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넘어 나를 만족시켜주는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보다 높은 가치로 여기는 요즘 분위기 속에 다시금 공예가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5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나만의 공예를 만나는 일주일’ 공예주간(크래프트위크)이 열렸습니다.
‘2018 공예주간’ 행사는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진흥원의 ‘KCDF갤러리’와 옛 서울역사에 문을 연 ‘문화역서울 284’를 중심으로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방과 공예점들이 모여 있는 거리에서 판매장터, 전시, 체험, 투어 등이 동시에 열리는 축제였습니다. 공예라는 단일 주제로는 처음 열리는 행사여서 그 어느 때보다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행사는 끝났지만, 전시는 계속됩니다. 장인, 공예가, 공방이 함께하는 추천 명소와 진행하는 전시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크래프트 리턴’ 공예가 돌아왔다
공예주간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 ‘크래프트 리턴’ 기획 전시였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날로그에서 하이테크까지’, ‘시장에서 플랫폼으로’, ‘크래프터가 되는 다양한 방법’ 등 네 개의 카테고리로 기획된 전시는 아이디어의 도출 과정에서부터 제작 방법, 교육 형태, 유통 방식에 이르기까지 사회와 일상 속에서 변화하는 공예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보여줬습니다.
(사진=공예주간 자체 기획 전시인 ‘크래프트 리턴’ 전시장. 공예의 어제와 오늘을 재조명했다.│ⓒC영상미디어)
(사진=이번 공예주간 크래프트 리턴에는 공예가와 공방 등 160여개 협력사가 참가한 사상 첫 공예 축제였다.│ⓒC영상미디어)
전통적인 우리의 소반부터 화려한 식기, 다기나 도자기, 가방 등 익숙한 생활 물건들은 장인의 정신과 손맛, 그리고 시대의 세련됨까지 갖추어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공예가가 되는 방법을 제안하는 다큐멘터리 영상 관람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사진=공예주간에 출품된 소반, 현대 공예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C영상미디어)
서울·경기 도심 곳곳으로 떠나는 감성 나들이
인사동·북촌·삼청동을 중심으로 하는 종로지역에서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공예를, 홍대·연남동·상수동 등에서는 재치 발랄하고 실험적인 젊은 공예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신당동에서는 세계로 뻗어가는 역동적인 공예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로수길·청담동·성수동을 잇는 강남 지역에서는 최신 유행하는(트렌디) 공예를, 파주 헤이리·한국도자재단·경기상상캠퍼스 등이 함께하는 경기 지역에서는 유유자적 나들이와 공예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요즘 생활환경을 배려한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더해진 수공예품들이 인기다. 빈 컬렉션 제품│ⓒC영상미디어)
가장 인기를 끌었던 곳 중 하나는 문화역서울 284에서 5월 6일~7일 이틀간 펼쳐졌던 자체 기획 판매장터 ‘마켓유랑’과 행사주간 동안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열렸던 ‘공예와 마켓’이었습니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마켓유랑’은 우리 일상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어주는 수준 높은 공예품을 제작하는 150팀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직거래 장터였습니다.
이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공예주간 동안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는 매일 ‘공예와 마켓’이 열렸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공예 작가와 작품들이 거리로 나와 대중 속에서 체험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돼주었습니다.
장인, 공예가, 공방이 ‘함께하는’ 공예주간 추천 명소
종로구 통의동에서는 디자이너 강금성의 수공예 생활예술 브랜드 빈 컬렉션의 전시 ‘안녕이라는 선물’이 열렸습니다. 4대가 함께 사는 집안에서 자란 강금성은 친가와 외가의 할머니들로부터 명문가 여인들에게 전해지던 삶의 지혜와 예술 안목을 배웠다고. 자연에서 얻은 좋은 재료와 정성스러운 손바느질, 거기에 요즘 환경에 맞춘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더한 베개와 이불 등 수공예품을 선보였습니다.
(사진=디자이너 강금성의 수공예 생활예술 브랜드 빈 컬렉션의 전시 ‘안녕이라는 선물’의 전통 베개 작품들│ⓒC영상미디어)
연남동의 복합문화공간스튜디오 안에서는 금속공예가와 함께 ‘테이블 웨어’라는 일상의 테마로 우리 식탁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했습니다. 또한 기초적인 금속공예 작업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공예가의 식탁’을 준비해 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사진='테이블 웨어’라는 일상의 테마로 우리 식탁에 필요한 다양한 금속공예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C영상미디어)
강남 신사동 킨디고 더쪽에서는 발효 염색 체험 프로그램 ‘쪽 항아리 여는 날’이 진행됐습니다. 이들은 건강한 입을 거리,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대안으로 쪽의 효능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공예주간 기간에는 발효 쪽 염색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누구나 쉽게 자신의 옷을 직접 천연 염색 해보며 친환경 생활방식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보낼 수있도록 했습니다.
예술적 감각과 감상을 키우는 만족도 높은 투어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크래프트 버스투어(공예이음버스)와 ‘서울 남산 재미랑 공방길 문화체험 투어’입니다. 이음버스를 이용하면 공예 축제 관람을 보다 실속 있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2018 공예주간’ 이후에도 즐길 수 있는 전시 프로그램 6
1. 크래프트 리턴 (5.1~5.20/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갤러리)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크래프트 현상’을 통해 변화한 사회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담론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줍니다. 대표적인 공예주간 기획전시입니다.
2. 소금_빛깔·맛깔·때깔 (5.1~5.31 / 국립민속박물관)
회화, 사진, 영상과 함께 다양한 재료의 품격 있는 현대 공예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시각, 미각, 촉각이 어우러진 융복합전시로 진정한 공예적 태도와 가치를 조명합니다.
3. 장인들 ‘술 빚는 장인 공예 하는 장인’ (5.5~5.26 / 신사동 갤러리 LVS)
1625년 일본 가나자와에서 창업한 일본 전통주 회사 후쿠미츠야의 사례와 일본의 최고정점에 있는 유리공예를 소개하고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윤택한 삶을 위한 ‘공예의 일상화’를 제안하는 전시입니다.
4. 크래프트 위크와 함께 (5.1~6.7 / 인사동 갤러리 작은자연-소연)
그릇 만들기로 출발해 오늘날 금속조형작가로 불리기까지 시작과 전개 과정을 볼 수 있는 금속공예가 김승희의 전시입니다. ‘눈물단지가 보물단지로…’라는 전시 제목처럼 6kg의 쇠망치를 들고 눈물로 시작한 그의 대장장이 작업 이야기가 오롯이 담겼습니다.
5. 그 남자의 공예 (4.30~5.28 / 상수동 디티에이블)
금속 재료를 이용해 핀홀카메라와 시계를 만드는 작가 현광훈의 전시입니다. 다른 세대, 다른 생활방식과 상황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남성들에게 우리 수공예 디자인의 매력과 그 문화 향유 방식에 대한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6. 예올 북촌가_음용도구전 (4.19~5.17 / 북촌 예올/ 월, 공휴일 휴관)
기물을 직접 손으로 느끼고, 음료와 조화를 이루는 색상을 감상하고, 술과 차를 위해 제작한 차림상의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예올만의 유일한 오감체험 전시를 선사합니다. 각기 다른 영역의 작가들의 협업 작업을 통해 작가 개인의 개성과 단체전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공예주간 행사는 인사동·북촌·삼청동을 중심으로 하는 종로 지역에서 열렸다.│ⓒC영상미디어)
처음으로 시작된 공예주간은 공예가 생각보다 우리 생활 가까이 있음을 알기에 충분했습니다. 공예주간 이후에도 계속되는 전시와 행사가 있으니 나만의 취향을 담아낸 공예품을 찾으러 감성 나들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