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습니다.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네 잎 클로버를 따기 위해 몸을 숙인 덕분에 그 위로 날아든 총알을 피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네 잎 클로버의 상징 때문입니다.
(사진=ⓒC영상미디어)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낮은 풀’이라는 점도 네 잎 클로버를 향한 사람들의 믿음에 힘을 더했습니다. 최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서 네 잎 클로버를 토핑으로 올린 '오트 그린 티 라떼' 메뉴를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스타벅스 음료 속 네 잎 클로버를 기르는 농부 홍인헌 씨의 성공비결을 들어봅니다.
입소문 탄 장식용 클로버, 기대 이상 성과
‘클로버 농부’로 알려진 그이지만 앞서 20년 넘게 화훼 농장을 운영해온 화훼 전문가입니다. 혹자는 홍 씨의 네 잎 클로버가 큰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 대해 유명 프랜차이즈의 식재료로 쓰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결과입니다.
원예학을 전공한 홍 씨는 꽃 농사를 목표로 1988년 상경했습니다. 화훼 산업에 뛰어들면서 선택한 것은 장미 재배였습니다. 경북구미에서 형을 따라 재배와 유통을 도왔습니다. 시기적으로 운이 나빴던 탓이었을까. 외환위기와 맞물리면서 속된 표현으로 쫄딱 망했습니다. 포기하는 대신 꽃 배달 업체와 손을 잡고 무던히 부딪쳤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형 마트에 화훼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더 나은 수익 가치를 낼 수 있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했고 그 고민의 끝이 네 잎 클로버였습니다.
모든 생일 케이크 위에 네 잎 클로버 올렸으면
2012년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네 잎 클로버는 사업 초기만 해도 일반 화훼처럼 판매됐습니다. 화분형 네 잎 클로버 100만 개를 준비했는데 판매량은 5만 개에 불과했습니다. 다듬을 틈도 없이 빠르게 뻗어 자라는 탓에 남은 물량은 처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각을 전환해 식용 식물로서 네 잎 클로버의 가치를 살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용이 가능하다’는 인증을 획득하자마자 영업에 나섰습니다. 네 잎 클로버로 장식한 다양한 요리 사진을 담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발로 뛰며 홍보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내 고급 식당을 대상으로 ‘요리에 네 잎 클로버를 장식으로 올려보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생각보다 냉담했습니다.
홍 씨는 제안을 바꿨습니다. “무료로 네 잎 클로버를 공급하겠습니다. 손님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결정하세요.” 무료 제공된 네 잎 클로버 3000장이 부족할 정도로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그렇게 식용 네 잎 클로버 장식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네 잎 클로버가 올라간 커피 음료의 모습│ⓒ스타벅스커피코리아)
스타벅스 측에서 라떼용 토핑으로 네 잎 클로버를 채택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당초 회사가 예상한 네 잎 클로버 토핑 음료 판매량은 일주일 기준 9만~10만 잔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하루 기준 5만 장의 네 잎 클로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지요. 하지만 현재 제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하루 최대 2만 장입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농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요.”
홍 씨가 농장 확충을 계획하는 이유는 더 있습니다. 내년에는 네 잎 클로버를 들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식용 클로버 개발을 다짐했을 때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 생일 케이크 위에 내 네 잎 클로버를 하나씩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해외 진출은 그 목표를 위한 과정입니다.
홍 씨에 따르면 클로버 재배를 위해 특별한 환경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밀폐시킨 잎을 냉장보관하면 달나라까지 가져갈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합니다. 다만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해가 지면 스스로 잎사귀를 접고 해가 떠야 잎사귀를 폅니다.
그가 자신의 네 잎 클로버를 지구 반대편 나라에 수출했을 때 생리적인 주기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네 잎 클로버 재배와 동시에 일자리 창출 측면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진=홍 씨는 식용 네 잎 클로버를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계획이다.│ⓒ홍인헌)
무엇보다 홍 씨는 네 잎 클로버의 인기에 대해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호응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안주해서는 안 돼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네 잎 클로버의 가치를 물었습니다.
네 잎 클로버를 보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행운이 찾아들 것만 같아서요. 웃음도 나고요. 누군가 제 네 잎 클로버를 보고 행복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제겐 큰 가치입니다.”
세 잎 클로버가 대다수로 네 잎 클로버는 일종의 돌연변이입니다. 굳이 확률로 따지자면 네 잎 클로버는 세 잎 클로버 만 장당 한 장꼴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세 잎 클로버 사이를 휘젓던 중 어쩌다 한 번 마주한 네 잎 클로버에 격한 반가움이 몰려오는 이유가 아닐까 해요. 성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의 인내와 노력이 있었던 만큼 '행운'을 기르는 홍인헌 씨의 네 잎 클로버가 해외에서도 성공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