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역사를 품고 있는 개성 만월대 유물들을 특별전을 통해 만나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남북이 협동한 9년에 걸친 발굴로 3,500여 점의 고려 시대 유물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가 하나 되는 시작, 살아 숨 쉬는 과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초대합니다.
남북의 역사학자들이 8년 넘게 공동으로 발굴해온 개성 만월대(滿月臺) 유물들이 디지털로 구현됐습니다. 개성 만월대는 한반도에 통일국가를 세운 고려(918~1392)의 심장 구실을 한 유적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북한 국보유적 제122호입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송악(개성)에 도읍을 정하며 세운 뒤부터 1361년 공민왕 때 홍건적의 침입으로 소실되기 전까지 고려의 역사를 반영한 '궁궐'로 지금은 만월대라는 이름의 '궁터'로 남아 있습니다.
▧ 개성 만월대 특별전
11월 30일부터 12월 14일까지 2주간 정부서울청사 1층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공동 발굴 개성 만월대 특별전'은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만월대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전시는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과 개성 고려박물관에서 공동 개최된 바 있습니다.
정부서울청사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개성 만월대를 실제로 걷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가상현실 체험공간을 접할 수 있습니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앞뒤나 상하좌우를 모두 둘러보고, 홀로그램 디지털 기법을 통해 만월대 유물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남북 공동 발굴조사 사업의 산물, '개성 만월대'
개성 만월대 특별전을 찾은 이들은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조사 합의서를 비롯해 2007년부터 남과 북이 함께 만월대 유물을 발굴조사해온 과정과 유물 등을 관람하면서 3차원 광대역 스캐너 등 수준 높은 디지털 전시기법에 높은 호응을 보였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백창현 인터아트채널 이사는 "정책을 직접 다루는 공무원들이 개성 만월대의 의미와 가치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우리나라의 강점인 IT기술을 활용해 만월대의 역사적 상징성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의미를 뒀다"고 풀이했습니다.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사업은 2007년 첫 삽을 뜬 뒤 2011년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3년여간 중단됐다가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난해 7월 재개됐습니다. 이후 역대 최장기간(180일) 발굴조사에 합의해 올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심층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심층조사는 제7차 발굴조사로, 서부건축군 7000㎡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유물 3500여 점을 발굴했습니다. 특히 11월 14일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 지역 신봉문터 서쪽 255m 지점에서 출토된 고려 금속활자는 가로 1.35cm·세로 1.3cm·높이 0.6cm로, 글자 면을 제외한 몸체의 두께는 0.16cm에 달합니다. 민족의 문화유산을 남북이 힘을 합쳐 발굴·복원해온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입니다.
앞으로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북측과 협력하면서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사업을 확대·발전시킬 계획입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만월대 공동 발굴사업은 남북한이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됐다"면서 "남북 간 문화교류의 통로를 열어가는 상징적인 사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개성 만월대 특별전은 남북 공동발굴 유물의 최초 전시이며 최고 수준의 고려 시대 금속활자를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입니다. 더욱 확대되어 발전할 발굴 사업에서 크고 놀라운 한국 역사를 만나보길 기대해봅니다.
공감 문화현장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