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좋아하는 명사 4인
“혼자 읽기 아까운 책들 소개할게요”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에게선 기분 좋은 글의 향기가 묻어나는 기분이 듭니다. 평소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꾸려온 명사들이 독서의 달을 맞아 테마별 책을 추천해주었습니다.
▶박재동 화백
(사진=박재동 화백, 위클리공감 제공)
대표적인 시사만화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진 박재동 화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깨어 있는 지식인인데요. 늘 사회의 약자들이나 소외된 곳에 귀를 기울이면서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꾸는 그는, 독서의 취향 역시 넓고 방대합니다. 만화가답게 재미있는 작품부터 우리 사회를 제대로 꿰뚫어볼 수 있는 사회이론서까지 다양하게 추천해주었습니다.
꼬깽이 (김금숙 글·그림, 보리)
김금숙 교수가 쓴 책으로 내가 좋아하는 만화다. 1971년 전라남도 고흥에서 태어난 작가가 몸으로 경험하고 마음으로 새긴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웃기는 사람을 시골에서는 ‘꼬깽이’라고 부르는데, 시골에 사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내용이 따뜻해서 더 좋다.
도대체 학교가 뭐길래 (이상석 지음, 양철북)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열정적인 교사이자 내 친구이기도 한 이상석 선생의 책이다. 부산의 경남공고에서 재직할 당시 쓴 글들을 모아서 엮은 교육서다. 학생을 생각하는 교사의 뜨거운 열정과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책의 그림 작업을 도와서 더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동화독법 (김민웅 지음, 이봄)
목회자이면서 성공회대 교수인 김민웅 교수의 책이다. 동화책을 읽는 방법에 관련된 책인데, 동화를 재해석한 그의 시각이 끝내준다. ‘미운 오리 새끼’에 나오는 백조는 가족이 되지만 훗날 오리들이 똘똘 뭉쳐서 괴롭힘을 당한다는 식이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엄지인 아나운서
(사진=엄지인 아나운서, 위클리공감 제공)
‘우리말 나들이’ 등 인기 장수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면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KBS 엄지인 아나운서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는 바쁜 워킹맘이지만 늘 책을 가까이에 두고 지혜를 놓지 않으려는 현명한 사람이지요. 최근에 육아서 <엄마 마음 사전>을 펴내면서 작가로서의 행보를 걷는 그녀는 엄마를 위한 책, 아이를 위한 동화책을 추천했습니다.
목 짧은 기린 지피 (고정욱 지음, 맹앤앵)
왕따를 동물의 세계에 빗댄 이야기로, 나와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잘 보여주는 동화다.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다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명의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는데, 공연과 함께 책을 읽으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월화수목육아일 (썬비 지음, 허밍버드)
엄마들이라면 무조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진, 웹툰 작가 썬비의 그림일기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육아의 어려움과 기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재미도 있고 공감도 됐다. 아이를 키우느라 바쁜 엄마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게 현실인데, 짧은 그림일기 형식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소풍 (성석제 지음, 창비)
독서의 계절 가을에 어울리는 수필집을 추천한다. 최고의 이야기꾼인 소설가 성석제가 음식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인데,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음식들에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싶은 글이 가득하다. 오늘 저녁엔 또 뭘 먹나 고민이 될 때 이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답을 얻는 기쁨을 얻을 수도 있다.
▶김진 플럼북스 대표
(사진=김진 플럼북스 대표, 위클리공감 제공)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시리즈, <지금이니까 인도 지금이라서 훈자>, <행복한 멈춤 stay> 등 여행서의 베스트셀러 작품을 다수 보유한 출판사 플럼북스 김진 대표.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실력파로 업계에서 소문이 자자한 그녀는 추리소설 마니아입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시리즈로 읽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는 추리소설에 처음 도전한다면 일단 좋아하는 작가를 먼저 찾아보라는 팁을 전했주었습니다.
다섯 번째 증인 (마이클 코넬리 지음·한정아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믿고 읽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으로 최근 다섯 번째 책이 나왔다. 다른 추리소설이 팔랑거리는 팝이라면 그의 책은 클래식처럼 중후하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수사물과 법정물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미국의 재판 과정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책이다.
스노우맨 (요 네스뵈 지음·노진선 옮김, 비채)
전 세계 40개국, 거의 모든 언어권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유명한 작품이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로 불리는 요 네스뵈의 작품은 굉장히 거칠지만,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정말 좋아할 만하다. 여성보다는 남성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많은, 북유럽 소설 특유의 마력에 빠질 수 있다.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지음·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치밀함이 돋보여서 좋아한다. 2001년 출간 이후 일본에서만 300만 부라는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유명한 작품이다. 일본을 뒤흔든 공개 연속 살인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로, 범죄자조차 이벤트로 전락해버린 현대사회의 단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김미경 원장
(사진=박재동 화백, 위클리공감 제공)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도전의식으로 항상 새로운 인생을 찾아다니는 스타 강사 김미경.
그녀가 오랜 시간 수많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하고 부지런한 도전과 다양한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접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책 속에서 강연의 다양한 지식과 영감을 얻는 그녀는 소설부터 에세이, 고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섭렵하는 다독가이지요.
직관하면 보인다 (신기율 지음, 쌤앤파커스)
우리가 많이 쓰지만 실제로는 잘 알지 못했던 직관에 대해 풀어쓴 글이다.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한 얘기도 흥미롭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놀라운 통찰력에 가슴과 머리가 동시에 힐링 되는 책이다. 직관의 메시지를 올바로 해석하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김소정 옮김, 마시멜로)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소설책이다. 여자들의 심리를 너무나 절묘하게 보여줘서 같이 울고 웃으면서 읽었다. 남편이 남긴 편지 한 통이 불러온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세 명의 인물들의 사연이 옴니버스 식으로 교차되어 소개되는데, 이 책 하나로 리안 모리아티의 열렬한 팬이 됐다.
행복을 풀다 (모 가댓 지음·강주헌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구글의 공학자가 풀어쓴 행복의 공식. 너무나 사랑했던 아들의 죽음 이후에 행복이라는 지상 최대의 꿈이자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는 그의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행복은 언제나 그 자리, 우리 안에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