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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MBC ‘복면가왕’ 노시용 PD가 말하는 인기 비결

가면을 썼더니 숨은 내공이 드러났다! 가면을 벗는 순간 판정단은 환호하고 주인공은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MBC 프로그램 ‘복면가왕’. 이 특별한 프로그램의 숨겨진 이야기를 노사용 PD에게 들어봤습니다.


복면가왕


한때 ‘나는 가수다’ 열풍이 가요계를 휩쓴 적이 있습니다. 가창력 있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순위와 당락이 결정됐으니 매회 화제였습니다. 여기에 재미있는 장치를 더 갖춘 강력한 가요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가면을 쓴 가수가 나이나 신분, 직종을 숨긴 채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복면가왕’입니다.


가면 뒤의 인물들도 전혀 새롭습니다. 기존에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가수나 비주얼로만 승부할 줄 알았던 아이돌 스타뿐 아니라 작곡가나 배우, 심지어 개그맨까지 그 범위가 다양합니다.


‘복면가왕’이 배출해낸 연예인들은 에프엑스의 루나, 에이핑크의 정은지, 스피카의 김보아, 엑소의 첸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부터 김슬기, 문희경, 홍석천까지 다양합니다.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라는 별명으로 장기 집권한 김연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면을 벗어도 화제고, 가면을 쓰고 있으면 더 화제가 되는 새로운 형식의 가요 프로그램에 대해 노시용 PD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복면가왕’은 어떤 콘셉트로 기획됐나요?

나이, 인기, 성별을 다 떠나 오직 목소리만으로 대결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설 연휴 때 파일럿 방송으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정규 편성이 됐습니다.


판정단 중 김구라 씨가 가장 잘 맞히더군요. 다른 분들도 의외로 잘 맞혀 혹시 미리 알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누구도 사전엔 전혀 모릅니다. 녹화가 9~10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이걸 알고 그 긴 시간 동안 녹화를 하면 너무 재미가 없습니다. 오직 사회자인 김성주 씨 혼자만 알고 있고 나머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녹화를 하는 겁니다. 제작진도 김구라 씨 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가수들도 음악도 많이 압니다. 한마디로 모르는 게 없더구요. 제일 두려운 판정단원입니다.


'복면가왕'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무엇인가요?

한동안 ‘클레오파트라가 누구야?’였습니다. 김연우 씨가 워낙 장기간 가왕을 했으니 어딜 가나 물었습니다. 당연히 ‘나중에 방송으로 봐. 비밀이야’, 이게 내 대답이었습니다. 물론 가족에게도 말하면 안 됩니다.


목소리 주인공을 맞히기가 정말 쉽지 않더군요. 제작진은 누군지 쉽게 구별할 수 있나요?

우리도 캐스팅하기 전에 (누군지 모른 채로) 목소리만 들어봅니다. 작가들이나 스태프에게 녹음을 들려주면서 ‘누군지 맞혀보라’고 하면 잘 못 맞힙니다. 그 사람인지 알고 들으면 ‘아하 그렇구나’ 하지만, 사전 정보가 없으면 우리도 맞히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가장 인상 깊은 출연자를 꼽는다면요?

한 사람을 꼽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모든 출연자 분들이 굉장히 진지하게 임해주시고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기자나 가수나 개그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꼭 1등을 하기보다는 정말 좋은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죠. 그런 모습에 매번 감동을 받고,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이런 분들의 노래를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복면가왕


출연진의 노래뿐 아니라 개인기도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개인기 노출에 나름의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다른 방송에서 했던 개인기는 못 하게 합니다. 그 사람인지 노출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방송만의 색다른 개인기가 나옵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도 멋있게만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연배가 있는 분들은 가면을 쓴 만큼 과감하게 하시고요. 그래야 나중에 가면을 벗었을 때 ‘저분이 저렇게까지 재미있게 했어?’ 하는 반응을 얻기도 합니다.


‘복면가왕’은 감추는 데 재미가 있지만, 너무 모르게 해도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절대 모르는 사람을 데려다 놓으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알듯 말듯 하게 하는 게 재미의 포인트입니다. 판정 단원이나 시청자들이 모르게 해야 하지만 너무 꽁꽁 싸매면 맞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힌트를 주면서 맞힐 수 있는 근거도 주어야 합니다. 때론 드러난 증거들이 ‘의도된 거냐, 못 감춰서 눈에 띄는 거냐’ 하는 논란도 있습니다.


유독 아이돌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요?

아이돌의 경우 자기 팀 내에서 주어진 역할이 있고 노래에도 일정한 콘셉트가 있어서 실력이 출중해도 뽐낼 기회가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복면가왕’이 한 번쯤 진지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들의 실력이나 열정이 이 정도까지인지 몰랐습니다.


탈락하면 노래를 부르면서 가면을 벗는데, 그때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는 것 같습니다. 탈락하는 사람들도 모두 주인공 같아요.

맞습니다. '복면가왕'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가왕을 뽑는 것이지만, 실력으로 줄 세우기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라운드마다 공개되는 가수가 주인공입니다. 오히려 1라운드에 떨어진 분들이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출연하는 모든 분들이 사랑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복면가왕


MBC 프로그램 ‘복면가왕’ 프로그램의 앞으로 나올 인물들이 더욱 기대가 되면서 그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