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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기차타고 떠나는 식도락여행 2곳, 군산과 춘천

5~6시간씩 운전을 해서 도착하는 여행지는 아무리 좋아도 한번 가기가 어렵습니다. 운전을 해서 여행을 가면 이동은 편하지만, 운전하는 사람은 무척 피곤하거든요. 게다가 즐겁게 놀고 운전을 하다보면 졸음운전을 하거나 혹시모를 사고의 위험도 있어서 차로 여행을 하는 것은 쉬운 일만이 아니지요.


차를 가지고 가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요. 버스나 배 보다 여행의 기분을 살려주는 것은 바로 기차가 아닐까 싶어요. 기차를 타고가서 하루종일 먹고만 와도 행복한 식도락여행! 춥다고 아까운 주말을 그냥 보내기엔 2월은 너무 짧아요. 마지막 주가 가기 전에 꼭 여행을 다녀와 보세요. 행복하겠지요?


군산항



  근대역사와 먹거리가 풍부한 군산


전북 군산은 항구 주위로 펼쳐진 거리 모습만 보면 아직 근대에 속한 도시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옛날 철길이 도시와 건물을 관통해 흐르고,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구 조선은행이나 구 군산세관이 여전히 항구를 바라보며 버티고 서있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근대역사박물관같은 느낌이에요. 어쩐지 ‘군산’이라는 이름에서마저 현대와는 다소 동떨어진 근대의 항구 냄새가 풍기는 듯 합니다.


군산의 구도심에 펼쳐진 근대의 흔적들을 덤으로 갖가지 먹을 거리를 찾아 다니는 식도락여행의 재미가 쏠쏠해요. 그런데 군산은 전라도 특유의 음식보다 이것저것 다양하고 소소하게 맛볼 수 있는 ‘간식여행’이 별미에요. 그래도 군산의 길거리 흔한 간식도 40년 구력을 쉽게 넘긴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지요.


군산


첫번째는 바로 짬뽕입니다. 구도심에는 짬뽕으로 이름난 중국집이 많아요. 1800년대 말 개항을 하고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이곳에 터를 잡은 화교들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추운 겨울에 먹는 얼큰하고 뜨끈한 짬뽕 한 그릇은 추위를 녹이고 속을 든든히 채워주지요. 주말에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문전성시를 이룬 곳도 있을 정도랍니다. 바다와 가까운 군산의 해물을 듬뿍 넣어 감칠맛을 살린 짬뽕은 배달로 먹는 서울 짬뽕의 맛과는 무언가 달라요. 복성루·쌍용반점은 외지 사람들에게 더 유명한 집, 영화원·서원반점·빈해원 등은 군산시민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니 참고하세요~


군산


두번째는 현지 여고생들이 강추한 잡탕인데요. 이름이나 그 모양만 보면 생선탕 같지만 잡탕은 사실 군산의 여고생들이 즐겨 먹는 분식이에요. 떡볶이와 만두·오뎅·달걀·쫄면·라면 등을 한데 넣고 뚝배기에 얼큰하게 끓여낸 후 깻잎을 고명으로 올린 탕이랍니다. 떡의 종류나 만두의 종류, 오뎅의 종류도 다양하고 비슷하지만 모양과 식감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보기에는 찌개같아도 가격은 분식 가격이에요. 둘이서 8천~1만원이면 배를 든든히 채운답니다.


군산 잡탕


부산에 씨앗호떡이 있다면 군산에는 70년 된 중동호떡이 있어요. 이 호떡 하나를 맛보자고 군산에 오는 여행객도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먹는 법도 일반 호떡과는 조금 달라요. 집게 두 개로 호떡 윗면을 양쪽으로 찢어서 윗면의 피를 먼저 벗겨윗면의 피를 안에 든 꿀에 찍어서 먹으면 돼요. 끈적이지 않고 깔끔하며 달달한 중동호떡은 중국식 호떡으로 구워져 나와 담백한 맛이에요. 보릿가루를 섞어 반죽을 하기 때문에 구워져 나온 호떡은 텁텁하지 않고 쫄깃하고요. 왜 다시 찾게 되는지 직접 먹어보면 이해하실겁니다.


용산역과 영등포역에서 군산역까지 가는 장항선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기차가 하루 16회 운행되며 약 3시간 30분 소요됩니다. 군산역에서 구도심까지는 30분 정도 버스를 타는데 역 바로 앞에 버스가 많아요.


문의 

군산관광안내소 063-453-4986 www.gunsan.go.kr

군산시내버스 063-443-3077 gunsanbus.co.kr



  2층 전철타고 떠나는 낭만의 도시 춘천

춘천은 이제 차로 가도 얼마 걸리지 않아요. 그래도 춘천 가는 길은 기차가 제맛이지요. 그런데 이제 더 이상 춘천 가는 ‘기차’는 운행되지 않아요. 매끈하게 새로 놓인 선로 위를 달리는 것은 덜컹이는 무궁화 열차가 아니고 바람만큼 빠르게 달리는 전철이 춘천 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더 많이 실어 나르고 있어요.


춘천은 누구나 한번쯤 가본 관광지가 몇군데 있어 바빠도 들르게 됩니다. 김유정문학관과 남이섬, 중앙시장, 소양호 근처 산책길 등이 그것인데요. 춘천은 넓지 않아서 하루에 다 둘러보고 올 수 있을 정도지만 그래도 춘천까지 갔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고와야 하잖아요.


중앙시장을 흔히 낭만시장이라고 합니다. 사람 한 명 간신히 드나들 너비의 미로 같은 시장 골목에는 ‘작품’들이 숨어 있으니 꼭 한번 들러보세요. 낭만시장을 대표하는 먹을거리 뜨끈뜨끈한 국물에 푸짐히 올린 순대국밥 한 그릇 맛보고 춘천에서 제일 유명한 황소표 국수집에서 신문지에 둘둘 말아 주는 국수 한 다발을 사고는 양키시장에서 미제사탕이나 과자를 뒤적거리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지요.


춘천 닭갈비


낭만시장을 나와 반대편 길로 걸어가면 닭갈비 골목이 나와요. 춘천하면 닭갈비지요. 춘천닭갈비는 1960년대 허름한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과 함께하는 저렴한 안주거리에서 시작됐어요. 처음에는 양념한 닭갈비를 숯불에 구워 먹었는데 시간이 흘러 뜨거운 철판 위에 듬성하게 썬 양배추와 양파, 파 등의 야채와 가래떡이나 고구마까지 곁들여 달달 볶아 먹게 된 것으로 발전했어요. 닭갈비집은 춘천 전역에 퍼져 있지만, 그중에서도 명동과 온의동, 후평동에 닭갈비 거리가 조성돼 있으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보세요. 외지인들에겐 시청 앞 명동 닭갈비 거리가, 춘천 사람들은 좀 더 한적한 온의동이나 후평동 골목이 유명하니 참고하세요.


춘천 메밀 총떡


춘천 막국수집에 파는 총떡 드셔보셨나요? 총떡은 봉평 등지에서 흔하게 보던 메밀전병과 비슷한 모양새지만 다른 강원도 지역의 메밀전병보다 동글동글하게 단단히 말아 낸 모습이 흡사 총대처럼 보여요.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잘려 나왔는데, 솥뚜껑 번철에 기름칠을 슬쩍 하고 다소 묽게 반죽한 메밀가루를 얇게 부쳐낸 다음 몇 가지 소를 넣어 먹는 음식이라 고소한 데다가 소와 어우러지는 감칠맛이 좋아요. 총떡도 그래요. 푹 익은 김치 송송 썰고 돼지고기와 함께 양념을 한 소를 넣고는 보쌈처럼 둘둘 말아 먹으면 됩니다. 고소하고 짭조름하면서 고기가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쏠쏠해요.


총떡 한 접시와 먹는 막걸리도 빠질 수 없지요. 춘천에 왔으니 춘천막걸리를 마셔보세요. 신북읍 율문리의 천전양조장에서 빚어낸 소양강막걸리는 온전히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소양강 쌀로만 빚어내 탁주임에도 술은 맑고 향기로워요.


춘천 청춘열차


열차 ITX-춘천이 매시간 정각 용산역을 출발해 춘천역까지 운행합니다. 소요시간은 1시간 10분, 상봉역에는 매시간 2~3회 전철이 운행됩니다. 


문의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68

춘천 낭만시장 033-254-5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