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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남자들만의 축제, 피티워모 86을 빛낸 기남해 디자이너를 만나다

세계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도시하면 여러분은 어떤 곳이 떠오르나요? 파리, 뉴욕, 밀라노 등 세계 유수의 패션도시들이 떠오르나요? 그 중 이탈리아 피렌체도 빼놓을 수 없는 패셔너블한 문화의 도시인데요. 지난 6월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남성복 전문 패션소인 피티 우오모(Pitti Uomo)가 개최되기도 했죠. :)


이번 피티 우오모(Pitti Uomo)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역량 강화와 한국 패션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에서 직접 나서 진행되었는데요. 코스모폴리탄 등 주요 패션 잡지에서 한국 디자이너들과 한국 남성복 패션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었을 만큼 현지 언론의 관심이 뜨거웠답니다. 국내 디자이너로서 제 86회 피티 우오모를 빛낸 '기남해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통해 해외에서의 한국패션의 위치와 발전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나누어보겠습니다. 



  피티 우오모 통한 23억원 계약 성사, 한국 패션도 이제 한류다


지난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피란체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1,100개 브랜드와 2만명의 마케팅 담당자, 1만6천명의 패션 홍보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올해 행사에서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했습니다.


이 현장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국내 디자이너들이 자리를 빛냈습니다. 고태용·서병문·이주영·장형철·최진우·한현민·홍승완 등 한국 신진 패션 디자이너 7명이 참가해 '콘셉트 코리아 앳 피티 우오모' 특별 전시관을 운영했으며, 신진 디자이너 판로개척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기남해(바스통)·서병문(병문서)·김동주(웨스티지) 등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단독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한국의 특별전시관과 단독 전시에는 행사 기간 내내 수많은 해외 바이어가 몰렸는데요. 최근 높아진 한국 문화, 한류에 대한 관심이 패션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외국 바이어들은 우리나라의 개성과 독특한 감성을 담은 패션에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행사시간 동안 약 23억원에 달하는 계약이 성사됐으며 아직 추가적인 계약이 진행되고 있어 더욱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


피티 우오모



  피티 우오모 빛낸 기남해 디자이너 '세계 진출을 위해 더욱 정진해야'


피티 우오모가 막을 내린 후, 7월 1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바스통 매장에서 피티 우오모에 참가했던 기남해 대표를 만나고 왔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귀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임에도 그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넘쳐났는데요. 그와 함께 한국 패션의 가능성과 과제에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피티우오모 기남해 디자이너


Q1. 디자이너에게 '피티 우오모'참가는 어떤 의미인가요?


피티 우오모는 패션업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 불릴 만큼 규모가 크고 중요한 행사입니다. 전 세계 패션의 트렌드를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는 행사죠.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집중하는 보통의 패션쇼와는 달리 직접 바이어들을 만나고 계약까지 이루어집니다.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가 해외 진출하기에는 정말 좋은 기회죠. 실제 우리 브랜드(바스통)도 이번 행사에서 1억원이 넘는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고 추가 계약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Q2. 신진 디자이너 판로개척지원 사업자로 선정돼 행사에 참가하셨더라구요.


한국의 문화를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프레젠테이션 경쟁을 통과해 최종 선발되었습니다. 좋은 옷과 디자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셉트가 명확해야 합니다. 저는 바스통의 옷들을 컴퓨터그래픽으로 한국의 역사적 인물에게 입히고 만화의 느낌이 나는 그림을 그렸어요. 현대적 감각의 옷과 한국 고유의 문화가 만나 발생하는 시너지를 디자인으로 표현했죠.


Q3.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이 도움 됐나요?


물론 피티 우오모는 단독 브랜드로도 참가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면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가야만 했을 거에요. 특히 규모가 작은 브랜드 입장에서는 피티 우오모 참가가 쉽지는 않죠.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전문가를 초빙해 수차례 교육도 받았습니다. 해외 바이어들과 만나서 어떻게 제품을 알리고 어떻게 계약을 맺는지를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을 가졌죠.


피티우오모 기남해 디자이너

<기남해 디자이너 작품>


Q4. 한국 패션에 대한 해외반응은 어땠나요?


많은 국가와 브랜드가 한국의 패션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어요. 한국의 독특한 콘셉트와 문화를 상당히 흥미롭게 생각했는데요. 저렴한 가격에 질 좋고 아이디어 넘치는 패션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개선해야 할 부분도 느꼈는데요. 아직까지 해외에서 한국 패션의 인지도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정진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Q5. 한국 패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패션업계에서도 박찬호와 박세리가 나와야 합니다. 스타 플레이어가 해외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성장한 사람들이 지금은 훌륭한 야구선수, 골프선수가 돼 국위선양을 하고 있습니다. 패션업계에서도 그런 스타가 나온다면 더 좋은 후배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고 해외에서의 인지도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과 해외 연지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은 차이가 큽니다. 직접 해외에 나가서 더 많이 보고 느껴야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패션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피티 우오모 같은 해외 행사에 더 자주, 더 많은 국내 브랜드가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피티 우오모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활발한 세계 진출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 행사를 통해 현지 브랜드 담당자와 수입상들의 협업 제의도 쏟아졌다고 하는데요. 고태용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페슈라(Fessura)'로부터 제의를 받는 등 현지 쇼룸 관계자들과의 연결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가 많이 열려 국내 패션시장이 해외로 더 넓게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