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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정치권의 방탄소년단’ 꿈꾸는 청년정치크루

청년들이 직접 청년정책을 입안하고 실현하기 위해 이동수(31)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정치모임 ‘청년정치크루’ 멤버들을 만났습니다. “정치권에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하자”며 ‘정치계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지향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청년정치

(사진=청년정치크루│ⓒC영상미디어)


위클리 공감 홈페이지에서 기사 원문 자세히 보기


지난해 6월 이동수 대표와 청년정치크루는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모정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가 정당 및 정치인들을 향해 “창피한 줄 알라”며 가감 없이 ‘쓴소리’를 던진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된 것입니다.


청년정치크루 구성원들은 서로를 ‘크루’라고 부릅니다. 청년 권익을 지키기 위한 공통의 목적을 지니고 있어서입니다. 청년정치크루는 작년 한 해 동안 ‘취업사기방지법’, ‘취업준비생 보호법’, ‘대학 기숙사 지원’ 등 총 세 개의 정책을 만들어 제안했습니다. 취업준비생 보호법은 채용과정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신보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등이 해당 내용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입니다.


청년정치크루는 이 대표를 비롯해 강성찬(30), 김수한(29), 박겸송(29), 김대영(28), 정호섭(28), 이루다(28) 등 일곱 명의 20~30대 청년들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전공이나 직업, 심지어 이념 스펙트럼도 다릅니다. 그러나 청년정치크루는 힙합의 트렌드인 ‘크루’처럼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다 필요에 따라 뭉쳐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이동수 대표는 “우리의 롤모델은 현직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계의 방탄소년단이 되는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이 ‘봄날’이나 ‘고민보다 GO’에서 10대와 20대 청년들의 마음을 노래해 그들을 열광케 한 것처럼, 청년들의 고민을 정책으로 만들어 정치권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청년정치

(사진=청년정치크루│ⓒC영상미디어)


‘열정페이’에 혹사당하는 젊은이들


20대에 대학에 입학해 등록금을 대출받으면 졸업할 때 4000만 원의 빚을 지게 됩니다. 졸업하자마자 취업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취업도 안 되고, 집세까지 밀려 경제적으로 좀처럼 헤어나오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청년 일자리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로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생기는 거잖아요? 청년 일자리를 해결하려면 정부는 시간을 갖고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제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할 겁니다. - 이루다(28) 청년정치크루 멤버


일자리가 청년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청년 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고 보지 않아요. 일자리나 주거뿐만 아니라 청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은 훨씬 더 많습니다.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비, 주거비, 교통비 문제까지 청년 문제가 다양화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것에 맞춰 정책을 설계해야 하는데, 정부의 청년정책 상당수는 여전히 고용정책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청년과 정부정책의 괴리가 존재하는 겁니다. 앞으로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 청년들의 의견을 묻고 여론을 살펴가며 좀 더 세밀하게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강성찬(30) 청년정치크루 멤버


정치대중화를 이끌고 싶다


청년정치크루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기성 정치처럼 진보, 보수를 이분법적으로 가르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정치풍토가 협력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비판할 것은 해야만 합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정치 대중화를 이끌고 싶습니다.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릴 생각도 있습니다. 그렇게 청년계층이 좀 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진보나 보수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정말 청년들의 일상을 바꾸는 정책들을 많이 내놓아 청년과 정치권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 이동수(31) 청년정치크루 대표


청년의 삶과 직결된 메시지 전달해야


2030세대는 민주주의 같은 거대 담론이나 구호보다 당장 내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메시지나 정책을 더 가치 있게 느낍니다. 정책을 만들기 위해 현장의 청년들과 만나면 기본적으로 무기력한 정서가 깔려 있습니다. 무기력 증상은 아무리 돈을 벌고 열심히 일해도 내 집 마련이 너무 힘들고 결혼도 어렵다는 겁니다. ‘티끌 모아 티끌’, ‘탕진잼’이라는 감정 소비 관련 신조어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정부가 삶과 직결된 메시지나 정책을 줘야 합니다. 저희는 기존 정당과는 다른 다양한 스펙트럼의 크루들이 또래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아이디어로 가공해 언론사와 국회의원실로 유통해 정책으로 만들도록 합니다. - 박겸송(29) 청년정치크루 멤버


지역이기주의 극복, 우리 세대 과제


정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 청년임대주택 등을 담은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두 배로 늘리고, 공급 대상을 기존 혼인기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포함했습니다. 결혼 적령기인 청년들에게는 희소식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청년임대주택사업과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청년임대주택은 지역주민의 반발이 너무 심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임대주택 자녀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의 도움을 받아 저희 세대가 나서서 반드시 의식개혁을 해야할 부분입니다. - 김대영(28) 청년정치크루 멤버


청년정치

(사진=청년정치(15,000원)│ⓒ바른북스)


지난 4월 멤버들끼리 돈을 모아 <청년정치>(바른북스)라는 책을 냈습니다. 청년정치크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별적 선거 이슈를 내지는 않았지만 선거체제, 선거법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넓게 퍼져서 정치권에 더 많은 청년정치크루가 생기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