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31일 선체 부력 확보작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월호 선체 인양작업에 돌입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세월호 내 미수습자를 최대한 온전하게 수습하기 위해 145m의 선체를 수중에서 전달하지 않고 통째로 인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작업이 됩니다.
■ 해외에서도 시도된 바가 없는 인양작업,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세월호 인양작업은 길이 145m의 선체를 수중에서 절단하지 않고 통째로 인양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세월호 내 미수습자를 최대한 온전하게 수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입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시도된 바가 없습니다. 2001년 핵 제거를 위해 선수 일부를 절단한 러시아 핵잠수함 커스크호(1만9000톤급)의 인양 사례를 제외하면 선체를 통째로 인양한 최대 규모의 인양 기록이 될 것입니다.
약 1만 톤에 달하는 세월호 선체 밑으로 리프팅 빔(인양용 철제들보)을 집어넣은 뒤 빔 양 끝에 와이어를 걸어 크레인으로 끌어 올리는 방식입니다. 인양 하중은 1만 톤으로 2010년에 인양했던 천안함(1,000톤)의 열 배에 이릅니다. 선체 중량은 천안함 1,200톤, 세월호 9,700톤이며, 동원되는 크레인 성능(인양 능력)도 약 세 배에 이릅니다.
■ 유실 방지망 설치부터 운반 및 육상 거치까지, 세월호 인양 작업
현재 선수(배의 머리 부분)를 들기 위해 선체 중량을 줄이는 부력 확보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선체에 에어백 27개, 폰툰(수상 부유 구조물) 9개 등 부력재를 설치하고 선체 내부 탱크 10개에 공기를 주입하게 됩니다. 약 5,000톤의 부력을 확보해 선체 중량을 8,300톤에서 3,300톤까지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선미(배의 꼬리 부분)가 해저면에 맞닿은 상태여서 선수 부분에 700톤의 인양력(2500톤 크레인)만 작용시켜도 선수를 들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선수를 5도 정도 들면 해저면과 선체 사이로 인양용 리프팅 빔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리프팅 빔 : 해상 크레인과 와이어로 연결돼 인양 시 받침대 역할을 하게 되는데 약해진 선체가 파손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장비
리프팅 빔 27개 중 19개를 선수 밑에 한꺼번에 집어넣고, 선수를 다시 내려놓은 후 선미와 해저면 공간 사이에 나머지 8개의 리프팅 빔을 집어넣게 됩니다. 선미와 해저면 사이에는 이미 공간이 있으며, 리프팅 빔을 설치하기 위해 해수부는 지난 1월부터 4개월에 걸쳐 해저 바닥면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리프팅 빔 설치가 끝나면 수중에서 리프팅 빔의 양 끝에 연결한 와이어를 1만2000톤급 해상 크레인에 연결된 리프팅 프레임과 연결합니다. 리프팅 프레임은 해상 크레인과 선체의 중간에서 각각의 와이어에 걸리는 하중을 조절해 선체를 평형하게 유지해주고, 와이어가 선체에 닿지 않게 해 선체가 손실되지 않게 해줍니다.
인양 와이어로 해상 크레인에 연결된 세월호는 7월 중 기상과 조류가 가장 양호한 시기에 반잠수 상태로 대기 중인 플로팅 도크에 올려놓은 뒤 2~3일간 천천히 부상시킬 계획입니다. 이때 물 밖으로 선체의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플로팅 도크는 선박 건조·수리, 항만공사 때 사용되는 선박으로 이번에 사용되는 1만3200톤급 플로팅 도크는 세월호 선체 길이(145m)를 고려해 도크의 길이와 양측 벽면을 30m 연장하는 개조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 선체 하중 및 분포 계산이 관건
인양작업은 선체의 하중 및 무게 분포 계산이 성공 여부를 좌우합니다. 스웨덴에서는 2005년 1만8000톤급 빈카 고돈호를 인양하면서 인양줄에 예상보다 많은 하중이 걸려 선체를 들어 올리다 중간에 포기한 사례가 있습니다.
플로팅 도크에 인양된 세월호 선체는 예인선에 끌려 육상에 거치할 부두 앞까지 이동한 뒤 모듈 트랜스포터(대형조선 블록 등을 운반하는 차량형 장비)가 선체를 육상으로 끌어올려 거치하면 인양작업이 마무리됩니다. 세월호 인양은 매우 난도 높은 작업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도와 거차도(동거차도·서거차도) 사이에 있는 길이 6km, 폭 4.5km의 맹골수도는 베테랑 잠수사들조차 애를 먹습니다. 맹골수도의 조류는 방향이 일정치 않아 예측하기 어렵고 유속이 초당 0.19~1.27m로 울돌목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셉니다. 수심도 44m로 깊은 데다 수중 시야는 0.2~1.0m에 불과합니다. 바지선에서 생활하는 잠수사 90명은 유속이 잠잠해질 때를 기다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닷속으로 뛰어듭니다.
연영진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은 “인양작업에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소한 실수 하나라도 인양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 속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 인양 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함에 따라 아직 수습되지 못한 시신을 온전히 수습하고, 인양작업에 투입되는 분들 또한 다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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