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관중 800만 시대. 올해는 지난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이미 200만 관중을 넘어섰습니다. 야구장은 이제 각 구단의 골수팬을 위한 경기장이 아니라 어린이, 연인, 친구와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놀이 공간이 됐습니다. 관중에게 오감만족을 주는 야구장으로 어떤 변신을 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사진=2017년 두산 베어스의 어린이날 이벤트 모습.│ⓒ뉴시스)
6개 구단으로 시작한 프로야구가 현재는 10개 구단이 활동 중입니다.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에 더해 넥센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KT WIZ가 신생팀으로 합류했습니다. 이들의 홈구장은 관중을 모으기 위해 변신 중입니다.
야구의 경쟁 상대는 축구나 농구가 아닙니다. 테마파크입니다. SK는 2007년부터 스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들었습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문학구장)의 명소는 스카이박스입니다. 스카이박스는 실내에서 편안하게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독립된 공간입니다.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이 구비돼 있습니다. 야외도 구역을 나눠 운영합니다. 외야석에는 펍이, 지하에는 라이브존과 라운지가 있습니다. 1루의 4층 매점에서는 당일 오전에 예약하면 광어와 우럭회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요일별로 이벤트도 진행합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경기 관람의 품질에 집중했습니다. 돗자리를 펴놓고 가족과 함께 관람할수 있는 잔디석은 판매율 86%를 기록했습니다. 어린이 관중이 경기 중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놀이터나 모래사장을 만들어놓아서입니다.
(사진=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관중들이 텐트를 치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도 개·보수에 들어갔습니다. 사직야구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 불립니다. 부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가 때문입니다. 올해는 우익수 쪽에 응원단상을 추가로 설 치했습니다. 기존 1루의 응원석과 ‘듀얼 응원’이 가능합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의 어린이날 이벤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는 방 크기에 따라 입장 인원과 가격이 달라지는 ‘프리미엄’ 스카이박스를 만들었습니다. 생맥주를 판매하는 이곳은 1루와 3루 끝에 자리하고 있어 관중이 서서 맥주와 음료, 먹거리를 즐기면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사각지대에는 TV 3대를 설치해 스포츠 펍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뒤에 클럽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구장도 많습니다.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홈경기가 열리는 금요일에 ‘클럽 데이’를 엽니다. SK행복드림구장에서도 금요일이면 ‘불금 파티’가 열립니다. 구장 안에 흥겨운 사운드가 쿵쿵 울립니다. 경기 후 파티에 참여하는 관중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경기도 보고, 파티도 즐기고 일석이조라는 평가입니다.
지역 명물 맛집, 선수 이름 딴 메뉴… 먹거리 경쟁도 치열
잠실야구장은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함께 사용합니다. 이곳의 명물은 삼겹살입니다. 3층 옐로석으로 올라가는 길에 ‘통빱’ 삼겹살집이 위치해 있습니다. 한 시간 전에 전화로 주문하면 구운 삼겹살, 풋고추, 마늘, 오이, 당근, 김치, 쌈장, 상추 등을 포장해줍니다. 1층 1루석에는 왕십리 맛집인 어메불곱창도 입점해 있습니다. 곱창, 순대, 막창, 족발, 껍데기 등을 용기에 담아 팝니다.
(사진=잠실야구장의 명물 삼겹살 도시락.)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는 최초로 중식 레스토랑이 생겼습니다. 좌석으로 배달도 가능합니다. 수원KT위즈파크는 수원의 맛집인 진미통닭과 보영만두를 유치했습니다.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납작만두와 수제맥주를 먹을 수 있습니다. 대구 치킨이라 불리는 ‘땅땅치킨’과 만두 맛집 ‘로라방앗간’이 입점해 있는데 로라방앗간에서는 떡볶이, 납작만두, 모듬튀김, 치즈떡도그로 구성된 ‘만루홈런세트’를 판매 중입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선수의 이름을 딴 ‘강민호 새우세트’.)
가장 먹거리가 유명한 곳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입니다. 한화 팬들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농심가락’부터 들릅니다. 3루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걸쭉하고 새빨간 떡볶이를 파는데, 이 떡볶이부터 한 그릇 먹어줘야 ‘야구장에 온’ 느낌을 받습니다. 매점에서 파는 ‘장충동 왕족발 바비큐’도 유명합니다.
SK 와이번스는 2016년부터 사용한 마스코트인 올빼미 와울을 이용한 먹거리도 개발했습니다. 행복드림구장 안에 입점한 와울베이커리에서는 와울만쥬, 와울빵 등을 팝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의 이름을 딴 ‘힐만버거’도 있습니다. 함박스테이크로 패티를 만든 수제버거인데 미국 출신인 힐만 감독의 이름을 넣은 만큼 ‘정통 미국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을 마스코트로 넣은 ‘힐만버거’.)
NC 다이노스의 홈 마산야구장에서는 경남 지역 생막걸리 업체 ‘맑은 내일’과 함께 만든 ‘단디마셔 막걸리’가 판매 중입니다. 수익금은 지역사회 공헌에 쓰이는데다 구장 밖에서는 구할 수 없어 인기가 높습니다. 구장 내 카페에서는 NC의 내야수 박민우 선수의 이름을 딴 ‘민우에게 바나나’를 팝니다. 박민우 선수가 평소 바나나우유를 즐겨 마신다는 걸 팬들이 알기 때문에 인기가 많습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경기만큼이나 각 지역 구장의 먹거리도 관심사입니다. 구단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해 실시간으로 메뉴를 검색하고 평가합니다. 이 별점이 메뉴에 다시 반영됩니다.
2018 프로야구 경기가 뜨거운 요즘,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야구장에서 좋아하는 팀도 응원하고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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