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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서해 11개 섬마을을 도는 병원선 인천 531호 진료 이야기

요즘은 어디를 가도 쉽게 병원을 찾을 수 있지만 여전히 병원 한 번 가기 힘든 지역이 있는데요. 바로 시골 섬마을입니다. 이처럼 의료서비스를 받기 힘든 섬마을 주민을 위해 방문 진료를 하고 있는 분들이 있어요. 한 번 출항에 2박 3일. 진료소 없는 서해 11개 섬마을로 진료를 떠나는 병원선 '인천 531호'. 지금부터 병원선 '인천 531호'와 섬마을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의사와 간호사를 싣고 떠나는 병원선 '인천 531호'


복지의료


인천시 옹진군이 운영하는 병원선 '인천 531호'의 진료는 변변한 진료소 한 곳 없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섬마을 주민들을 위해 1999년 7월부터 시작됐어요. 보건진료소도 없는 소이작도, 문갑도 등 11개 섬을 찾아 주민들의 건강을 돌본지도 올해로 14년이나 됐는데요. 병원선의 식구는 황정진 선장을 비롯해 기관장, 황해사 등 선박 담당이 7명, 의사 3명, 간호사 2명으로 총 12명이에요. 병원선 사람들은 1년에 150일 이상을 배에서 보내며 생활하고 있는데요. 병원선에는 한방, 내과, 치과 진료실과 방사선실, 약국 등의 왠만한 병원 부럽지 않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환자분은 직접 방문치료도 하고요. 진료비는 전부 무료라고 하네요.


   제대로 된 진료를 받으려면 생업을 놓아야 하는 섬마을 주민들


지난 7월 24일 오후 병원선 직원들은 대이작도를 방문했습니다. 대이작도, 소이작도, 송봉도를 도는 2박3일 치료 여정이 시작된 것이죠. 대이작도의 주민은 대다수가 고령이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육지에 나와 진료를 받으려면 하루이틀 생업을 놓아야하는 처지라 엄두도 못내는 주민들도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인천 531호의 방문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어요. 보름여 만에 병원선을 본 주민들은 다양한 진료를 받은 후 돌아갔어요. 주민들은 침치료 뿐만 아니라 치석제거, 피 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는 물론 약도  처방받는 등 다양한 치료를 무료로 한 번에 받을 수 있었어요.


   주민들의 말벗도 돼 주는 '인천 531호'


병원선 의료진은 거동이 불편한 마을 주민을 위해 직접 방문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 날도 의료진은 무릎 관절로 고생하던 배태홍씨의 집을 방문해 진료와 함께 약을 처방해주었어요. 오랜 시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직 있는 병원선은 섬마을 주민들에게 단순한 치료기관 이상의 의미가 됐습니다. 병원선 직원들은 어느새 섬마을 주민들과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병원선 직원들은 마을 주민들의 일손을 직접 돕기도하고 하고 외부 소식을 전하며 말벗이 되어주기도 해요.


병원선 직원들과 섬마을 주민들의 잊지 못할 추억도 많아요. 1999년 자월도에서 자살을 시도한 50대 여성을 태풍주의보가 내린 상황에도 불구하고 육지로 옮긴 이야기나 연평도 포격도발 때 방공호에 갇힌 마을 주민들을 위해 섬을 찾아 환자를 돌본 이야기 등 다양한 추억이 있죠.


병원선 인천 531호


배를 댈 곳이 없어 바다 한 가운데에서 잠을 잘 때도 있고 힘든 여정이지만 병원선 직원들은 늘 뿌듯합니다. 진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섬마을 주민들을 유일하게 돌보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에요. 주민들을 직접 찾아 치료하고 약을 드릴 때와 매번 작은 치료에도 고맙다고 말씀하시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주민분을 볼 때면 뿌듯함과 큰 보람을 느끼게 돼요.


지금까지 섬마을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병원선 '인천 531호'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섬마을 주민들을 위해 열정을 갖고 일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입니다.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시지만 아직까지도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병원선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4곳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요. 인천 531호가 오랜 시간 서해 섬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 온 것처럼 앞으로는 더욱 많은 병원선이 생겨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