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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신난다, 뜨겁다! 독립음악 창작소

언제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 음악. 음악은 곧 큰 힘이 됩니다. 주머니 얄팍한 독립음악인들이 기쁨의 춤을추며 모이는 곳이 있다는데요. 그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어줄 이 곳 뮤지스땅스를 소개합니다!



음악장이, 당신들 오라고 네트워킹 파티(networking party:사교모임)를 열어요. 어디? ‘뮤지스땅스(Musistance)’에서.뮤지스땅스는 뮤직(Music)과 레지스탕스(Resistance)의 합성어로, 2014년 12월 22일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아현동) 지하의 옛 마포문화원을 리모델링해 만든 음악 창작 공간이랍니다.

주머니 얄팍한 독립음악인들이 당당하게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기 위한 지하본부가 되어주리라 하여 붙인 장한 이름이지요. ‘독립음악’은 인디음악보다 넓은 개념으로, 인디음악이 다소 마니아(mania)적 성향이 짙은 반면 독립음악은 재즈, 월드뮤직, 힙합, 발라드록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적인 음악도 포함합니다.

    뮤지스땅스 네트워킹 파티


뮤지스땅스 그랜드오픈 페스티발


개관 이후 떠들썩한 음악 파티가 며칠 이어졌고 12월 31일 저녁 10시, 온라인 입소문을 타고 독립음악인들이 모여든 네트워킹 파티에는 신선한 뮤지션들의 개성 있는 음악과 쏠쏠한 안주, 맥주가 무료로 제공돼 참석한 이들의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했답니다.

실은 뮤지스땅스 개관 전부터 뮤지스땅스란 이름을 널리 알리고 독립음악인들의 ‘복리후생’을 도모하여 ‘치느님(치킨과 하느님이 결합된 말로 배달받기가 어렵다는 뜻)’과 맥주를 공짜로 제공하는 네트워킹 파티가 9월과 10월 인근 홍대 앞 카페에서 열렸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훈훈한 네트워킹 파티가 열릴 예정이라네요.

    사설 녹음실에 비해도 뒤쳐지지 않아

이곳에서 만난 독립음악인 김수련 씨(인디밴드 ‘베베라쿤’ 싱어송라이터)는 이곳이 음악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기대했습니다. “음악하는 친구들 대부분 작업환경이 굉장히 열악한데, 이곳을 둘러보니 사설 녹음실에 비해서도 무척 잘되어 있어요.”

인디음악 ‘레이블 라나뮤직’의 윤승영 프로듀서는 “지금까지 홈레코딩 방식으로 몇 장의 앨범을 냈는데, 이곳 정도의 시설이라면 당장 장비를 싸들고 와서 작업하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악기며 스피커 등 진짜 좋은 장비들을 들여놓았다는 거지요.

아무리 음악이 좋아도 일주일에 하루쯤 쉬어야 하니 뮤지스땅스는 매주 월요일 휴관입니다. 녹음실, 작업실, 공연장 등 사용신청은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굳이 음악인이 아니어도 좀 땡긴다? 스쳐가는 나그네도 환영합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3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다 ‘홍가 숯불갈비’를 지나 엘리베이터 입구처럼 생긴 유리문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뮤지스땅스 설립 배경

뮤지스땅스가 들어선 옛 마포문화원은 원래 왕복 8차선 마포대로를 횡단하기 위한 지하보도(아현지하보도)로 건설된 곳 이에요. 하지만 지상에 횡단보도가 놓이면서 보행로 기능을 상실해 1997년 6월부터 마포구 보건소 아현분소로 쓰이다가, 2002년 마포문화원 청사가 들어섰고, 2013년 7월 문화원 청사가 새 터전으로 이전하면서 다시 유휴 공공시설로 남게 된 겁니다.

이에 2013년 8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마포구, 한국음악발전소가 함께 독립음악인을 위한 음악 창작 지원시설을 만들게 된 것이고, 이곳을 음악 창작소로 재탄생시킨 것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안지윤 사무관의 설명입니다.

    홍대에 인접한 아현동의 음악 창작소로


뮤지스땅스 공연


“최근 홍대 지역에서는 급속한 상업화와 임대료 상승으로 인디음악인들이 내몰리고 있어요. 홍대에 인접한 아현동에 음악 창작소가 생기면 지역 음악인들이 지역을 이탈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어서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한류 음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봐요.”

이러한 창작 지원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사단법인 한국음악발전소가 운영을 맡았습니다. 2011년 설립된 한국음악발전소는 가수 최백호 씨가 소장을 맡고 있는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한국음악발전소 김정렬 국장은 자신도‘베이시스트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뮤지스땅스는 처음부터 음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설계됐다. 운영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하여 뮤지스땅스에는 지하 1, 2층 774.8㎡ 규모 공간에 음악창작을 위한 개인 작업실 5곳과 밴드 작업실 2곳, 녹음실과 70석 규모 음악전문 공연장 등 전문적 창작 설비가 들어섰어요. 공연기획자, 음향·조명 감독, 디자이너 등이 상주해 공연기획, 홍보 등등을 지원합니다.

지하 2층의 ‘홀땅’에서는 500여 장의 희귀 음반, 라이브 실황 DVD, 만화책과 음악 관련 서적, 간행물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나머지 시설도 주머니 사정 뻔한 음악인들을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해준다고 합니다.

꼭 음악인이 아니더라도 방문이 가능하고, 치킨과 맥주와 음악이 함께하는 파티라면 한번 쯤 욕심 내볼만한 파티 아닐까요. 가난한 음악인들이 비록 가벼운 주머니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니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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