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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숭례문 복구 기념식, 인포그래픽으로 살펴봐요

2013년 5월 4일,낮고 깊게 울리는 대고삼타(큰북을 세 차례 치는 의식)로 숭례문이 다시 완성됐음을 맑은 하늘에 알렸어요. 윗지붕에 붙은 새 현판은 '숭례문, 문화의 새 문이 열리다.'라고 적힌 제막천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제막천 아래 청색·백색·적색·흑색·황색 등 천지만물의 조화를 상징하는 오방색 천 9줄이 길게 늘어졌습니다.


숭례문 복원



  숭례문, 어떤 것이 바뀌었을까요? 


숭례문


숭례문 작업에 대해 '복원'이 아닌 일부 훼손된 것을 바로잡은 '복구'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먼저, 일제가 없앤 성곽 일부가 복구되었어요. 또한 지반 높이도 조선 후기에 맞춰 30~50cm 낮췄습니다. 단청은 조선 중후기 색조에서 조선 전기 색조로 복원하며 전반적으로 차분해졌어요. 안료는 인공안료대신 전통안료를 사용했습니다. 중앙 통로인 홍예 천장의 용 그림도 조선 초기 양식을 재현했어요.


현판은 1954년 6.25 때 훼손되면서 원형과 조금 달라졌는데, 서울 지덕사에 보관되어 잇던 양년대군의 현판 글씨 탁본을 통해 변형된 필획 일부를 바로잡았습니다. 지붕의 기와 또한 공장제품이 아닌 전통기법으로 일일이 구워낸 것으로 가능한 한 원래 부재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숫자로 본 숭례문 복구


숭례문


1,916일의 복구 기간, 3만 5,000여명의 투입 인원 등 숭례문 복구에 투입된 노력이 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오랜 기간 힘들게 복구한 만큼 앞으로 숭례문을 비롯한 문화유산에 주인 의식을 갖고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의 주연 지대한(13)군과 함께 노란색 줄을 잡아당겼습니다. '예를 숭상하라.' 숭례문 세글자가 세로로 내려써진 현판이 드러났어요. 지켜보던 국민들의 길고 낮은 탄성이 행사장 주변으로 번졌습니다. 남쪽 관악산의 화기를 다스리기 위해 세로쓰기로 현판을 만들었어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원형 그대로의 백색 현판 글씨가 밝게 빛났습니다. 서울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숭례문이 다시 태어났어요.


숭례문


새롭게 탄생한 숭례문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작품입니다. 기와 한장, 단청 한 줄에도 한국 최고 수준의 장인들의 노고가 서려 있는데요. 복구를 기원하는 국민은 7억원이 넘는 성금을 냈어요. 복구 사업은 국민의 염원을 한데 모아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국가적 작품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잃었던 문 양옆의 성곽도 이번에 다시 이어 붙여 위용을 더했어요.


숭례문 복구는 문화재 복원의 수준을 넘어 문화융성 시대의 개막을 의미합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새 정부는 국정 기조의 핵심축으로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면서 "숭례문의 새 문이 활짝 열렸듯이 우리의 문화자산과 콘텐츠를 인류가 함께 누리고 즐길 수 있도록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활짝 열어가겠다."고 말했어요.



숭례문 복구는 국민 모두의 힘으로 이뤄졌어요. 이를 상징하듯 국민들의 희망엽서가 담긴 '희망보감(希望寶鑑)'이 숭례문 앞마당으로 들어왔습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희망이 모두 이루어지길 바라는 의미에서 희망보감의 매듭을 단단히 묶었어요.



  국민 화합의 장으로 거듭난 숭례문


기념식을 찾은 국민들은 숭례문이 영원하기를 기원했습니다. 가족 나들이를 겸해 부인과 함께 숭례문을 찾은 윤순근(62)씨는 "앞으로 관리가 중요하다. 국민들이 국보를 지키려는 마음은 더 중요하다. 국민 모두가 숭례문을 내 물건처럼 아껴야 한다."고 말했어요. 대학생 강혜민(20)씨와 이현경(20)씨는 "날씨가 좋을 때 기념식을 하게 돼 기쁘다. 그동안 복구에 많은 분이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 예쁘고 좋게 고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낮은 북소리가 울리면서 수문군이 배치됐다. 숭례문의 중앙 통로는 홍혜문이에요. 남과 북을 잇는 육중한 붉은 철문이 서서히 열습니다. 남쪽 바람이 홍혜문을 거쳐 북쪽 사대문 안으로 흘렀어요.


숭례문이 다시 열린 이날 수만에 달하는 국민들이 주변 일대로 모여들었어요. 남대문시장에서 35년 동안 청과물 가게를 열어온 상인 김사옥(72)씨는 "숭례문이 복구돼 기분이 좋다."면서 "새 숭례문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으로 장사도 잘 될 것 같다."며 반겼습니다.


모자 가게를 하는 김성수(48)씨는 "구경 오는 사람들이 늘어 남대문시장도 활성화될 것 같다. 앞으로 잘 보호해 많은 사람이 찾고 시장도 덩달아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숭례문


새 문이 다시 열린 5월 4일. 숭례문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세종로는 축하의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세종로를 따라 자유연희마당이 펼쳐지고 광화문광장에서는 '판굿, 비나리, 아리랑'을 주제로 한 공연이 이어졌어요. 화재에 따른 국민의 상실감을 치유하는 자리, 이날 숭례문은 온 국민과 함께 경축하는 국민 화합의 장으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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