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한민국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문화활동이 전개되었는데요.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고, 국민이 참여하는 문화활동도 크게 늘었습니다. 이런 문화활동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난 데는 실질적인 정부정책이 있었습니다. '문화융성'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 것일까요? 우리 삶에서 문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삶의 행복을 찾는 이들에게서 의문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문화융성이 왜 중요할까요?
일단 문화란 무엇일까요? 너무도 포괄적인 개념인데요. 일단 사전적 정의로는 인간에게만 있는 생각과 행동 방식 중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배우고 전달받은 모든 것을 문화라고 합니다.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문화가 왜 중요할까요? 첫 번째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질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삶에 만족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니까요.
OECD가 각국의 실질적 생활조건과 삶의 질을 비교하는 행복지수 측정 결과 한국은 36개 조사대상국 중 하위권인 24위에 올랐는데요. 비약적인 경제성장에 비해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의 수준은 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문화의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 두 번째로는 고용없는 저성장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는 경제를 살리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루게 하는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문화의 가치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의 기본원리로 작동하고 국가 발전의 토대를 이루며 국민 개개인의 행복 수준을 높이는 것" 이라는 문화융성을 정부 국정기조로 밝히고, '문화기본법'을 제정했는데요. 이 법은 국민의 문화권을 보장해 헌법을 보완하고 범정부 차원의 문화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문화의 개념을 국민의 삶의 질, 국민행복의 가치로 확장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문화융성으로 인한 한국의 변화
올해 문화예술정책에서 주목할 점은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활동이 크게 늘어난 점인데요. 문화이용권 이용자가 160만명을 넘어섰고, 노년층 문화프로그램과 수혜자 수도 지난해 341개 1만1,804명에서 올해 379개 1만2천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유아교육기관에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와 선현들의미담을 들려주는 ‘이야기 할머니’가 작년 374명에서 917명으로 늘어난 것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어요. 소외계층의 문화생활을 돕기 위한 ‘찾아가는 문화순회사업’도 활성화되었고, 2,100여 개 문화취약지역 54만명의 주민에게 공연프로그램을 제공했고 ‘사랑티켓’ 제도를 통해 45만명의 아동·청소년 및 노인에게 공연·전시 관람을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내적 국민참여 문화활동 이외에도 외래관광객의 편안한 한국 관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는데요. 관광숙박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소형호텔업을 신설했고, 호스텔업에 대한 입지 제한을 완화하는 동시에 외래관광객의 불편을 덜어주고 외국인 대상 불법행위를 단속·예방하기 위해 관광경찰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한국을 알리려는 다양한 노력은 역대 최대 외래관광객 유치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천만명을 돌파한 외래관광객은 2013년 11월 말 기준으로 이미 1,120만명을 넘어섰고12월말에는 1,200만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2013년은 체육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문체부의‘스포츠로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는 슬로건처럼 스포츠가 국민행복을 증진하고 사회·경제·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한층 넓힌 한 해였습니다. 2017년 U-20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고 2020년 하계올림픽 핵심 종목에 태권도가 포함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소외계층 어르신들이 근사한 공연을 볼 수 있게 되고 예술가들은 생활고 없이 예술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각 지방에서 인문학이 부흥하고, 집 주변에서도 좋은 스포츠 시설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문화융성이 꽃을 피운 2013년.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체육, 관광 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하나씩 살펴보기로 할까요?
소외계층 문화향유
지난 11월 23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밀알재활원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는데요. 타악 연주단체 ‘비트컴퍼니 한울소리’가 소외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공연을 선보인 것인데요. 이날 10명의 단원들은 재활원의 지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난타, 무용,마술 공연을 했습니다. 난타 공연은 플라스틱 상자, 플라스틱 드럼통 등을 악기로 한 ‘재활용’을 컨셉트로 했으며 마술 무대는 고리, 비둘기를 이용한 공연으로 꾸며졌습니다.
비트컴퍼니 한울소리 곽재민 기획실장은 “이날 공연은 지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쉽고 재미있는공연’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연을 하기 전 재활원 관계자 분들이 아무래도 지적 장애인들이다 보니 반응을 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니까 너무 상처받지는 말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서 약간 걱정도 했는데 웬걸요. 공연이 끝나고 몇몇 장애인 분들은 흥에 겨워서 무대에 나와 함께 춤도 추고 그러셨어요. 괜히 걱정했다 싶기도 하고, 정말 뿌듯했죠.”고 덧붙였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보다 쉽고 편하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비트컴퍼니 한울소리가 밀알재활원에서 문화공연을 펼친 것도 바로 이러한 프로그램의 일환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복권기금을 활용하여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함께 2004년부터 ‘신나는 예술여행’ 사업을 펴고 있습니다. 문화예술단체들이 엄선된 양질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가지고 문화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소외지역과 계층을 직접 찾아가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이는 사업인데요. 2004년부터 문화예술단체들은 군부대, 교정시설,장애인시설 등 전국의 문화취약지역을 찾아가 400여 만명가량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정부는 공연·전시 관람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및 24세 이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관람료 일부를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사랑티켓’은 공연 및 전시 관람료의 일정 금액을 복권기금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지원함으로써 좋은 공연을 보고싶지만 비싼 관람료 때문에 망설이는 취약계층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제도입니다. 지금까지 41만여 명의 청소년 및 어르신들이 ‘사랑티켓’으로 공연 및 전시를 관람했답니다.
예술인 복지사업
오석근 작가는 한국 사회를 주제로 사진 및 설치미술 작업을 하며 올해로 9년째 작가로 활동 중이다. 하루 종일 창작에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는 “작업하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합니다.“대부분의 작가들이 작품활동만 해서 생활비를 벌기는 어렵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알바’는 필수입니다. 특히 사진, 설>치작업의 경우 준비하는 데 돈이 많이 듭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사진 촬영을 하며 돈을 법니다.작업을 하려면 돈을 버는 게 당연한데 그래도 작업할 시간을 빼앗길 때는 좀 아쉽기도 합니다.”
실제로 예술인들은 직업의 특성상 수입이 규칙적이지 않으며 실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창작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기본적인 경제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19일 발표한 ‘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 방안’에 따르면, 예술인 3명 중 2명이 창작활동과 관련해 한달 평균 수입이 100만원 이하이며 창작준비를 하는 기간에도 아르바이트 등 부수입을 벌기 위한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오 작가는 오랜만에 작업활동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5개월 동안 한 달에 60만원씩 ‘창작 준비 지원금’을 받게 된 것입니다. 오 작가는 “이 기간 동안은 아르바이트에 신경 쓰기보다 작업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그가 이러한 도움을 받게 된 것은 ‘예술인복지법’ 때문인데요. 2011년 말 제정된 '예술인복지법'은 2012년 11월 18일부터시행되고 있으며 지난 12월 10일에는 예술인의 산재보험료지원, 예술인에 대한 불공정행위 제재 등을 규정한 ‘예술인복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은 예술인의 직업적인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정되었는데요. ‘예술인복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술인의 복지증진과 관련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 복지 증진사업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술인복지법’이 마련되면서 예술인들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국가가 예술활동을 근로활동으로 인정하고 이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예술활동 계약이 이뤄진 상태에서 계약기간 중에 일어난 재해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수있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면 기술 스탭이 무대 세트를 설치하거나 영화를 촬영하는 중에 다치게 되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수 있게 된 것입니다.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융성 원년’을 맞아 강화한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이 곳곳에서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다. 노인
세대 또한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시·도별 노인종합복지관 등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진행 중인 ‘청춘연극제’나 ‘실버합창대회’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 사례인데요. 전국에서 어르신 6,400여 명이 문화예술교육으로 삶의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노년층의 이 같은 문화예술활동은 종종 의학적 효과로도 이어지는데요. 해마다 ‘치매극복의 날’ 행사를 마련하는 국립중앙치매센터는 실버합창대회를 열어 어르신들이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를 극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합창을 위해 가사를 익히고 어르신들끼리 담소를 많이 나누는 과정 자체가 치매 예방의 촉매제가 된답니다.
이밖에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초·중·고교의 63퍼센트인 7,254개교에 예술강사 4,500명을 파견해 210만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한국무용, 공예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이전 교육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부분들을 배움으로써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껏 215 만여 명의 아동·청소년·성인·노인이 혜택을 받은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은 앞으로도 한층 강화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문화한류 확산
세종학당은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인데요. 지난 2007년 몽골 올란바토르에 처음 세워지니 이래 6년 만에 전 세계 100개소를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각국 세종학당을 지원하기 위한 '게종학당재단'도 생겼습니다. 올해는 특히 한류 확산에 힘입어 아시아·유럽·중동·미주 등에서 30개소가 추가 지정되는 등 세종학당도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더불어 학습 기능 외에 상호 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있는데요. 특히 문화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작은 문화원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글날을 맞아 각 지역 세종학당의 우수 학생 172명을 초청해 6박7일 동안 김치 담그기, 전통놀이 등 한국문화를 체험했습니다. 한국문화를 경험한 학생들은 그들의 지역사회에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등 세종학당은 한류확산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뿐만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한국문화원도 한류 확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한국문화원은 1979년 일본 도쿄와 미국뉴욕에 처음 설치되었는데요. 올해는 태국, 브라질, 벨기에 3곳에 추가로 문을 열어 23개국 27개소로 확대되었습니다. 한국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문화교류를 이끌 수 있는 기반이 넓어진 것입니다.
태국 한국문화원은 올해 7월 4일 개원해 태국 문화교류의 거점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현대미술 교류전, K팝 가수 팬미팅, 한국어·댄스 강좌, 전통공연 등 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년 2월에도 한국과 태국의 축구사진 전시회, 한국 관광사진 전시, 태국 대학과 연계한 오케스트라 공연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생활체육으로 국민행복
인천 계양구 계산동 주민 김순옥(43) 씨는 요즘 고양골체육관에서 선수 출신 지도자에게 탁구를 배우고 있습니다. 고양골체육관에서 배울 수 있는 스포츠는 탁구·배드민턴·테니스·양궁 등 4가지다. 4종목 모두 정규직으로 뽑은 지도자들이 회원을 가르치는데요. 예전에 공공스포츠와 같은 제도가 있었지만 중간에 지원이 끊기거나 사업이 변경되는 일이 많아 체계적인 운영이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종합형 스포츠클럽이라는 운영 근거가 생기고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후부터 책임감 있는 지도자로부터 더 수준 높은 스포츠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생활체육진흥 종합계획을 지난 11월 발표했는데요. ‘스마일 100(스포츠를 음껏 일상적으로 100세까지)’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는데 어디서나 누구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2017년까지 폐교·폐파출소·경로당 시설 등을 활용해 900여 개의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국민의 체력 수준을 측정해 맞춤형 운동을 처방하는 ‘국민체력 인증제’도 점차 확대될 전망입니다. 생애주기별로 스포츠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인데요. 이와 함께 스포츠 소외계층을 최대한 줄이는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소외지역을 찾아가 체육시설을 제공하는 ‘스포츠 버스’와 유소년·노인·장애인 등을 가르칠 체육지도자를 두 배가량 늘려 일반인 중심의 프로그램에 변화를 준다는 내용입니다. 종합형 스포츠 클럽이나 국민체력 인증제를 확대함으로서 국민건강의 기반을 닦고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통해 행복한, 경제를 살리는, 국격을 높이는 문화의 힘을 만나봤습니다. 생활체육 문화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있는 김순옥씨. 예술활동에 오롯이 집중해 창작활동을 하는 오석근씨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은 문화정책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찾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문화활동에 참여해 힘든 일상의 활력소를 찾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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