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프로배구 V리그가 6개월의 대장정을 마치고 달콤한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으로 창단 48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남자부에선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이 1위 팀 현대캐피탈을 3-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다섯 번째 챔프전 도전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명승부와 기록 잔치 속에 배구 인기도 치솟았습니다. 특히 여자배구 포스트시즌 평균 관중 수는 3579명으로 12년 만에 V리그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꿈같은 한 시즌을 보낸 남녀 프로배구의 리뷰를 시작합니다.
용병 의존도 낮아진 예측 불허의 승부
도로공사는 4수, 대한항공은 5수 만에 누린 감격적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인 현대캐피탈과 IBK기업은행이 나란히 챔피언결정전에서 신흥 강자에게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인기 폭발의 원동력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의존 일변도의 ‘몰빵 배구’에서 탈피했다는 점입니다. 이번엔 ‘특급 외국인 선수 보유=팀 성적’ 공식이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카드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공격점유율은 게임당 50%를 넘는 경우가 많았고 최고 57.3%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파다르가 있는 우리카드는 정규리그에서 7개 팀 가운데 6위에 그쳤습니다. 우리카드의 성적은 파다르의 컨디션에 따라 좌지우지됐고 5세트 접전이 벌어지면 파다르의 체력이 떨어져 경기를 그르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여자부 KGC인삼공사 역시 외인 알레나가 득점 1위(864점), 공격성공률 4위, 블로킹 3위로 활약했지만 6개 팀 중 5위에 그쳤습니다. ‘몰빵 배구’의 한계는 챔프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IBK기업은행은 챔프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여자 외인 선수로 꼽히는 메디슨 리쉘(등록명 메디)에게 50%에 육박하는 공격권을 몰아줬지만, 결국 도로공사에 시리즈 전적 0-3으로 완패했습니다.
최장 경기시간·최다 득점 등 풍성한 기록 잔치
올 시즌 V리그는 풍성한 기록이 쏟아졌습니다. 황연주(현대건설)는 남녀 통틀어 프로배구 최초로 통산 5000득점을 돌파(5257점)했고, 남자부에서는 토종 에이스 박철우(삼성화재)가 통산 4500점 고지를 밟았습니다.
최고 공격수의 훈장인 ‘트리플크라운(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서브, 블로킹, 백어택을 각 3점 이상 올리는 것)’도 쏟아졌습니다. 남자부에서는 총 21회, 여자부에서는 2회 트리플크라운이 나왔습니다.
대한항공을 챔피언에 올려놓은 외국인 선수 밋차 가스파리니(등록명 가스파리니)는 정규리그 5번, 플레이오프 1번, 챔피언결정전 1번 등 총 7차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습니다. 정규리그에서는 파다르가 6차례로 가장 많았습니다.
진기록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 2일 수원체육관에서는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혈투가 벌어져 한 경기 최장 경기시간(158분) 기록을 세웠고, 지난 2월 16일 충무체육관 (삼성화재-현대캐피탈)에서는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121점+129점=250점)이 작성됐습니다.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를 맞아들여 야심차게 시작했고, 새로운 챔피언을 주인공으로 세우며 막을 내린 2017~2018시즌 프로배구 V리그. 다음 시즌에도 멋진 명승부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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