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두 개, 콧두멍 두 개, 귀 두 개, 좌우 두 손과 두 발, 좌우 가슴 등 우리는 흔히 우리 몸이 좌우 대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요?
노련한 신발 혹은 구두가게 주인이라면 손님이 신을 고를 때, 양쪽 신발을 다 신어보라고 권해요. 양 발의 크기가 같은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에요.
통계에 따르면 오른손잡이 3명 가운데 2명꼴로 왼발이 크다고 해요. 당연히 신발은 큰 발 쪽에 맞춰 고르는 게 좋아요. 그런데, 양쪽이 대칭이 아닌 것에 생각 외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요.
특히 여성 중에는 좌우 가슴이 비대칭인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여성 가슴은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이즈는 자주 사용하는 손 쪽이 지방이 분해되어 조금 작아요. 하지만, 이 부분은 운동을 통해 좌우 균형을 맞춰줄 수 있답니다.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양 가슴이 완벽하게 대칭인 여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의학자들의 견해예요.
완벽한 좌우대칭은 없어요. 내장 위치에 따라 몸이 쏠려요
적잖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인체는 대칭’이라는 생각을 품고 살아요. 그러나 얼굴이든 몸이든 완벽한 좌우 대칭은 사실상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설령 코나 입·귀 등이 겉으로 보기에 ‘상당히’ 대칭적이라 쳐도, 인체는 큰 틀에서 따지면 대칭일 수 없어요. 바로 내장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심장은 인체의 좌우에 걸쳐 있긴 하지만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간은 반대로 오른쪽으로 쏠려 있고요.
인체의 특정 부위가 좌우 대칭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통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좌우 배열의 이상이 심각한 문제를 불러오는 예도 있어요. 대표적인 게 좌우가 바뀐 심장이에요.
사람들이 흔히 심장이 왼쪽에 있다고 여기는 건, 두근두근 뛰는 게 강하게 느껴지는 ‘심첨부’가 왼쪽에 있는 탓이에요. 한데 5천~2만명에 한 명꼴로 심첨부가 오른쪽에 위치하는 등 보통사람들과 비교할 때 심장의 좌우가 바뀐 경우가 있어요.
심장과 아울러 간·폐·장 등의 위치가 모조리 거울상처럼 바뀐 상태라면 큰 문제가 없거나 문제가 있다 해도 심각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심장 하나만 덜렁 좌우가 바뀌어 있다면 일종의 심장 기형으로 수술을 하는 등 대대적으로 손을 써야 해요.
내장의 좌우 배열 이상을 제외한 신체 다른 부위의 비대칭 등은 심리적으로 불편할 망정 의학적으로는 그다지 문제가 될 게 없어요. 다만 여성들의 가슴 비대칭은 경우에 따라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일부 보고에 따르면, 현저하게 좌우 가슴의 크기가 다른 여성은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은 탓이에요. 예를 들면 좌우 가슴의 용량 차이가 100cc 날 때마다 유방암 발병 확률이 50%씩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도 있어요.
양쪽 가슴의 크기가 다른 이유는 일반적으로는 유선 등을 자극하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가 다른 까닭이에요. 여성 호르몬은 유방암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가슴 크기가 다른 여성은 에스트로겐 분비에 이상이 있을 확률이 높아요.
크기가 짝짝이인 게 오히려 정상이고 좋을 수도 있어요
남성의 고환이 대표적인 예로 쌍을 이루는 2개의 고환은 처져 있는 정도도, 크기도 달라요. 전문가들은 고환 쌍이 충돌이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짝짝이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해요.
장기의 위치나 좌우 대칭 정도는 사람 외에 다른 동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띠어요. 예컨대 심장이 왼쪽으로 쏠려 있는 건 사람만이 아니라 침팬지, 개 등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헐떡거리며 한바탕 뜀박질을 한 개의 심장 박동을 왼쪽 가슴 쪽에서 명확히 느낄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예요.
대칭 정도는 물론 장기의 좌우 배열 등이 거의 모든 동물에 걸쳐 비슷하다는 점은 좌우대칭과 배열이 진화의 핵심임을 의미해요. 또 동물에서 공통적으로 아주 이른 시기, 즉 수정된 지 얼마 안 돼 좌우 대칭과 배열이 정해진다는 사실 역시 대칭과 좌우 배열의 중요성을 방증해요.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아주 초기 태아 때 미세한 섬모들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체액을 한쪽으로 몰게 되고, 이런 현상이 장기의 위치 등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좌우 대칭이나 장기 배열이 왜 하필이면 현재와 같은 특정 방향 혹은 위치로 진화해 왔는지는 전혀 규명되지 않았어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 어쩌면 좌우의 비대칭이 우리의 얼굴과 모습에 개성을 전해주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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