 이러한 문자는 없습니다. 그래서 한글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학자적인 사명감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한글의 세계화'입니다. 전 세계인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한글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글 춤


  이숙재 밀물현대무용단 단장


이숙재 밀물현대무용단 단장은 '한글 춤'의 창시자입니다. 1991년 대한민국무용제에서 첫 작품 '홀소리 닿소리'를 시작으로 20여 년 동안 한글을 소재로 한 현대무용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갔을 당시 무용 소재를 발굴하는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한글을 대표할만한 소재가 뭐가 있나요?'라고 질문을 했을 때 이 단장은 그때부터 우리나라만의 고유 문화에 대해 생각했고 그게 바로 '한글'이었습니다.


"한글은 단지 문자가 아니라 하나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1984년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한글 단체들을 찾아 다니며 공부를 하고 91년 '한글 춤'을 발표했습니다. 홑소리와 닿소리의 결합을 춤으로 표현했습니다. 올해부터 한글날이 공휴일이 돼서 참 기쁩니다. 한글날이 한글의 중요성과 자주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는 '한글 춤 전용 예술관'을 만드는게 꿈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글 춤'을 보면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습니다."


한글 손글씨

  강병인 손글씨 예술가


강병인씨는 한글에 디자인을 접목, 영화와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양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한글을 활용한 조형물을 만들어 거리 곳곳에 전시하는 '한글세움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한글 서예를 배웠습니다. 궁서체도 좋기는 하지만 다양한 글자체를 연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한글이 가진 매력은 다양한질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평소부터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글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던 것 같습니다."


"한글은 제게 삶 그 자체입니다.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건 참 기쁜 일입니다. 다만 한글날을 '쉬는 날'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한글날을 의미 깊게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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