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문화를 넘은 산업의 대상으로도 매력적”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
(사진=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 정승호, c영상미디어 제공)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이자 국내 1호 티 소믈리에인 정승호 대표는 우리나라에 ‘티 소믈리에’라는 분야를 자리 잡게 한 장본인입니다. 외국계 회사의 IT 경영 컨설턴트였던 그는 차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 요코하마에서 티 소믈리에 과정을 배우는 것을 시작으로 긴 해외 유학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인도, 스리랑카 등 유명 차 산지를 찾아다녔고, 유럽 곳곳을 돌면서 티 마스터 인증을 받았습니다. 결국 그는 10여 년간 차에 대해 연구하고 배운 노하우를 집약해서 한국 티 소믈리에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때가 2011년으로 현재 티 소믈리에로 활동하는 수백 명을 탄생시킨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지요.
더 많은 전문가가 생겨나서 차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고,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산업적인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산지에 대한 연구가 중요해요. 그곳을 이해하면 차를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법이 새로워지거든요.
정 대표는 티 소믈리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면서 차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특히 ‘차=녹차’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강해서 그것을 깨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지요. “유독 우리나라만 녹차와 홍차를 나눠서 생각해요. 전체적인 관점에서 그것을 나눠버리면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막아서는 셈이 되죠. 저는 그 정의를 다시 내리고 싶어요. 그래서 차 대신 티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그것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한방차와 우리 민간요법에 주목
정 대표는 차에 대한 정의만 넓혀도 차 시장은 좀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중 하나의 가능성으로 블렌딩 티를 언급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블렌딩 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요. 전국 지역마다 특산품이 있잖아요. 우엉차, 옥수수수염차 모두 차에 해당되죠. 사실 차는 각종 과일과도 접목할 수 있어요. 소재에 대한 다양성이 풍부해요. 건강과 연결할 수 있는 요소도 많고, 그만큼 가능성도 높죠. 전통을 살리되 다른 요소를 접목시켜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 대표는 그런 시도가 잘 이루어진다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루이보스나 남미의 마테와 같은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각종 한방차를 중심으로 한 우리 민간요법이 가진 가능성을 높게 보았습니다.
오랜 시간을 차와 관련된 삶을 살아온 정 대표는 커피가 어마어마하게 발전하는 걸 지켜보면서 차의 방향성도 고민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아이러니한 게,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도 않아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원두가 뭔지 알지도 못했던 나라인데, 지금은 원두 판매율 기준 세계 랭킹 7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저는 우리나라가 차 문화에 대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차의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깊이 고민을 해온 그답게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들이 오갔는데요. 그는 차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가 거시적인 시각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차 하면 딱 떠오르는 브랜드가 없다며 다들 도전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차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업적인 접근을 해나간다면 우리 차가 세계를 제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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