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나~ 안 정주나~ 늘 정주는 정준하~ ♪’ 이 짧은 노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멤버로 10년간 활동한 정준하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평소 ‘눈치 없는 바보 형’이라 불리는 그는 유난히 ‘정(情)’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립니다. 멤버들에게 놀림을 당해도 “허허허” 하며 웃어넘깁니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다가가는 정준하의 가족사랑 추석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실제 모습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정준하는 TV 속 정 많고 눈물 많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이북에서 내려온 아버지를 이야기하며 울컥했고, 고마운 사람들을 언급할 때는 푸근한 정을 드러냈습니다.
드라마, 예능, 공연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정준하도 추석만큼은 가족과 시간을 보냅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부엌에서 전과 부침개를 부치며 어머니와 아내를 ‘야무지게’ 돕습니다. 특히 그는 “아버지가 황해도 분이라 이북 음식을 만든다”며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아버지 고향이 황해도 신천이에요. 6.25전쟁 때 할머니 손에 이끌려 내려오셨대요. 안타깝게도 형제 중 아버지만 내려오셨어요. 누님이 여섯인데 그때 못 내려오는 바람에 가족이 헤어진 거죠. 그래서 명절 때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짠해요.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맞벌이를 한 부모님 때문에 어렸을 적 할머니 손에 애지중지 자란 정준하는 덕분에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의 소중함을 일찍 깨달았습니다. 그는 “‘가족’이라는 글자만 봐도 뭉클해지는 무언가가 있지 않느냐”며 “이들의 존재 자체가 내겐 큰 에너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이 건강하신 것만으로도 큰 힘이 돼요. 칠순이 넘었는데도 적적하다며 택시를 운전하시는 아버지와, 여행을 다녀도 불편한 곳 없는 어머니를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래도록 건강하셔서 제가 계속 효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12년 항공기 승무원이던 아내와 결혼해 아들 로하 군을 둔 정준하는 행복한 가장으로 꿈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아직도 ‘니모(아내의 애칭)’와 ‘로하’가 내 옆에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아내와 아들을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정말 하늘에서 온 천사 같아요. 일본 사람이라 한국의 명절 문화가 익숙하지 않을 텐데 힘든 내색 한번 없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고맙고,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해요. 제가 ‘사랑꾼’ 역할을 더 잘해야 하는 이유죠.
정준하에게는 또 다른 가족이 있습니다. 명절에도 빠지지 않고 만나는 ‘무한도전’ 멤버들입니다. ‘무한도전’ 녹화일이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씩 모임을 갖습니다.
10년을 함께 보낸 동료들이라 이젠 내 식구나 다름없어요. 방송에 나오는 ‘무한뉴스’의 내용도 대부분 사석에서 나눴던 이야기예요. 자주 만나니까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유)재석이는 깜짝 놀랄 정도로 우리의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어요. 우리끼리 ‘유스패치’라 부를 정도예요. (웃음) 그만큼 멤버들이 ‘무한도전’에 큰 애착을 갖고 있어요.
올해 정준하는 특별한 추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통해 관객들과 명절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형제는 용감했다’는 ‘안동 종갓집’이라는 한국적인 소재에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 소식을 듣고 찾아온 두 형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잠시 잊고 있던 ‘가족애’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는 “2009년에 참여했을 당시 큰 감동을 받아 이번에도 꼭 하고 싶었다”며 “무대에 서는 기쁨뿐 아니라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얻었다. 연습을 하면서도 가족의 고마움을 느껴 많이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더 생각나는 게 가족인 것 같아요. 이번 추석에는 한 번쯤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희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함께 관람하면 좋을 것 같아요. ‘무한도전’ 멤버들도 좋아하는 작품이거든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무한도전, 뮤지컬 등 종횡무진 만능 엔터테이너 정준하의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한결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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