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공감>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했던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경제사절단 참여로 얻은 성과 등을 공유하면서 더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이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합니다. 네 번째로 만난 기업은 지난 3월 중동 순방에 동행해 무형의 자산인 콘텐츠를 수출한 유니버셜 스튜디오보다 더 멋진 4D 테마마크 '디스트릭트홀딩스'입니다.
"디스트릭트라는 회사 이름이 무슨 뜻인가요?"
'디스트릭트(d'strict)홀딩스'. 흔히 기업의 이름에는 그들 나름의 성격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디스트릭트는 아무리 봐도 그 회사의 성격을 짐작하기 힘들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뜻은 '구역'입니다. '회사 이름이 무슨 뜻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회사 담당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단순한 '구역' 이상의 뜻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회사는 아트테크 팩토리(Arttech factory)입니다. 디스트릭트는 디자인과 예술, 구역의 반대말인 공간의 개념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스트릭트홀딩스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요?" 이번에는 회사의 업무에 대해 물었습니다. "융·복합 콘텐츠 기획·제작사입니다." 이해하기 힘든 담당자의 답변에 다시 물었습니다. "좀 더 쉬운 말로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가 또 답했습니다. "공간경험 디자인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념은 낯설게 느껴졌지만, 미래를 디자인하며 시대를 앞서나가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무형의 콘텐츠'를 수출하는 성과를 내고 왔다는 디스트릭트홀딩스. 기자는 이 회사에 도착해서도 실체가 없었던 '무형의 자산'을 이해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기자에게 회사가 가진 무형의 자산을 설명해준 회사 담당자는 바로 회사를 대표해 지난 3월 중동 순방에 동행했던 글로벌사업개발실 김지수(39·사진) 실장이었습니다. 김 실장은 순방을 통해 쿠웨이트에서 신개념 4D 키즈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수출 계약을 직접 하고 돌아왔습니다.
디스트릭트는 2004년 고(故) 최은석, 김준한, 이동훈 3인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입니다. 처음에는 웹 에이전시와 UX(User Experience : 사용자 경험) 컨설팅 업무가 중심이었으나, 2009년 뉴욕에 지사와 UX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UX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발점으로 삼성 JET 글로벌 론칭쇼는 세계 최초로 제스처 센싱 홀로그래픽 퍼포먼스를 선보여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 2010년에는 사물놀이와 홀로그래픽 영화를 결합한 4D 아트퍼포먼스 '디지로그 사물놀이' 공연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희 디스트릭트는 '디지로그' 이론에서 출발합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공간'을 결합해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혁신시키고,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자 하는 게 디스트릭트의 비전입니다. 또한 디지로그 경험 디자인을 기업 마케팅, 공연, 예술, 건축, 교육 등 사회 전반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제시하고자 하는 게 디스트릭트의 지향점입니다."
2011년 이후 디스트릭트는 새로운 형태의 4D 콘텐츠 및 플랫폼을 구현하는 콘텐츠 제작사로 전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선보인 '라이브 파크'는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2011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에서 '차세대 콘텐츠 대상'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2011년 12월부터 3개월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라이브 파크'를 선보였어요. 제작비 150억 원, 제작기간 2년, 제작인원 300명이 투입된 초대형 4D 디지털 아트 테마파크로 1만㎡의 초대형 공간을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이죠. 아바타와 함께 홀로그램 공연, 360도 입체영화, 증강현실 게임 등을 즐기는 세계 최초의 4D 아트파크죠. 저희 회사는 기획과 영상,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킨텍스에 설치한 4D '라이브 파크'는 회사 설립자 중 한 명인 고 최은석 대표의 열정과 혼이 담긴 성과물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최 대표는 "라이브 파크를 통해 한국의 기업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12년 2월 최 대표가 미국 출장 중 과로사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게 됐고, 이후 디스트릭트는 공동 설립자인 이동훈 대표가 맡으면서 기존의 시스템에 새로운 사업 영역을 추가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새로운 사업 영역은 바로 NIK(Next Interactive Korea). 디스트릭트의 자회사로 새로운 사업 영역인 K-팝 콘텐츠를 중심으로 홀로그램 관련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에는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플레이 케이팝(Play K-Pop)'이라는 테마파크를 열었습니다. 플레이 케이팝은 뉴미디어 기술과 K-팝의 만남을 보여줍니다. 홀로그램 콘서트를 통해 한류 스타를 바로 눈앞에서 만나고, 음악을 통해 과거로 여행도 떠날 수 있으며, 가상현실을 통해 스타와 데이트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공간입니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K-팝 테마파크를 진행하고 있어 홀로그램으로 형상화된 YG의 유명 가수를 직접 만나보거나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올림픽 경기장에 '플레이 케이팝'을 지난 8월 오픈했고,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내에 '플레이 케이팝' 디지털 어트랙션 및 홀로그램 상영관을 지난 9월에 오픈했습니다. 이후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 '플레이 케이팝' 진출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스트릭트는 키즈 에듀테인먼트(Kids Edutainment) 부문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에이오랩(A!O Lab)' 역시 올해 어린이와 어른들 대상의 새로운 공간 경험을 디자인하기 위해 설립된 디스트릭트의 자회사입니다. 에이오랩은 한국 본사와 미국 보스턴에 크리에이티브 R&D 랩을 운영해 상품 연구 및 사업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이오랩은 다양한 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융합형 에듀테인먼트' 사업을 위해 아트스페이스, 모바일·홈 애플리케이션, 실감형 클래스 룸 그리고 디스트릭트의 키즈 디지털 솔루션 등 총 4개 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 실장이 쿠웨이트에서 성과를 내고 돌아온 분야가 바로 키즈 디지털 솔루션 분야로, 쿠웨이트의 최고급 쇼핑몰인 애비뉴 쇼핑몰에 키즈카페를 구축한 것입니다.
"쿠웨이트와의 계약은 무형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수출한 것이며, 라이브 스케치북 솔루션은 2012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IT제품 개발 지원사업이라는 정부 지원금사업을 통해 기획 및 개발이 된 케이스입니다. 쿠웨이트에 설치한 4D 디지털 키즈클럽 공간에는 2개의 대형, 중형 스크린과 10여 대의 포터블 스탠딩 소형 터치스크린, 어린이를 위한 책과 놀이공간이 구비돼 있습니다."
디지털 공간은 전통적인 놀이공간에 익숙한 쿠웨이트인들에게 꽤나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실 이번 계약 건은 디스트릭트가 중동에 가기 전부터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것도 쿠웨이트에서 먼저 디스트릭트 쪽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어느 날 쿠웨이트 대사관에서 전화가 걸려왔어요. 쿠웨이트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쇼핑몰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중, 한국의 디스트릭트 콘텐츠를 보고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사전에 접촉을 하고 있었는데, 계약이 쉽게 체결되진 않았어요."
그러던 중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 중소기업을 대거 동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함께 동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통령과 함께 경제사절단으로 간다는 건, 그만큼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현지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지게 됩니다. 저희도 이때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을 했고, 접촉하던 쿠웨이트 업체에 1 : 1 상담회 참석을 요구했습니다. 가능하면 빨리 계약을 하면 좋겠다고 해당 업체에 강하게 어필을 했더니, 현지의 업된 분위기에 결국 그날 계약을 하게 된 거죠."
이렇게 김 실장은 3월 2일, 중동 순방을 통해 쿠웨이트 애비뉴 쇼핑몰에 터치스크린, 체험 솔루션 등을 도입한 신개념 에듀테인먼트 키즈카페 조성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쿠웨이트에 설치된 포터블 스탠딩 소형 터치스크린은 일명 '라이브 스케치북(Live Sketchbook)'이라고도 불립니다. 터치스크린에 원하는 그림을 그린 후 그 모양을 오려서 전면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띄울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 얼굴을 마음대로 바꿔보는 라이브 마스크, 증강현실(사람들이 오는 현실 세계에 3차원의 가상물체를 띄워서 보여주는 기술)을 경험해볼 수 있는 라이브 미러 등도 함께 설치돼 있습니다.
새로운 개념의 이런 키즈카페는 쿠웨이트 현지 아이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쿠웨이트와의 계약은 무형의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액의 10%에 달하는 라이선스 비용을 받게 됩니다. 국내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4D 키즈카페가 생기면 좋겠다고 전했더니, 김 실장은 아직은 국내 수요가 적은 편으로 이유는 높은 가격 때문입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국내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미 국내에도 여섯 곳에 라이브 스케치북이 설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 낙동강 생물자원관(2012년), 에버랜드 삼성생명관(2012년), 서울 상암동 디지털 파빌리온(Digital Pavilion, 2012년), 잠실 제2롯데월드 테디베어 주 카페(2013년),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주니어 캠퍼스(2013년), 서울 서대문구 농협 본사(2015년 9월)입니다. 이 밖에 중국에도 라이브 스케치북은 다섯 곳이나 설치돼 있고, 내년에는 대만에도 설치될 예정입니다.
디스트릭트는 쿠웨이트와 마찬가지로 동남아, 중동, 북미 지역으로 디지털 솔루션뿐만 아니라 아트스페이스, 모바일·홈 애플리케이션, 실감형 클래스 룸 등의 키즈 에듀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세계 여러 나라에 있는 것처럼 저희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고 강한 콘텐츠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을 하게 하고, 아이들이 웃고 즐기며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겁니다. 장차 세계를 무대로 하는 그런 회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보다 더 멋진 4D 테마마크로 지금보다 더 많은 국내외에 곳곳에서 디스트릭트를 만나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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