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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동물복지형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는 '강산이야기'



최근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통해 이러한 농장 운영과 동물들의 환경이 한층 좋아질 예정입니다. 땅끝마을 해남의 청정 환경 속에서 친환경 양돈을 실천하는 돈사 농가들이 모인 영농조합법인, '강산이야기'는 바로 대표적인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농장 중 하나랍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탄생한 동물복지 양돈농장인 '강산이야기'는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지난해 9월 1일 도입·시행한 '동물복지 축산농장(돼지) 인증제'에 따라 5월 9일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 양돈농장으로 인증되었답니다.



   농장 동물들의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란 열악한 사육 환경에 놓여 있는 농장 동물의 복지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인증제도입니다. 양돈농장의 동물복지 인증 주요 기준으로는 모든 스톨(철체 우리) 사육 금지, 어미 돼지에 깔짚 제공 의무화, 관행적으로 실시되는 새끼 돼지의 꼬리와 견치 절단 금지, 수의사 처방 없이 사료에 항생제 등 동물용 의약품 첨가 불가 등이 있는데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생산하는 축산물에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할 수 있답니다.


   동물들을 위한 위생적이고 친환경적인 농장, '강산이야기'



동물복지형 농장의 모습은 어떨까요? 무항생제 사육을 하는 대신 돼지들의 잔병치레를 줄이기 위해 농장에서는 항상 외부인 출입 시 직원 및 출입자 모두가 우주복처럼 생긴 옷을 입고 농장으로 향합니다.

제1농장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임신 돈사'. 배가 두둑한 어미들은 톱밥이 깔린 축사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른 돈사에 흔히 있는 스톨이 없는 것이 눈에 띄는데요. 새끼를 깔고 앉아 죽이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엄마 돼지들이 옴짝달싹 못한 채 스톨에 갇혀 스무 날을 지내는 것이 일반 돈사의 모습이지만 이곳의 엄마 돼지들은 스톨 없이 널찍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이색적입니다.

축사는 일반 농장보다 2배 넓고 축사마다 흙 대신 톱밥을 60센티미터 높이로 깔았습니다. 돼지는 마음껏 톱밥에서 뒹굴 수 있고 일반 농장과 달리 불도 밝아서 자유롭게 운동할 수도 있답니다.

'강산이야기'는 직접 재배한 친환경 인증 벼에서 나온 볏짚과 고구마순, 미나리 등 다양한 농산물을 가공한 별식으로 영양과 면역력을 높입니다. 사료는 돼지들의 몸에 좋은 유용 미생물을 넣어 충분히 발효시킨 것이 특이한데요, 발효식품이 사람의 장운동을 돕고 건강에 좋다는 점에 착안해 돼지들의 건강 관리에 활용했답니다. 건강에 좋은 천연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깨끗한 자연에서 자라난 돼지들은 그 자체로 자가면역력이 높아져 잔병치레가 적죠.


   유럽의 복지농장을 모델로 국내 최초의 '스트레스 없는 축사'를 설계한 '강산이야기'



"동물의 본성을 지켜줄 수 있는 환경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축산 형태입니다." '강산이야기' 강민구 대표는 자신의 가축사육 철학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강 대표는 2008년 양돈업 운영을 계획할 때부터 동물 복지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동물복지 농장에 대한 표본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어려움에 처해서도 동물복지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은 동물복지가 시대적 흐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강 대표는 이후 유럽의 복지농장 자료를 찾으며 차근차근 공부했습니다. 꼼꼼히 축사를 설계한 끝에 2008년 11월 해남군 황산면에 돼지 2,900여 마리를 위한 '스트레스 없는 축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름도 큰 아들 이름 ‘강산’을 따 '강산이야기'로 정했습니다.

최근 강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모색 중입니다. 바로 '어린이 체험장소'인데요. '돼지를 실제로 본 애들이 없다'는 초등학교 교사의 말에 단순히 들러보는 체험행사로 시작했는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 농장만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좀 더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해 보고 싶다."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말했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투자를 쉽게 결정할 만큼 농장운영이 쉽지만은 않다는데요. 깔짚을 자주 갈아야 해 비슷한 규모의 농장보다 직원이 배로 필요하고 보수를 더 줘도 1년을 못 버티고 나갈 만큼 하는 일도 많답니다. 톱밥 구입에도 연 1억원 이상 들지만 강 대표는 여기에서 오는 손실을 돼지 유통과 소시지 가공으로 번 돈으로 메워 왔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강 대표는 '공장 같은 농장은 만들지 않겠다'며 계속 연구하고 개선하면서 복지농장이 미래라는 걸 보여주겠다는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뉴스에 보도되는 목장들의 운영 실태를 보면 우리가 상상하던 자유로운 동물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를 때가 많았죠. 온종일 비좁은 우리 안에 갇혀 가축들은 열악한 환경은 농장 동물의 실태를 보여주는 한 단면입니다.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점점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 이러한 열악한 농장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 '복지 농장'. 지속가능한 환경 속에서 동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려면 꼭 필요한 제도겠죠? 강 대표의 말처럼 앞으로의 농장은 공장같은 비좁은 우리가 아닌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행복한 농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