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을 복용할 때는 같이 먹으면 위험한 약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약을 지을 때 자신이 먹는 평소 먹는 약을 함께 복용해도 괜찮은 것인지 알고 싶다면 안심 서비스(DUR : Drug Utilization Review)에서 확인해 보면 됩니다. 의약품 안심 서비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과 의사·약사들이 환자의 의약품 복용 정보를 공유하여 약물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서비스입니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부작용 신고 건수는 2006년 6239건에서 2010년에는 6만4143건으로 10배 이상 급격히 늘었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의약품을 함께 복용해 빚어지는 약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의약품 안심 서비스(DUR : Drug Utilization Review)’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하는 의약품 안심 서비스는 의약품 처방·조제 시 병용 금기 등 의약품의 안전성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의사와 약사는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처방으로 환자가 약물 부작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데, DUR를 활용하면 부적절한 약물 사용을 사전에 점검해 적절한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의약품 처방 시 환자의 정보를 심평원으로 전송하면 심평원에서는 환자별 투약정보 데이터베이스와 DUR 기준을 점검해 그 결과를 다시 처방기관에 전송합니다. 처방기관에서는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처방을 변경하거나 예외 사유를 기재한 뒤 최종 처방 정보를 다시 전송합니다. 환자가 최종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을 방문하면 약국에서는 다시 한 번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 정보를 심평원으로 전송합니다. 조제 단계에서 처방전을 한 번 더 점검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심평원에서는 마찬가지로 환자별 투약 정보와 DUR 기준을 점검한 뒤 그 결과와 처방 단계에서 의사가 기재한 예외 사유를 약사에게 제공합니다. 이에 대해 약사가 처방을 변경하거나 예외 사유를 기재해야 할 경우 의사와 사전 협의 후 조제 내용을 다시 심평원에 전송하면 끝입니다. 심평원과 의료기관이 정보를 공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0.4초입니다.
DUR는 당시 처방받은 약에 한에서만 점검이 이루어지며 2개 이상의 병원을 방문한 경우에 약국에서 처방전 간 충돌약이나 중복 처방을 점검합니다. 처방전 없이 일반 약제를 구입할 때도 DUR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환자는 장기간 복용하는 약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일반 약제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방약과 일반 제약이 충돌하면 경련이나 발작을 일으키고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고 있는 약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를 밝히고 DUR 점검을 하는 게 좋습니다. 환자 스스로도 자신이 복용하고있는 약에 대해 정확히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DUR를 활용하면 의약품 처방·조제 시 약물 부작용을 더 확실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DUR 조회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즉시 가능합니다. 만약 약국이 문을 안 열어 정보를 얻기 어려울 때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를 이용하면 됩니다.
심평원은 2015년 8월 현재 총 3만3132개 의약품에 대해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약(병용 금기), 영·유아 및 노인이 먹으면안 되는 약(연령 금기), 임신부가 먹으면 안 되는 약(임부 금기), 성분 또는 효능이 중복된 약(효능군 중복)과 투여기간 및 용량에 대해 DUR 점검 기준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2010년 전국적으로 도입된 DUR는 2015년 7월 현재 한의원을 제외한 대상 기관의 99.4%인 7만1320개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총 11억2000만 건을 점검해 563만 건의 부작용을 예방했습니다.
이처럼 실시간 정보 교류가 가능한 DUR 시스템의 특성은 지난번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확산 방지에 십분 활용됐습니다.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할 때 해당 환자가 메르스 확진자와의 접촉자인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특정 의료기관을 거쳐 방문한 내원자인지, 중동지역 입국자인지 등의 정보를 의·약사의 컴퓨터 화면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DUR는 헌혈 시 발생할 수 있는 보건 사고를 예방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심평원에서는 수혈자가 헌혈 전 먹으면 안 되는 약을 복용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대한적십자사에 제공함으로써 헌혈 및 수혈로 발생하는 감염병 등을 조기에 차단합니다. DUR를 활용한 부적절 헌혈 차단 대상자가 지난해 6500명에 이르며, 이를 통해 부적절 혈액 유통을 86%까지 차단했습니다.
지난해 9월 발의된 DUR 관련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의 입법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심평원 오영원 차장은 “의약품 처방·조제 시 DUR 점검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미점검기관이 발생하는데, 그렇게 되면 DUR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결국 환자의 의약품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 없게 되므로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DUR를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환자가 동의하면 의사와 환자 스스로 의약품 복용 내력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 도입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의약품 안심 서비스(DUR)와 같이 서비스가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 고지혈증 치료제 ‘심바스타틴’을 항진균제 ‘케토코나졸’과 함께 복용할 경우
→ 횡문근융해증 위험 증가
•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을 조영제 ‘이오파미돌’과함께 복용할 경우
→ 급성 신부전 위험 증가
• 진통제 ‘케토롤락트로메타민’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나프록센’과 함께 복용할 경우
→ 중증의 위장관계 이상반응 위험 증가
• 강심제 ‘암리논’을 강심제 ‘도부타민’과 함께 복용할 경우
→ 부정맥 발현 위험 증가
• 항생제 ‘메타사이클린’을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과 함께 복용할 경우
→ 두개 내 고혈압 위험 증가
대한민국 이슈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