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타운’과 관련된 소식을 여러 곳에서 접하신 분이 많으실 것입니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하수처리장과 같은 기피시설을 활용해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혜택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입니다. 에너지 자립, 온실가스 감축, 주민 소득 증대까지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되는 이 사업의 정착과 확산에 정부가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첫 친환경에너지타운, 홍천의 기적
강원 홍천 소매곡리는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처리장 등 기피시설이 입지해 있어 악취 피해가 심하고 지가 하락으로 주민들마저 떠나던 동네였습니다. 하지만,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조성되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도시가스를 생산해 각 가정에 보급하여 연료비가 크게 절감됐고, 처리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은 퇴비와 액비로 생산해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수처리장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과 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소수력 발전으로 연간 9,000만 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상하수도 공급, 마을회관 개조, 홍보관 설립, 꽃길 조성 등으로 생활 환경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 이후 소매곡리는 이전의 ‘냄새나고 소외된 마을’이란 이미지를 벗고 ‘풍족하고 생기 있는 마을’, ‘돈 벌어주는 고마운 마을’로 거듭났습니다.
홍천 시범사업은 마을협동조합,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사업체계를 마련했습니다. 환경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민·관·학 추진지원단이 신재생시설을 조성·운영하면, 홍천군이 부지를 제공하고 강원도시가스가 사업비와 기술·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이 아닌 마을주민과의 소통으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추진함으로써 민관 협력 거버넌스(Governance)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 홍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친환경에너지타운 5곳
올해 상반기에는 5곳(청주, 아산, 경주, 영천, 양산)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착공에 들어가 2017년 완공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35억 원의 주민 소득 증가와 325명(직접 고용 28명)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연간 온실가스 6만8824톤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충북 청주시(신대동, 가락리)는 음식물쓰레기 폐수와 하수 찌꺼기를 이용한 바이오가스화 시설로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나온 폐열로 지역주민에게 온수를 공급합니다. 난방비 절감과 건조장, 온실 운영으로 연간 약 4억 원의 주민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충남 아산시(배미동, 수장리)는 쓰레기소각장의 남은 열을 활용해 세탁공장에 증기를 공급하고 가축분뇨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합니다. 여기서 나온 폐열을 활용해 곤충을 사육하고 파프리카 유리온실을 운영해 연간 약 9억8000만 원의 주민소득 증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장영실과학관과 아산환경과학공원 등 연계 복합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소각시설 전망타워와 생태곤충원을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경북 경주시(천군동)는 소각장의 발전 폐열로 다목적 오토캠핑장과 온실에 온수를 공급하고, 인근 보문 관광단지와 연계한 환경생태공원을 조성해 연간 약 11억4000만 원의 주민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북 영천시(도남동, 구암리)는 가축분뇨처리시설 내 악취저감 시설 설치, 금호강 수변 생태습지 조성, 화랑설화마을 조성사업과 연계한 관광자원과 함께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자전거 도입 등으로 연간 약 2억9000만 원의 주민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남 양산시(화제리)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 시설에서 발생한 발전 폐열을 활용해 딸기와 채소를 재배하는 온실, 농산물 판매장 또는 그린하우스, 친환경 족욕장 등을 설치함으로써 연간 약 6억6000만 원의 주민 소득 증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은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먼저 정부 주도로 우수사례 발굴 등 확대 기반을 마련한 후 민간으로 확산되도록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홍천의 기적과 같이 친환경에너지타운의 긍정적인 살기 좋은 ‘녹색 마을’ 나비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