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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성미산 마을과 마을문화공동체 5곳의 성공사례 살펴보기

두레와 품앗이로 마을의 대소사를 치르며 이웃간의 정을 쌓아가던 농경시대의 풍속은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범죄율도 늘어나고 사람들은 늘 자신이 사회에서 소외되어 살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지요. 행복한 사회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마을 공동체가 되살아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서로 관계를 맺으며, 고민을 털어놓는 이웃이야말로 형제나 사촌이 많지 않은 시대에 가족관계를 대체할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마을 공동체는 함께 생산하기 보다, 마을을 좀더 행복하고 풍성하게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작은 마을 공동체가 풍부한 문화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할 때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문화공동체를 통해 마을 부활시킨 6곳의 마을을 소개합니다. 가장 유명한 성미산 마을부터 살펴볼게요~


  문화공동체 1.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


1994년 ‘육아공동체’로 시작한 ‘성미산마을’은 올해로 19년째 지역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어요. 인문학 독서클럽, 연극·사진 동아리, 성미산어린이합창단 등 다양한 문화 소그룹들이 지역민들 주도로 운영 중이에요. ‘성미산마을’은 행정구역상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을 행정구역으로 성미산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이룬 공동육아·문화 커뮤니티를 통칭해 ‘성미산마을’이라고 부르는 거죠.


성미산 마을

1994년 ‘공동육아’를 목적으로 처음 시작한 성미산마을공동체는 부모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어린이집의 전세금을 마련하고, 직접 운영에 참여하면서 시작되었어요. 지금이야 지역별로 공동육아가 보편화됐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죠. 처음 어린이집에 들어간 아이들은 이제 성년이 됐고, 성미산마을공동체 역시 성장했어요. 현재는 ‘육아공동체’를 넘어 다양한 문화 커뮤니티를 갖추며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고 있는 중이에요.


성미산 마을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가하는 문화활동 동아리는 ‘무말랭이’ 극단, 주민 노래패 ‘진동’, 성미산풍물패, 성미산 어린이합창단, 울림두레생협 합창단 등이 있어요. 주민 밴드도 두 팀이나 있는데 ‘아마(아빠·엄마의 준말)밴드’와 ‘7013B’가 있어요. ‘7013B’는 성미산마을 공동체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 번호라고 하네요~. 사진 동아리인 ‘동네사진관’의 멤버들은 지역축제 때 사진사 역할을 톡톡히 해요. 이 밖에 직장에 다니느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아빠들이 만든 독서모임 ‘이런저런’도 있어요. 육아공동체가 발전해 문화공동체로 확장된 것이 성미산마을의 특징이죠.


성미산 마을

성미산마을 공동체가 입소문을 타자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수시로 마을 견학을 오고 있어요. 성미산마을 사람들은 견학 프로그램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마을공동체 관련 일을 진행하는 단체인 ‘사람과 마을’을 만들었어요. 이 단체에 속한 사람들은 마을 견학을 진행하 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사람과 마을’에 마을 전반에 대한 소개 자료도 제공하고 있어요.


◇ ‘사람과 마을’ 인터넷사이트 : cafe.daum.net/sungmisanpeople



  문화공동체 2. 경기 광주시 퇴촌남종생활문화네트워크


경기 광주시 퇴촌남종생활문화네트워크는 지난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생활문화공동체마을만들기사업에 선정되면서 ‘달팽이신문’ ‘달팽이라디오’를 제작해 지역의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어요. 달팽이 신문과 라디오는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마을 주민들 간에 소통의 장이 되고 있어요. 달팽이라디오는 지역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새로 생긴 가게를 소개하거나 지역의 유명인을 만나 인터뷰하기도 하고, 마을 행사 등을 소개하며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해요. 또한 이장님이 나와 인터뷰를 하거나 동네에 사는 인터넷 육아카페 운영자가 출연해 엄마들의 고민을 나누기도 해요.


퇴촌 남종생활문화 네트워크


퇴촌의 경우 전원 생활이나 귀농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많은 분들이 이사를 오고 있는데요. 달팽이 신문과 라디오 덕분에 지역 소식을 접하고 공동체에 더 빨리 적응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인구가 2만명이 채 안되는 퇴촌면의 문화공동체는 학부모 모임에서부터 출발했어요. 서울에서 떨어진 시골 마을에 인구 절반 이상이 타지에서 온 탓에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겪기도 했죠. 이에 학부모 모임은 청소년들이 문화적으로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힘을 합쳐 청소년 문화활동을 시작했어요. 2010년 ‘청소년 어울마당’을 처음 개최하면서 아이들이 음악 밴드와 노래 공연 등을 직접 기획하고 연습하면서 교우 관계가 넓어지는 것을 본 학부모들은 행사 후 큰 성취감을 맛보았어요.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장년층 주민들의 반응도 달라졌어요. 청소년 위주로 시작된 문화활동은 지역주민 전반으로 확대되었어요. 이제 퇴촌에는 이주민과 원주민을 구분하는 분위기가 사라졌어요. 이것이 문화공동체 활동의 가장 큰 효과라고 퇴촌의 주민들을 말하고 있어요.


◇ 퇴촌남종생활문화네트워크 cafe.naver.com/namjongtoechon



  문화공동체 3. 인천 남구 우각로 문화마을


마을로 향하는 길이 소뿔 모양처럼 굽었다 해서 지은 이름이 ‘우각로’예요. 우각로 문화마을은 인천 남구 숭의동 109번지 일대에 조성돼 있는데요. 2011년 겨울 이 지역에 예술인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문화마을’로 거듭나기 시작했어요. 작가·화가·도예가·영화감독 등 우각로에 살고 있는 예술인들의 영역도 다양해요. 몇몇은 거주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작업 장소로 쓰기도 했어요. 그렇게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해 지금은 18명의 예술인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어요.


우각로 마을


예술인들은 그들만의 감각으로 1년 반 동안 조금씩 마을을 바꿔나갔어요. 밋밋하던 건물을 색색으로 페인트칠하고 벽화를 그렸어요. 마을 어르신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림·도예 등을 가르치기도 했는데,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타자 문화마을로 거듭나게 된 거예요. 비어있는 마을이 문화마을로 변하자 대낮에도 다녀야 했던 경찰의 순찰도 사라졌어요. 다른 지역의 관공서에서 좋은 사례로 꼽으며 탐방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곳은 최근 고용노동부의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돼 사업이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에요.



  문화공동체 4. 서울 성북구 ‘함께사는 성북마을문화학교ʼ


성북마을문화학교는 놀토로 인해 시작되었어요. 몇몇 엄마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마술, 연극 등과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죠. 외부에서 강사를 초청해 동네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하면 굳이 애들을 데리고 나갈 필요가 없어 맞벌이하는 엄마들의 반응이 좋았답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가 차츰 엄마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고, 또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지난해에는 사단법인으로 정식등록을 했습니다. 현재는 110여 명의 학부모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함께사는 성북마을 문화학교


함께사는 성북마을문화학교’는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들 에게도 소중한 배움터예요. 어머니들은 편집기술을 배워 라디오 방송을 만들고, ‘아빠 밴드’를 결성한 아버지들은 퇴근 후 연습실로 가 색소폰·드럼 등을 연습해요. 지역 내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것도 이 모임의 중요한 활동인데요. 지난봄부터는 이 모임 회원 20명과 지역 내 소외된 노인 20명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일촌 맺기’ 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적어도 우리가 사는 동네에선 ‘고독사’로 죽는 노인이 한 명도 없도록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해요. 앞으로 아이, 학부모, 노인 등 다양한 지역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지속 적으로 만들 계획이에요.



  문화공동체 5. 대전 유성구 모퉁이도서관


공공도서관은 지역민들이 이용하기에 여러 어려움이 있죠. 보통 자치구별로 하나씩이라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서적 대여와 반납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책은 있는데 읽는 사람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많았어요.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최근 작은도서관이 독서문화를 확산시키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마을 도서관 만들기 운동에 힘이 실리면서 현재 전국적으로 4천여 개 작은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어요.



대전 유성구의 모퉁이도서관은 이런 작은도서관의 대표격이에요. 지역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마을 공동체 도서관이에요.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로 1998년 개관했어요. 2000년 전민동 작은 지하 건물로 이전해 10년을 보낸 뒤 2010년 지금의 평생학습센터로 옮겼는데, 덕분에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어요. 운영비는 주민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활동가들이 직접 사서를 맡아 인건비를 절감해요. 보유한 도서는 2만3천여 권에 달해요. 규모로만 보면 ‘작은’도서관이 아니죠. 용인 느티나무도서관이 매년 많은 양의 도서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공부와 성적에 지친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해요.


작은도서관 포털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보세요~


작도포털(www.smalllibrary.org)에는 전국 4천여 개 작은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검색 기능이 있어 도서관의 주소와 운영 시간, 연락처 등을 확인할 수 있어요. 운영자를 위한 각종 정보와 서비스도 제공해요. 운영 경험이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면 작은도서관 운영자 간에 정보를 교환하는 ‘운영정보 공유’를 참고하면 아요. 각종 공모 및 지원사업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요.


마을 도서관과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면서 이곳에서 참여했던 마을 주민들이 조금씩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어요. 이렇게 작은 모임이 모여 좀더 나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문화공동체의 씨앗이 되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 많은 마을문화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모두가 좀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