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여행

봄에 가면 좋은 힐링숲길 7곳

봄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계절입니다. 봄은 세상이 눈부신 연둣빛으로 짙어가는 계절이기도 하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너무도 산뜻하기도 하며, 산벚꽃이 펑펑 터져 그들이 내품는 향이 무르익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봄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산, 숲길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 맘때 쯤의 산은 온통 새싹으로 뒤덮여있고, 맑은 공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봄을 느낄 새도 없이 너무나도 숨가쁘게 하루를 보내고 계시다면, 이번 주말 쯤엔 봄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여유롭게 산속을 거닐다 보세요. 어느새 나무와 풀과 바람과 대화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거에요.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봄에 가면 좋은 힐링숲길 7곳"


봄에 가면 좋은 힐링숲길



  치유의 숲, 전남 장흥 편백나무숲길


첫 번째로 소개할 숲길은 '우드랜드'의 편백나무숲입니다. 늘씬하게 도열한 편백나무숲 속의 공기는 도시의 공기와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바로 피톤치드 때문인데요. 피톤치드는 나무가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공기 중에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이에요. 

피톤치드는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을 고쳐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줍니다.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위로해주는 치유의 물질인 셈입니다. 편백톱밥을 깔아놓은 숲길은 푹신푹신하며, 편백숲길에는 산 벚나무·생강나무의 탐스러운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봄이 선사하는 자연의 매력입니다. 

편백나무숲길


우드랜드는 억불산 자락에 있으며 억불산의 주요수종은 편백인데요. 120헥타르 규모로 장흥군 전체 편백 면적의 20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독림가였던 고(故) 손석연 씨가 1959-64년까지 47만 그루의 편백과 삼나무를 심었고, 장흥군에서 이 일대 33헥타르를 사들여 치유의 숲으로 가꾸고 우드랜드로 명명했답니다. 

우드랜드 편백나무숲 속에서 휴식을 취한 후엔 생태건축체험장, 건축·목공예체험장, 톱밥산책로, 톱밥찜질방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편백숲 우드랜드 탐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인근의 장흥 토요시장인데요.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 등 장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장흥 3합'은 힐링 나들이의 별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로 가는 천년의 길, 오대산 전나무숲길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는 절 부지가 반달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사찰은 신라시대에 자장 율사가 창건한 후 천년이 넘은 지금도 고혹적인 자태를 뽐냅니다. 일주문에서 절까지 이어진 전나무숲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볼거리인데요. 월정사의 역사·문화적 가치뿐 아니라 전나무숲길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오대산 전나무숲길


오대산 전나무숲길


길 양쪽으로 빽빽이 늘어선 키 큰 전나무의 호위를 받고 있으면, 이보다 더 호사스러운 길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은데요. 숲길은 초입에서 월정사 앞 금강교에 이르는 1킬로미터 구간으로 이어집니다. 이 곳에는 최고 수령 300년 된 나무를 비롯해 평균 수령 100년의 전 나무 1,700여 그루가 늘어서 있습니다.

전나무는 편백나무 다음으로 피톤치드를 많이 배출하는 나무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숲길을 따라 이어진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숨을 크게 들이쉬면 상쾌한 공기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이곳은 긴점박이올빼미, 무산쇠족제비, 수달 등 멸종 위기 야 생동물의 터전이기도 하며 봄에는 희귀한 야생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왕이 잠든 호젓한 보석길,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

한국에서 가장 잘 보전된 숲은 어디일까요? 바로 540년 동안 유지해 온 국립수목원입니다.국립수목원은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1468년 이곳에 묻히면서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생전에 세조가 능터로 직접 정했다고 알려져 있는 이곳은 500여년 동안 풀 한 포기 뽑는 것조차 금지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


입구에서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 면 보석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산림동물원과 식물원으로 이어지는 1.7킬로미터의 울창한 전나무숲길인데요. 이 광릉숲은 540여 년간 훼손되지 않은 만큼 세계적으로도 온대북부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온대활엽수 극상림(極相林)을 이루고 있답니다. (극상림은 다양한 식물이 공존하는 건강한 숲의 최상위 단계)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



  분례의 눈물, 충남 예산 분례숲길

충남 예산군 대술면에 숲길이 조성됐습니다.  단순한 등산로가 아니라 방영웅의 장편소설 <분례기>의 주무대였던 곳이며 주인공이 직접 나무를 하러 다니던 옛길 '분례숲길'을 복원한 것인데요. 소설 속의 주인공 '분례'가 걷던 그 길을 실제로 만들어 마치 그녀의 이야기가 진짜 있었던 일처럼 느껴집니다. 


예산 분례숲길


분례숲길은 이곳 장골 구석에 있는 분례 숲 캠핑장에서 시작됩니다. 숲길 곳곳에는 연분홍빛 영산홍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길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분례숲길은 1.5킬로미터와 3킬로미터 두 코스로 나뉜는데요. 두 코스 모두 낮은 산 정상을 지나야 하는데, 이곳은 자라 머리와 닮았다 하여 '자라봉'으로 불린답니다. 크게 돌아서 두 시간이지 짧게 돈다면 한 시간 남짓 코스이니 어린 자녀들과도 충분히 걸을 만한 거리입니다. 

예산 분례숲길




  깊고 울창한 숲, 강원 정선 가리왕산

'정선에서 바라보는 하늘이란 마치 깊은 우물에 비치는 하늘만큼이나 좁다.' 조선 영조 때 간행된 <동국여지승람> 에는 강원도 정선의 깊은 산세와 숲의 울창함이 이렇게 표현돼 있습니다. 정선의 가리왕산도 거대 수목이 즐비한 깊고 울창한 산인데요. 오랜 옛날 동해쪽에 자리를 잡았던 맥국의 갈왕(葛王 또는 加里王)도 예국의 공격을 피해 이곳에 성을 쌓고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갈왕산으로 불리다가 지금의 가리왕산이 된 것이죠. 

정선 가리왕산


가리왕산 해발 350~450미터 지점에 위치한 국립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천연 활엽수림이 휴양림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한편 해발 1,561미터 에서 흘러내리는 회동계곡이 휴양림 중간을 관통해 숲길을 걷는 내내 함께합니다. 출렁다리와 무명폭포를 본 후 숲속의 집에 가까워질수록 나무가 크고 우거져 숲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정선 가리왕산



  우렁 우렁 비나이다, 울산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영남 알프스라고도 불리는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은 노각나무·들메나무·서어나무·박달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계절에 따라 색다른 멋을 선사해 줍니다. 신불산은 원래 가을 억새로 유명하지만 물소리를 따라 걷는 호젓한 오솔길은 신불산의 봄을 느끼기에 충분하답니다. 


울산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자연휴양림 상단에서 20~30분 정도 걸으면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신불산 서쪽 사면에 있는 파래소폭포인데요. 웅장한 파래소폭포는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소원이 잘 이뤄지기로도 유명한데요. 둘레가 100미터나 되는 연못의 중심은 수심이 깊어 보는 것만으로 시원합니다.  


파래소폭포는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도 닿지 않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옛날, 가뭄이 심할 때 기우제를 이곳에서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 해서 이 폭포를 '바래소'라고 불렀습니다. 때문에 요즘도 울산과 부산 등지에서 기도를 하기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울산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홀로 걷는 사색의 숲, 경기 가평 축령백림

축령백림(柏林·잣나무숲). 산림청이 2017년까지 전국에 조성 하겠다고 한 18개 치유의 숲 중 하나입니다. 경기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 위치한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 잣나무 유림지인데요. 숲길에 들어서자 창살을 고르게 꽂은 듯 하늘로 쭉쭉 뻗은 잣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늘씬한 미녀들이 곧게 뻗은 다리만 내놓은 듯 시원시원한 느낌이에요. 

가평 축령백림


숲길은 인적이 드물어 '성찰의 숲' 또는 '사색의 숲'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모든 자연의 소리가 모아진 듯 절로 생각에 잠깁니다. 고즈넉한 향에 취해 숲길을 모두 돌면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습니다. 홀로여도 괜찮습니다. 숲길은 외지지 않게 둘레길로 형성돼 있어 안전하며, 이정표가 친절하게 여러 곳에 있어 길을 잃을 위험도 없답니다. 혼자라면 되레 행복한 고독이 찾아올 숲입니다. 

가평 축령백림


지금까지 봄에가면 좋은 힐링숲길 7곳에 대해 소개해드렸어요. 이제 봄이 주는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가족과 함께 지친 몸과 마음을 산속에서 치유하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오롯이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혼자 숲으로 훌쩍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