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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세계 챔피언 비보이가 된 한국의 홍텐(Hong10) 김홍열 씨를 만나다

음악에 맞춰 아슬아슬한 묘기 같은 춤을 추는 사람들, 바로 비보이입니다. 이들은 '쿵쿵쿵 빠라둥둥~'하는 음악이 흐르면 자연스레 발 스텝이 박자를 타고 팔은 유연하게 웨이브를 그립니다. 그러고선 리듬을 탄 몸 동작이 점점 커지더니 한 팔을 땅에 짚고 '휘릭' 물구나무 서기를 합니다. 또 "우와~"하는 관객의 탄성이 끝나기도 전에 머리를 땅에 대고 팽이처럼 돌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K-Pop 열풍의 중심에 '춤'이 있다면 아마 비보이 세계도 한국이 제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작년에 열린 한 비보이 대회에서 우승해 전 세계 최고의 춤꾼 타이틀을 거머쥔 주인공 김홍열(홍텐·30)씨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비보이 김홍열 홍텐 썸네일



  춤은 배운다고 끝나는게 아니라, 나만의 색깔로 표현해야 합니다.


김홍열씨가 비보이로서 세계 정상에 선 것은 지난해 11월 30일에 열린 '레드불 비씨 원 2013 서울 월드파이널'에서 입니다.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비보이를 가리는 대회로 전 세계 2천명이 넘게 참가했으며 90회 이상의 지역 예선을 거친 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2006년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그는 지난해 수상으로 비보이 역대 최고수로 등극했습니다.


그는 우승에 대해 덤덤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그의 표현으로는 '운'이었지만 무대 영상은 가히 충격에 가까울 만큼 화려하고 현란했습니다. 다소 수줍은 듯 말을 이어가는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는데요.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뛰고 점프하는 등 말 그대로 춤에 '미쳐'있었습니다.


비보이 김홍열 홍텐


그가 춤을 시작한 것은 열다섯 살 때였습니다. "친구가 어느 날 학교에서 춤 동작 하나를 보여주면서 '너 이거 할 수 있어?'라고 말하더라고요. 집에서 몰래 연습해 봤는데 그 동작이 되니까 신기한 기분에 사로잡혔어요" 그날 이후 그는 틈만 나면 친구와 춤을 췄습니다.


그에게 춤은 그저 좋은 친구였습니다. "춤으로 성공해야겠다는 꿈을 꾼 것도 아니었고요. 몸을 움직이면서 새로운 동작을 하나 하나 배우는 게 즐거웠던 거죠." '비보잉(b-boying) : 1970년대 촙나 미국 뉴욕의 흑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춤)'을 시작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동작 하나를 터득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몸이 풍차처럼 도는 '윈드밀', 머리를 바닥에 대로 돌리는 '헤드스핀' 등은 그가 습득하기에 특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결과 그는 성공했고, 거대한 성취감을 얻었습니다.


비보잉은 동작을 다 배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만의 느낌'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잘 따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만의 색깔이 묻어나게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안무를 창작해 내야 해요." 그는 길을 걷다가도 틈틈이 동작을 메모하곤 합니다.


그는 연습을 하면서 여러 차례 다치기도 했습니다. 손에 금이 가기도 하고 허리 부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손등은 굳은살로 까맣게 얼룩져 있었고 크고 작은 흉터들도 보였습니다.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춤 출 때만 이상없으면 되니까요."


비보이 김홍열 홍텐



  비보이 계의 형님, 홍텐씨의 목표는 춤을 좋아하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


그렇다면 김홍열 씨의 앞으로의 꿈은 무었일까요. 그에게 꿈에 대해 물었을 때,'꿈'이란 표현이 낯설다고 대답했습니다. "그저 춤이 좋았고, 즐겼고, 지금까지 온거거든요. 앞으로 남은 많은 대회와 활동으로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는 사실 나이는 서른에 불과하지만 이미 비보이 계에서는 "형님"입니다. 춤 경력만 15년이고 심사 경력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춤의 특성상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접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은퇴시기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40~50대 중에서도 아직 비보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미국 켄스윕, 독일 스톰 등 전설적인 사람들이 있죠. 그들처럼 (춤을) 출 수 있을 때까지 추려고요."


지금까지 춤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비보이 김홍열 씨를 만나보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노력과 열정이 정말 멋있고 존경스럽습니다. 또한 그의 말대로라면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머리가 희끗한 비보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데요. 공감지기는 비보이 김홍열씨와 또한 자신의 꿈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는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아자아자 화이팅^^!


2013 레드불 비씨 원 서울 월드파이널 결승전(HONG10 VS Mnno)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