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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문화가 도시를 재생시킨다! 문화도시 성공사례 3곳

산업이 변화하면 도시도 변화합니다. 산업의 흐름이 바뀌면 도시는 낙후되어 버립니다. 가정의 난방 연료가 연탄이었던 시대, 강원도의 탄광도시들은 활력이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석유가 주원료로 바뀌면서 탄광 도시들은 낙후되기 시작했습니다. 죽어있는 도시를 살리기 위한 해결책이 바로 '문화' 입니다. 문화를 입혀 도심재생을 이룬 3곳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공동화로 몸살 앓던 충남 서천의 구도심이 문화 공간으로 변신하다!


인구 6만 명의 작은 지방 소도시. 충남 서천군 시내 한 복판에는 10년 전까지 전통시장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2004년 도시정비 차원에서 전통시장을 인근 지역으로 옮긴 후 시장을 떠난 자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의 문제가 불거졌지요. 개발 논의가 처음 시작됐을 때는 상권의 붕괴를 걱정하는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큰 상가건물을 지어 분양하거나 주차장을 짓자는 의견이 강했어요. 하지만 서천군청의 생각은 달랐어요. 문화 공간을 만들어 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기를 바랐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하던 주민들도 서천군의 끈질긴 설득에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고, 수차례의 주민 설문조사와 현지조사, 실무회의를 거쳐 마침내 2009년 2월 문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봄의 마을


'봄의 마을'이라는 이름 역시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정한 이름이었지요. 개장 1년 반이 지난 지금 봄의 마을은 하루 평균 2,000여 주민이 문화생활을 즐기고 자유로운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초기에 상권이 무너질까 걱정하던 상인들도 오히려 봄의 마을이 들어선 후 유동인구가 늘고 관광객들도 늘어나 장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봄의 마을은 삶터와 쉼터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광장을 5개 건물이 둘러싼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물은 각각 친환경농산물 판매센터, 일자리 종합지원센터, 여성문화센터, 청소년 문화센터, 종합 교육센터로 사용됩니다. 특히 친환경농산물 판매센터에서는 서천군에서 생산하는 각종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봄의 마을


봄의 마을 덕에 서천군은 지난해 국 단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문화의 달' 개최 도시로 선정된데 이어 올해 초에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통령상을 받았어요. 광장을 중심으로 각 건물에 세세히 흐르는 개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요. 서천군에서는 앞으로 문화와 예술 등 무형의 자원이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는 참된 의미의 광장으로 키워나갈 예정이에요.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 주민들, 마을을 보존하고 공동체 문화를 복원한다 


대전광역시 동구 소제동은 한때 부자 동네로 명성을 날리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재개발을 피할 수 없게 된 낙후된 지역이 되었습니다. 대전은 철도가 키운 도시입니다. 경부선 부설 이후 1914년 호남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대전은 일약 근대 철도교통의 중심지가 됐지요. 자연히 철도 관련 기술자들이 늘었고 대전역을 중심으로 거대한 관사촌이 형성됐습니다. 소제동 역시 그중 하나로, 동(東)관사촌이라 불렸습니다. 대전에는 세 곳의 관사촌이 있는데, 이중 한 곳이었지요. 


하지만 도시가 확장되고 대전의 중심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빠르게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결국 재개발 지역으로 들어가 뻔한 개발 과정만 남았을 것으로 생각되었을 때 이곳을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하자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대전시와 목원대가 공동 추진하는 '대전 근대사 아카이브 구축 및 활용 사업' 포럼에서 소제동의 문화적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지역의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자는 실험을 제안한 것이죠. 


철도관사촌


소제동은 시간이 멈춘 곳이란 표현이 가장 적합한 공간입니다. 협소한 골목과 색 바랜 간판, 사람 키 높이의 담장과 슬레이트 지붕, 100년 된 나무 전못대까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또한 철도 시대에 융성했던 흔적인 철도관사도 대략 40여채가 남아있습니다. 


사업 포럼에서는 지역 주민의 삶을 글과 사진으로 엮었습니다. 다양한 세대의 주민들과 소통하며 관사촌의 형성 과정부터 도시의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이었지요. 43년째 한 자리에서 약국을 하는 할아버지와 30년이 넘게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노부부 등 100명이 넘는 주민들을 취재해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또한 예술가가 상주하며 골목길 음악회도 개최했지요. 


역사와 예술이 만나면서 소재동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소재동의 운치있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최근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단편영화의 촬영지로도 활용되었지요. 낙후된 것과 옛것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관점을 바꾸면 버릴 것은 곧 지킬 것이 됩니다.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버리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예향 전주, 전통담은 한옥마을로 새롭게 거듭나다 


전주한옥마을은 전통과 생활이 함께 하는 공간입니다. 관광객이 700만명을 돌파하고, 평일에도 2만명 씩 전주를 찾고 있습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사적 제 339호) 주변의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1930년대부터 형성된 한옥군이 전주한옥마을로 탈바꿈한 것이죠. 


전주한옥마을


전주시는 '세계와 소통하는 가장 한국적인 한옥마을'이라는 비전을 갖고 전통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한옥마을 안애는 부채·소리·완판본의 3대 문화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한옥, 한식, 한지, 한국의 판소리 등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담고 있는 한스타일의 거점도시가 바로 전주인 것이죠. 전주한옥마을의 특징은 실제로 한옥에 사는 주민들을 보며 현대생활에서 잃어버린 일상의 원형을 다시 마주한다는 데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주한옥마을과 더불어 대표적인 전주의 문화상품으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있어요.  올해로 14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 시내 영화관이 밀접한 영화의 거리에서 축제가 벌어져요. 전주시민들은 예향 전주에서 만들어지는 영화제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주는 전주의 모습은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많이 발표되고 있어요. 


전주한옥마을


비단 이 도시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 도시들은 자신들만의 특화된 문화를 통해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도시가 새로운 문화의 옷을 입고, 그 안에서 다시금 공동체가 회복될 때 국민들의 행복은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문화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