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은 우리나라의 근대역사가 살아 숨쉬는 도시입니다. 거리 곳곳, 눈 닿는 곳마다 근대 역사의 흔적이 녹아있답니다. <탁류>의 작가 채만식 선생의 흔적도 묻어나, 군산의 거리를 걷는 것은 근대 한국 배경의 문학책 속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과거의 역사가 고스란이 남아있는 흔적은 군산의 미래기도 합니다. 전북 군산시의 역사문화 유산이 관광상품으로 재개발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3월 31일 군산 근대역사박문관에서 군산시와 조달청은 'MOU(군산 역사문화 탐방 서비스 상품 구매 및 홍보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로인해 앞으로는 나라장터 종합 쇼핑몰에 탐방 서비스 상품이 등록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근 지역상품과 연계하여 숙박인 포함된 장기 체류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문동신 군산 시장은 "이번 협약으로 군산을 전국에 홍보할 수 있었다. 그 홍보 효과로 연간 15만명 이상의 광관객이 군산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감상규 조달청장도 "군산시를 시작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특색있는 문화·관광상품을 안전성과 경제성을 보장한 제품으로 개발하여, 공공 분야의 서비스 조달시장 확대시키는 것으로 경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군산은 과거 무역항으로 해상 물류유통의 중심지였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지역을 대표하는 항구도시로 발전한 독특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원도심을 중심으로 이런 근대 문화자원이 잘 보존됐고 또 손상된 부분도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특화시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지역주민의 삶이 깃든 문화콘텐츠로 가꿔가고 있습니다.
군산으로의 시간여행은 원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근대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합니다. 이곳에서 도보로 1시간 이내에 둘러볼 수 있는 4개 코스(시간길, 탁류길, 구불길, 바닷길)가 마련돼 있습니다.
시간길 코스는 일제강점기 유산을 둘러보는 코스로 근대역사박물관-군산세관-근대미술관-근대건축관-부잔교-신흥동 일본식 가옥-동국사-이영춘 가옥 등을 관람하도록 돼 있습니다.
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는 모토로 만들어졌습니다. 해상 물류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과 전국 최대의 근대 문화 자원이 전시돼 있습니다. 1층은 해양물류역사관과 어린이 체험관으로 국제무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체험하는 자료와 영상 등을 배치되어 있고, 2층 특별전시관은 옥구농민항일항쟁 기념전시실과 기증자 전시실로 소통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3층은 근대생활관과 기획전시실로 ‘1930년대 9월, 군산의 거리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꾸며져 있습니다.
근대역사박물관 길 건너에 있는 옛 군산세관은 대한제국 때인 1908년 지어졌으며 근대역사박물관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87호로도 지정돼 있습니다. 군산항을 개항한 대한제국은 1906년 인천세관 군산지사를 설립하고 1908년 8만6000원을 들여 이 건물을 지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해 유럽 양식으로 건축한 것입니다. 본관 말고도 많은 창고와 부속 건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안타깝게도 모두 소멸됐습니다. 현재의 본관은 호남 관세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외관은 붉은 벽돌이지만 내부는 목조로 되어 있고, 슬레이트와 동판으로 지붕을 올리고 그 위에 뾰족한 탑을 세웠는데, 이 같은 양식은 국내에 서울역사와 한국은행 본점 건물밖에 없습니다.
근대미술관에서 바닷가 쪽으로 걸어가면 부잔교(浮棧橋)가 보입니다. 부잔교는 수면의 높이에 따라 움직이는 다리를 말하는 것으로, 군산항 제3차 축항공사 기간인 1926년부터 1933년까지 3기가 설치돼 3000톤급 기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입니다.
부잔교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썰물 때면 갯벌이 드러나 배의 접안이 어려운 서해안의 자연 환경을 극복하고자 건조한 인공 건조물이랍니다. 바닷물의 수위에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다리와 다리에 연결된 콘크리트 함선이 일체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제는 1934년 이곳을 통해 무려 870만 섬의 쌀을 수탈해갔었답니다. 아픈 과거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일제강점기에 대규모 포목상이었던 일본인 히로쓰가 건축한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입니다. 지붕과 외벽 마감, 내부 정원 등이 건축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답니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등의 촬영지이기도 했습니다.
역사여행 시간길의 마지막 코스는 이영춘 가옥입니다. 1920년 일본의 대지주 고마모토가 지은 별장으로 서구식과 일본식, 한국식이 어우러진 건축물입니다. 국내 1호 의학박사인 이영춘 박사가 사용해 더욱 가치 있는 곳이랍니다. 현재는 이영춘 박사 기념전시관으로 조성돼 있습니다.
탁류길 코스엔 우리나라에 남겨진 유일한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도 있습니다. 대웅전의 장식 없는 처마와 외벽의 많은 창문이 일본식 사찰의 특징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 구불길 코스는 자연생태 트레킹 코스로 금강철새 조망대와 오성산, 조류관찰소 등이 포함돼 있고, 바닷길 코스는 해양생태 탐방 코스로 차량을 이용해 새만금방조제의 33센터(홍보관)와 인근 신시도 대각산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군산도 식후경’… 이성당 빵을 알고 계신가요?
군산시내 중심가가 위치한 이성당 빵집은 한국 최초의 빵집입니다. 이성당 할머니가 60년 이상 빵을 만들어 판매를 하였습니다. 옛건물이기에 외양은 초라할지도 모르지만, 그 앞에서는 빵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습니다. 이성당 빵집의 팥앙금빵은 하루에만 1만개 이상 팔립니다.
이성당은 군산 시민들에게 오랜 추억의 상징이자 향수이기도 합니다. 최근엔 200여 종이 넘는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역시 가장 손이 가는 것은 팥빵과 채소빵입니다. 빵 표면이 얇고 부드러우며 후한 인심만큼이나 듬뿍 들어 있는 팥이 달콤합니다. 군산의 거리를 산책하며 출출해진 배를 달달한 팥빵으로 채우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