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정오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맞은편 2층에 위치한 실버음악다방 ‘추억더하기’. 가수 김경남의 ‘님의 향기’가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식사를 하거나 차를 즐기고 있습니다. DJ가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틀어주며 사연을 전하고, 붉은색 벨벳 소파에 몸을 기댄 노인들은 편안한 자세로 흘러 나오는 음악을 즐깁니다.
"님의 모습인 듯 향기인 듯한 생각에 눈시울 적셔옵니다~."
추억더하기는 60~70대 어르신을 위한 음악다방이에요. 낙원상가 실버영화관(구 허리우드 극장) 한편에 있던 DJ부스를 건너편 건물로 확장 이전해 카페로 탈바꿈시켰는데요. 실버영화관 김은주 대표가 5,000원으로 영화와 음악, 식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표방하며 지난 1월 문을 열었습니다. 극장에서 <맨발의 청춘>, <사랑할 때와 죽을 때> 같은 옛 영화를 관람한 어르신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추억더하기 카페로 이어집니다.
추억더하기의 하루 이용객은 250~300명 정도예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지요. 추억더하기에서는 5,000원으로 문화생활이 가능합니다. 실버영화관 입장료는 2,000원, 추억더하기에서 판매하는 추억의 도시락은 3,000원이이에요. 추억의 도시락은 철제 도시락에 밥과 달걀프라이·소시지·멸치볶음 등을 담았습니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인기예요.
추억더하기에 오면 마음 편해, 하루 250~300명 찾아
박태진(77)씨 -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하고 좋다. 오늘이 아내와 두 번째 추억더하기 데이트"
송요순(75)씨 - "노인들이 문화생활을 할 장소가 거의 없는데 실버영화관에서 옛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식사도 하니 참 좋다"
최중규(72)씨 - "1주일에 세 번 정도 추억더하기를 방문한다. 조용한 데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 커피 한 잔 하기 딱 좋다"
추억더하기에서 3년째 DJ를 맡고 있는 장민욱씨는 "70대 초·중반의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찾지요. 배호·나훈아·이미자·패티김 등 시대를 풍미한 국내 가수와 랜디 윌리엄스·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팝 가수들의 노래를 자주 틀어요. 1970, 80년대 음악 다방의 DJ 모습을 재현해 어르신들이 그때의 추억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지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함께 전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 추억더하기는 이달 중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민간 단체인 실버문화복지협회에서 운영하지만 서울시와 민간은행의 지원을 받죠.
김은주 대표는 "문화소외계층인 어르신들이 '오늘 종로에 나가 추억더하기나 갈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명소로 만들려고 한다. '희망을 파는 가게'를 모토로 365일 음악과 식사 제공으로 어르신들이 깨끗한 곳에서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는 올해 안에 안산 명화극장에 추억더하기 2호점을 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추억더하기 ☎ 02-744-5403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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