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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연말연시 정책 광고 3편, 연하장도 보내고 열차표도 예매해요

요즘에는 카카오톡 카드나 연하장으로  연말연시 안부와 인사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많죠? 하지만 예전에은 직접 손으로 쓰는 카드나 엽서가 가장 반가운 소식일 때가 있었답니다. 그리고 겨울에 보내는 카드와 엽서에는 어김없이 크리스마스실이 붙어있었고요. 신문 광고 속 그시절의 연말연시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살펴볼까요? 


  결핵환자들을 위한 사랑이 담긴 크리스마스 씰 


1960~1970년대에는 해마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크리스마스씰(seal) 사는 것을 연례행사로 여겼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 학급에서 단체로 구입하던 크리스마스 씰을 하나는 연하장에 붙이고, 한 장은 우표책에 고이 모아놓았던 기억도 있죠. 

크리스마스실 판매 캠페인은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된 1953년부터 결핵 환자의 치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그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요즘엔 온라인 sms에 밀려 크리스마스씰을 사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결핵 환자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도 그만큼 줄어들어 안타까운 현실이죠. 


크리스마스 실


크리스마스씰 캠페인 광고가 처음 나온 것은 1960년 12월이에요. 영화배우 최은희 씨가 ‘크리스마스씰을 삽시다’라는 캠페인 광고를 촬영한 것이 시작으로, 그 후 1961년 12월에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엄앵란 씨가, 1967년 11월에는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렸던 영화배우 김지미 씨가, 1970년에는 배우 김자옥 씨가 크리스마스씰 캠페인의 광고 모델이었어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거의 무료로 출연했을 만큼 크리스마스씰 판매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 캠페인이었죠. 극장에서도 영화 상영 중간에 씰 판매 광고를 내보내기도 할 정도였어요. 2013년에는 60주년을 맞아 역대 베스트 씰 10장을 모아 판매했는데요. 김연아 선수와 뽀로로가 담긴 씰이 인기있는 씰로 뽑혔답니다. 


창립 60주년 기념 씰


씰에 실린 그림은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어서, 오랫동안 모으면 우리 문화의 이슈도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좋은 수집품도 되고, 결핵환자들도 도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씰에 식지 않은 관심을 보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카톡 연하장 보다 더 정겨웠던 연하그림엽서 


핸드폰이 일상품이 되기 전, 연말이 되면 문구점이나 팬시점에 가득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카드를 구입했죠. 요즘에는 간단한 문자메시지로 가능하지만, 그래도 정성이 담긴 카드는 받을 때마다 기분좋아지는 것이 사실이에요.


연하그림엽서


연하엽서를 보내는 풍습은 사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풍습이에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까지도 연말연시가 되면 연하 엽서를 보내는 풍습이 남아있답니다. 예전에는 이런 연하엽서가 출시될 때마다 신문 광고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알렸는데요. 체신부(현 우정사업본부)의 광고 ‘연하엽서’ 편(경향신문 1977년 12월 15일)을 살펴볼까요?


‘새해의 인사는 간편한 연하그림엽서로!’라는 문구를 쓰고, 엽서에 들어갈 동양화를 보여주는 단순한 내용의 광고였죠. 대신 “우표를 붙일 필요가 없고 고상한 그림엽서와 봉투를 30원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면서 경제성을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에요. 겨울 풍경을 은은하게 묘사한 전통적인 산수화를 활용하고, 아래쪽에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여 온 가정에 만복이 깃들이시기를 빕니다”라는 인사말을 덧붙였어요.


우체국 연하 카드


올해도 ‘청마(靑馬)의 해’라는 2014년을 축하하는 우체국 연하엽서가 나왔는데요. 인터넷 우체국(www.epost.go.kr)에서 확인 후 구입할 수 있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멋진 디자인이라서 새해 인사를 보내기에는 적격이에요. 그래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아날로그로 안부 인사를 묻는 것이 어떨까요?



  그 날이 되면 서울역이 인산인해가 되던... 열차표 예매 광고 


얼마전 설 연휴 귀성 열차표 예매가 시작되었는데요.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는 가족이라면 날짜가 공고된 후부터 광클릭을 위한 긴장에 긴장을 하게 돼요. 인터넷 예매는 거의 1분 만에 동이 나기 때문에 정말 운이 좋아야 예매를 할 수 있죠. 심지어 ‘코레일 기차표 승차권예매 확실한 성공법’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을 정도랍니다.


반면 70년대 80년대에는 열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서울역 광장에서 텐트나 돗자리를 펴고 새우잠을 자는 장면이 늘 등장하곤 했어요. 철도청 광고 ‘추석 귀성객’ 편(동아일보 1978년 9월 5일)에서는 ‘추석 귀성객에게 알려드립니다’라는 평범한 헤드라인으로 광고를 하는데요. 지면 중앙에 열차가 달리는 장면을 제시하고 다음과 같은 문구를 쓰고 있어요.


‘철도청에서는 추석 귀성객 운송기간을 정하고 귀성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 다음과 같이 임시열차 운행과 승차권 예매를 실시하오니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귀성 열차 예매


그리고 광고에 세세하게 열차 운행 정보를 적어놨죠. 열차 사진 왼쪽에 87개 열차를 증설하고 77개 역에서 예매를 한다는 정보를 공지하고, 오른쪽에는 ‘매일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까지’ 예매할 수 있다는 추석기간 열차운행 방안과 예매정보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또한 지면의 오른쪽 부분을 보면 7가지 협조 사항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행 특급 열차는 영등포역을 통과한다거나, 하행선 열차는 영등포~수원의 각 역을 통과한다는 내용이에요.


사람들은 이 광고를 뜯어서 내려갈 표를 구하거나, 기차 시간을 정하곤 했죠. 설날 귀경전쟁은 요즘 기차보다 자동차로 더 많이 보이지만, 그래도 가족을 만나는 설렘으로 이런 귀경 전쟁도 아낌없이 치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이렇게 3편의 연말연시 정책 광고들을 살펴 봤는데요. 생활 속에 연결된 다양한 정책들을 홍보하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특징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정책에 대해 추상적으로만 생각하는 상황에서 이런 생활 정책은 앞으로도 많은 광고와 홍보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